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제가 초딩 5학년 때 일인 것 같습니다.
각 학년 교실 복도에 하나씩 나무로 만든 무슨 건의함 같은 게 있었는데 자괴방 깜도니님 같은 개구쟁이 어떤 친구가 그 나무함을 열어봤었나 봅니다.
꺅!(많이 오버해서)
소리와 함께 공중부양을 하는 그 개구리 친구를 같이 복도에서 왁자지껄 까불던 저를 포함한 친구들이 둘러싸고 왜? 왜? 왜? 난리였겠죠.
바.. 박쥐.
컨츄리에 사는 년석들이지만 날아다니는 박쥐만 봤지
까맣고 날개가 달린 쥐같이 생긴 거꾸로 매달린 박쥐를 코앞에서 본 적이 있었어야죠.
다들 나무함을 한번씩 들춰보고 괜히 겁먹은 척 오버스럽게 뒤로 물러서고 난리였죠.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던 친구 하나가 교생실습을 나오신 남자선생님께 일러바쳤나 봅니다.
의기양양하게 득달같이 달려와 박쥐를 잡던 그 선생님께 우리가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는데
으악! 선생님의 비명과 함께 박쥐가 선생님 손가락을 물고 있는 모습을 동시에 봤죠.
손을 격하게 흔들며 박쥐를 털어내던 선생님은 피가 뚝뚝뚝 떨어지는 손가락을 부여잡고 양호실로 뛰어가셨고 우린 걱정하는 애들 반, 박쥐를 처단하는 애들 반으로 나눠 다시 박쥐잔치를 이어갔습니다.
박쥐사태가 완전히 잊혀질 무렵 우리는 충격적인 소식을 다른 선생님께 듣게 됐죠.
한 늠이 왜 교생선생님 안 보여요? 하는 질문에
수업을 들어오신 그 선생님 왈,
교생선생님 많이 아프시대.
또 다른 학생이 얼마나 많이요? 하니까
그 선생님은 아주 근심어린 얼굴로
"아주 많이."
박쥐!
코로나 19!
혹여 박쥐를 가까이서 보시게 되더라도 절대 만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