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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단상..

    은둔자2 / 2010-04-29 19:17 / Hit : 3869 본문+댓글추천 : 0

    거창한 사명이라도 해내듯 체력을 소진해가며 하던 낚시가 언제적 얘기인지 기억조차 희미해갑니다
    쏟아지는 폭우속에 질근 질근 이어지는 입질에
    끝까지 대를 놓치못했던 불과 몇해전의 전투낚시가
    이제 지나온 위인의 전설같습니다
    파라솔도 없이 찬 이슬 내리는 밤을 견뎌내며 낚시를 하는 젊은 후배의 열정에
    도리질을 치면서도 열정만은 그대로여서 마음은 앞서 갑니다

    낚시는 ...
    "지금 하면서도 또 하고싶은것 "이라던
    중년에 든 어느 낚시방송인의 멋진 정의가 아니래도
    꾼이라면 누구에게나 그의 표현과 똑같은 갈증의 소입니다
    오래 사귄 연인처럼 연정보단 미운정이 두터워 싹둑 정리하지 못하고
    이별과 만남을 거듭하듯
    고된 철수길 어김없이 후회하면서도 또 가게되는 낚시..

    상류로 가볼걸 ..
    뒷방죽으로 갔으면 아마 시커먼 머리를 가진 멋진놈을 만났을걸 ...
    무거운 짐을 지고 둔덕을 넘을때
    아이구... 쉰호흡을 내뱉으며 이제 그만해야겠다 ....
    늘 후회하지만 차창밖 저수지 풍경에도 금새 눈을 떼지못해서 버릴수없는 것 ...낚시

    여러 이유로 후회를 거듭하고 밀쳐냈지만 발밑에 붙어버린 끈적거리는 무엇처럼
    쉽게 떨굴수없는 그것에 대해 이제야 온전히 받아냅니다
    사는거 뭐있냐는 조금 편해지자는 뜻의 요즘 유행어처럼 달관은 아니어도
    운명처럼 .물처럼 순순히 받아들이고 편해진게 겨우 최근의 일이니 기꺼이 맞아 들이려합니다

    각양의 모습을 가진 각양의 사람들이 월척에서 어울리듯
    낚시도 삶도 지나온 연륜만큼 각을 지워낼 숙제가 남은셈입니다
    가는 세월따라 청춘에 내어주고 양보해야할 많은것들이 있어야 한다는걸
    이제야 겨우 깨달으니 이젠 좀 부족한듯 한것에대해 자책보다는 당연으로 여겨야 할것 같습니다

    가끔은 악기상에 난전을 펴 맵고 매운 한밤낚시로 느슨함을 깨우치고나면
    그매운 입맛은 여전히 이어가야할 생활전선에도 활력이 될것입니다
    아직 은퇴는 이른얘기지만 은퇴이후 삶은 뒤늦게 깨달은 낚시의 그것처럼
    받아들이고 비워내고 포용한다면 좋은 후반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중년은 참 좋은 시기입니다
    뭔가 늘 허전하지만 그 허전함을 당연히 여길때
    비워져가는걸 거부하지않을때 중년은 지혜롭고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한강붕어 10-04-29 19:33
    즐기기 위해서 낚시를하는것인데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것인데
    어느순간 나만 좋아하는것이더군요.
    요즘엔 가족이 모두 좋아합니다.

    적당한 출조가 필요한 시기 인듯합니다.

    찌는 잘 만드시는지요?
    찌 만든드는것이 집을 엄청 어지럽히거든요 ㅎㅎ
    마나님께 잘하셔야 용서 해주실듯 합니다.
    붕애성아 10-04-29 19:33
    은둔자님은 이제 슬슬 도통해가시낭~
    아니면 달관의 경지?
    요즘 은둔자님 글을 대하는 느낌입니다.
    이러시다 정말 축지법 쓰시능거 아닝가?
    기회 만들어서 함 뵙고 싶어여~
    붕어와춤을 10-04-29 20:10
    반가버요 은둔자님!

    낚시 한참 재미 붙을때는 아무것도 안 보이죠. 오로지 낚시터 물가만 보이죠.

    그러다 뒤돌아 보게되죠. 그 시기가 언제인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차이가 생기죠.

    은둔자님의 자상한 가르침!

    세겨 봅니다.
    파트린느 10-04-29 21:00
    은둔자님 글은, 글이 좀 되시는 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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