제가 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실력과 운이 잘 조합된 취미라는 점입니다.
고수가 대체로 잘 잡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월척을 하거나 살림망을 꽉꽉 채우고 ,
초심자라고 해서 맨날 낱마리 조황이나 빈바구니만 기록한다면 그다지 재미없을 것입니다.
저는 자연지나 수로 아니면 몇천 원의 청소비만 받는 저수지를 다니던 옛날 낚시꾼입니다.
일년에 한두 번 고기 벼락을 맞는 일이 있을 뿐 살림망을 꽉 채우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시간과 체력의 한계로 손맛터 짬낚시만 다니다 보니 마릿수에 대한 감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뒤로 제끼고 멍 때리고 있다가 고기가 나오면 좋고 안 나오면 말고 수준의 게으른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요사이 낚시 포털이나 낚시 카페를 둘러보다 보면 꽉 채운 살림망 옆에서
자랑스러운 포즈로 찍은 사진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축하해 주고 부러워하는 리플들이 많이 달립니다.
일단 효과적인 집어를 했고 적절한 미끼에 효과적인 채비로 잡아낸 실력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혹시 초심자라면 그날따라 다소간의 행운도 작용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과연 100수 조사, 200수 조사가 낚시인들의 로망일까요?
언제부터인지 카운터까지 구입을 해서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비교적 좁은 수면적에 고기를 대량 방류하는 수도권의 몇몇 잡이터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집어용 미끼를 퍼붓는 현장에서 사람 먹는 것보다 훨씬 더 비싸게 먹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오직 마릿수를 겨냥하여 쉴새없이 잡아내는 것도 낚시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아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낚시는 대물은 대물 나름의, 내림은 내림 나름의, 손맛터는 손맛터 나름의 묘미와 즐거움이 있습니다.
엄청난 밥질 후에 집어에 성공하여 따박따박 잡아내는 낚시의 즐거움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터질 듯한 살림망이 과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낚시의 모습인지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
100수 조사는커녕 손맛터 10수 조사에 만족하려는 게으른 조사가 부러운 넉두리를 올립니다..
낚시는 자기취미 만족입니다
보여주기위한 낚시는 취미라 볼수없겠죠.
7치를 잡더라도 행복한출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