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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녀강도단!

    노지사랑™ / 2020-04-01 17:30 / Hit : 5888 본문+댓글추천 : 0

    지난주말 김포 냇가에서 쑥 뜯는데 전화가 옵니다.

    발신인은 시골사는 누나~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삼촌 머헝가?'

     

    큰 조카녀석입니다.

    전라도 사투리가 아주 구수한 녀석이죠.

    결혼해서 딸쌍둥이를 낳은 후 조카사위녀석이 하도 사고만 치고다녀서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쌍둥이를 홀로 키우는지라 늘 애처로운 녀석입니다.

     

    "낚시와서 쑥 뜯고 있다"

     

    '쑥 멋헐라고?'

     

    "가을에 쑥 인절미 해먹을라고 뜯는다"

     

    '삼촌 있잖아 그 샴푸 유효기간 다된거 많제?'

     

    그럼 그렇지. 니가 아쉬워서 전화했지 안부차 할놈이 아니지....

     

    "없다. 다 나눠주고 이제는 파는것밖에 없다"

     

    '언제까지 쓰는건데?'

     

    "2021년말인가? 2022년인가 그렇다"

     

    '날자 다됬네,나 그거 몆개 보내줘, 돈은 엄마한테 받고'

     

    이건 뭐 대놓고 내놓으라고 합니다.

    원래 그런 녀석이라 그런가보다 하고는 어떻게 나오나 볼려고,

     

    "그래 얼마 줄건데,  한병에 칠만원인데 얼마씩 줄래?"

    해봤지요,,,,,ㅋ

     

    그랫더니, 한다는 말이~

    '삼촌 엄마가 황석어젓갈에 고추절인거 그거 보내달래~,

    그리고 쑥 많이 뜯어서 추석때 보내달래 쑥 떡 해먹게~~~~~~~~~'

     

    "헐~~~~~~~~~~~ 내가 무슨 창고냐?  뭐든 달라고만 하게?"

     

    어쩌다 내 신세가 이리 되었는지?  ㅡ.,ㅡ

     

    월요일 보냈더니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삼촌 어저께 택배 받았어,  근디 황석어젓갈은 엄마가 나보다 더 먹는다.

    그러니까 그건 내가 먹는거 아냐....ㅋ'

     

     

    모녀강도단이 따로  없습니다.

     

    모친이 살아생전에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요리솜씨좀 전수해 주시고 가셨으면,

    내가 이고생은 안할텐데~~~~~~ㅡ.,ㅡ

     

    형제들이 다들 음식 만드는것엔 재주가 없으니,

    고추장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간장, 된장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이것 저것 장아찌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 봅니다.  ㅡ.,ㅡ

     

     

     

    그나마 이걸 다 받아주고,

    반찬 만들어 주는 곁지기를 만나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쩐댚 20-04-01 17:33
    제가 볼땐 이 모든게 ..

    두xx님 때문인것 같습니다..;
    ♡규민빠♡ 20-04-01 17:59
    주변에 덕을 많이 베풀었으니
    언제고 복이 넝쿨채 들어 올것입니다.
    선배님이나 사모님이나 ..
    참! 대단하십니다 ~
    산수부린 20-04-01 18:28
    음식...
    1.베풀 수 있으니...
    2.얼마나 좋습니다.
    3.그 음식을 받은이니...
    4.더 없이 좋겠지요.
    이박사™ 20-04-01 19:01
    삼촌~
    용똔 쫌 줘요.ㅡ.,ㅡ
    쏠라이클립스 20-04-01 19:16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더니..
    월척 기부천사가 괜한게 아니였군요..
    하늘나라에 성을 착실히 쌓고 계신겁니다..
    나중에 귀퉁이 골방이라도 한켠 부탁드립니다..
    아침동산 20-04-01 19:57
    옆에
    계신분

    해드려야
    겠네요
    두바늘채비 20-04-01 20:16
    멀고먼 훗날 그간의 쌓으신덕 복으로 돌아오실겁니다

    저는 골방옆 끝자락이라도 ~
    대물도사™ 20-04-01 21:07
    부지런함과 배품에는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자게님들 말처럼 언젠가 모두 복으로 돌아오겁니다

    선배님 화이팅입니다^^
    잡아보이머하노 20-04-01 21:28
    삶에 덕을 보태시는군요.
    진정한 삶의 보람이라 느껴집니다.
    그래서 밀씀인데 인절미 하심 한입만요...^^
    초율 20-04-01 21:32
    품목이..서울에서 지방으로 갈 품목들이 아닌데..황석어..꼬추장..쑥...
    신기한 집이여요..ㅋ
    알콜조사 20-04-01 22:40
    ㅋㅋㅋ...
    형제간 우애?가 좋아뵈네요...^^
    노지사랑™ 20-04-02 06:50
    다녀가신분들
    오늘도 행복한날 보내세요^^
    대책없는붕어 20-04-02 09:25
    평생 삥 뜯기고 살아가실 운명?을 득템 하셨습니다.....
    띠로리 20-04-02 11:00
    가족간에...정이 느겨지는 글이네요..
    모녀 강도단에게 강도를 당해도 왠지
    기분이 좋을것 같아요..
    모녀 강도단에게 평생 강도(?) 당하시길 바래봅니다.ㅎ
    GM토종붕어 20-04-02 13:39
    정말 부러운 곁지기분을 만나셨군요.
    오늘도 사모님과 행복한 하루되세요.
    쟤시켜알바 20-04-02 15:50
    전화 통화 내용을
    녹취 하셔서
    갱찰에 신고 하세요.....









    그러고보니
    강도는 아닌 듯 합니다만..
    입큰대물 20-04-02 15:52
    내가 그동안 쭉 글들 다읽어봤는데
    제생각에ㅐㄴ 말입니다.
    노지님이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듯합니다. 왜냐구요?
    이런저런 그런거 다들어주는 사모님을 만나셨으니까요
    다른 사람들같았으면 벌써 서울역 바닥을 안방삼아 놀고있을겁니다.
    노지사랑™ 20-04-02 19:25
    고추장이나 된장은 제가 담는데 제주도 처가나 처형네도 갑니다.

    저나 곁지기나 무얼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데, 문제는 우리먹을것만 조금만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한번 하면 끝장을 봐야 합니다.
    고추장도 한번 담을때 4~50키로씩 담으면서 힘들어 다시는 안한다면서 또 합니다.ㅡ.,ㅡ

    앞전 달래도 캐는 재미에 캐다보니 너무 캤더군요. ㅡ.,ㅡ

    그러니 버릴수는 없고 장아찌 만들어 나눠줘야겠지요...

    타고난 일복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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