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동안 참 많이 바빴습니다
이놈의 인기덕에 댓글 달 시간조차 없었네요...
어른들이 가만 두질 않으셔서~^^
운전해서 달리고 인사 드리고 달리고 드리고 달리고 드리고...ㅎ
결국 오늘에서야 와이프가 가장 좋아하는...
노지사랑님이 호시탐탐 노리시는...
맛조개 캐러 아침 6시에 일어나 달려갔죠
8시쯤 도착하여 4시간여를 거지꼴로
땅파고 소금붓고 뽑고 낄낄거리고 승질내고 징징거리고...
이상하게 예전같지 않게 개체수도 줄고 씨알이 잘더군요
대충 그렇게 먹을만큼 캐고 물 들어올 시간에 맞춰 철수 준비중
차 뒤에서 반샤워 하는데
어느 할머니가 다가와 여기가 어디냐 묻습니다
손에는 호미와 양동이 하나...그안에는 동죽 스무개 남짓...
되레 여쭸죠 어디 오셨냐고
모르겠다 애들 따라서 왔는데 물들어 온다구 나가자한걸
쪼금 더 하다 늦어서 오다보니 길을 잃었다
전화해 보시라
전화기가 없다
아는번호 있으시냐
긴기민가 하다
진정하시고 차분하게 생각 해보시고 불러보셔라
몇군데 해보니 잘못 걸리거나 안받음...
할머니 전화기는 차에 두고 오셨나 번호 어떻게 되시느냐
알려주셔서 하니 안받음
이때까지 TV에서나 보던 현대판 고려장인줄 ...
진짜 할머니 안들리게 온갖 쌍욕 다함...
한참을 대화해 봐도 단서가 나오질 않아
고민하다 딱히 도와드릴 방법이 없어 신고 해드리겠다
아니다 창피하다 찾으러 오던가 가다가 만날꺼다
아니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름서 그러다 더 엇갈린다 기다리셔라
결국 경찰에 신고함
신고하는중 할머니 해변으로 다시 나가심
와이프는 할머니 전화기에 계속 전화 중
경찰 통화중 출동한다하며 도착할 때까지 되레 나한테 보호요청
알겠다며 할머니를 부르며 쫓아가는중 와이프가 날 쫓아옴
'왜??'
'할머니 전화연결 됐어~받아봐~'
여기 조개캐러 온 할머니 모시고 있는데 누구시냐
며느리다
어디냐
몽산포해수욕장
???
???
여긴...거기서...몇키로인데?? 장난치나
일단 모시고 가겠다
모시고 가는중 진정하시라 가족들 찾았다
시원한 물 한잔 드리니 목이 많이 타신듯 엄청 들이키심
경찰에 출동하지 마시라 이래저래 됐다 다시 전화한 후
할머니 직접 모시고 몽산포 해수욕장 주차장에 감
주차장 수돗가로 며느리 및 아들 오라고 함
좀 씻으시라고 한 뒤 도와드리는데 얼마 안되 할머니 가족들 옴
아들 며느리 만나자마자 울음터짐.
한소리 할라고 빠득빠득 이 갈고 있다가
이산가족 상봉하는거 보고 말도 못하고 나도 터짐...훌쩍...
아들양반 나보다 나이 많이 보이는데 깍듯하게 인사함
잘 모시라고 하며 우리가 조개 잡은거 다 할머니 양동이에 넣어줌
할머니 꼭 맛있게 해 드리시라고 아들에게 신신당부함...
고맙다고 밥 사준다고 먹고 가라는거 민망 뻘쭘 해서
이동네 소고기 파는데 없으니 다음에 얻어 먹겠다 꼭 사주시라
말하고 돌아옴...
그래서 이차저차 하는 바람에 오늘은 빈작이 됐습니다
와이프에게
"조개 아깝나?"
"아니~~전혀~~~기분 좋아~~좋은일 했자나 ^^"
결혼 후 처음으로 밥을 해줬습니다
할 줄 아는게 혼자 살 때 대충 먹던거 뿐이라...
김치제육볶음...
맛도 못보고 사라진 맛...
다음을 기약해봅니다
위급할 때에는 112~!
P.S.기술고문님 마주치게 되면 3초안에 신고 합니다~!!
살려 달라구....^^;;
맛조개는 다음주에 캐셔서 드시죠
사모님과 뜨건밤? 되셔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