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빨래판님 글 읽고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때는 중학교 다닐 때였네유.

워낙에 촌인지라 학교가 쫌 멀었쥬.

산길루 시오리길이니 빨리 걸어두 한시간이 넘게 걸리쥬.

중간에 산 넘고 다른 동네 지나구 공동묘지랑 애창을 지나는 길이었네유.

날씨가 구리거나 가을에 해가 짧아지문 쫌 괴롭더랬쥬.

어느 가을 쯤으루 기억되는디...

학교 끝나구 집으로 오는 길인디 날은 저물어가구 비는 질질내리구 배는 고픈 그지같은 상황이었네유.

다들 가을 찬비 맞고 달달 떨문서 공동묘지 옆을 지나는디 갑자기 한 친구가 멈추드만 저거 좀 보래유.

다들 눈 크게 뜨고 기라키는 델 봉께...

허연 연기같은 기 가만히 서서 우릴 보고 있어유.

어찌 보문 움직이는 것두 같구 어찌 보문 가만 있는 것두 같구 헌디 여튼 분명히 있긴 있어유.

다들 가만히 보구 있는디 이기 옆으루 소리두 없구 동작두 없이 움직이네유. 

그걸 보구 한 친구가 거기루 짱돌을 집어 던졌는디 암  반응이 없이 걍 통과하네유.

그걸 보구 다덜 ㄷㄷㄷ 모드가 됐쥬.

특히 여자애들은 거의 지린 수준이었구유.

남자애들은 무서우니께 다들 그짝으루 짱돌 일발씩 장전하구 공격을 시작했쥬.

하지만 아무 효과는 없구 전부 그대루 통과!!!

한참 그르다 으악! 하는 비명과 함께 들려오는 크다란 소리!

ㅡ 고만해라! 사람 잡는다 시키들아!ㅡ

그리구 바로 나타나는 시커먼 물체!!!

울동네 술타령 아저씨!!!

ㅋㅋㅋ

사건의 전말은 이래유.

동네 아저씨 한 분께서 지나가시다가

갑자기 뒤가 급해진 나머지 묘지 뒤에 숨어서 볼일을 보심서 담배를 피셨는디

하필 그 타이밍에 우리가 지나갔구

비 오고 바람이 1도 없는 날이라 담배 연기가 뭉쳐서 떠있었구

우린 그걸 겨냥해서 짱돌을 던진거였쥬.

묘지 뒤라 짱돌이 거의 지나갔지만 그 중 하나가 아저씨 어깨뼈를 강타하는 바람에 창피를 무릅쓰구 일어나신 거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