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김포 냇가에서 쑥 뜯는데 전화가 옵니다.
발신인은 시골사는 누나~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삼촌 머헝가?'
큰 조카녀석입니다.
전라도 사투리가 아주 구수한 녀석이죠.
결혼해서 딸쌍둥이를 낳은 후 조카사위녀석이 하도 사고만 치고다녀서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쌍둥이를 홀로 키우는지라 늘 애처로운 녀석입니다.
"낚시와서 쑥 뜯고 있다"
'쑥 멋헐라고?'
"가을에 쑥 인절미 해먹을라고 뜯는다"
'삼촌 있잖아 그 샴푸 유효기간 다된거 많제?'
그럼 그렇지. 니가 아쉬워서 전화했지 안부차 할놈이 아니지....
"없다. 다 나눠주고 이제는 파는것밖에 없다"
'언제까지 쓰는건데?'
"2021년말인가? 2022년인가 그렇다"
'날자 다됬네,나 그거 몆개 보내줘, 돈은 엄마한테 받고'
이건 뭐 대놓고 내놓으라고 합니다.
원래 그런 녀석이라 그런가보다 하고는 어떻게 나오나 볼려고,
"그래 얼마 줄건데, 한병에 칠만원인데 얼마씩 줄래?"
해봤지요,,,,,ㅋ
그랫더니, 한다는 말이~
'삼촌 엄마가 황석어젓갈에 고추절인거 그거 보내달래~,
그리고 쑥 많이 뜯어서 추석때 보내달래 쑥 떡 해먹게~~~~~~~~~'
"헐~~~~~~~~~~~ 내가 무슨 창고냐? 뭐든 달라고만 하게?"
어쩌다 내 신세가 이리 되었는지? ㅡ.,ㅡ
월요일 보냈더니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삼촌 어저께 택배 받았어, 근디 황석어젓갈은 엄마가 나보다 더 먹는다.
그러니까 그건 내가 먹는거 아냐....ㅋ'
모녀강도단이 따로 없습니다.
모친이 살아생전에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요리솜씨좀 전수해 주시고 가셨으면,
내가 이고생은 안할텐데~~~~~~ㅡ.,ㅡ
형제들이 다들 음식 만드는것엔 재주가 없으니,
고추장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간장, 된장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이것 저것 장아찌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 봅니다. ㅡ.,ㅡ
그나마 이걸 다 받아주고,
반찬 만들어 주는 곁지기를 만나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두xx님 때문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