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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동네 어떤 조사님과 감사함

    에록 / 2023-04-13 06:14 / Hit : 11068 본문+댓글추천 : 18

    저는 경기도 양주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하고있습니다.

    저희 동네에 낮에 짬낚을 즐기는 조사님이계셨습니다.

    저는 낮에 장사를 해야해서 밤낚시만 가능하기에

    조사님이 낚시하면 부러울때가 여러번입니다.

    인사를 나누며 알기까지 오래걸리진 않았지요.

    근처에서 일하시고 집도 근처라서 걸어다니시며

    낚시대두대 뜰채 보자기에말아서 어깨에 매 다니셨네요.

    어릴적에 시골에서들 낚시가던 모습 딱 그것이죠.

    낚시하시는데 방해될까 오며가며 낚시하시는거 보아도

    자세하게 들여다본적은 없었습니다.

    뭍으로 나온 채비를 처음으로 보게된 어느 날이었죠.

    동x사의 비x 2칸반과 2칸 ..

    저부력찌는 쓰시기도하고 물살에 떼시기도하며

    끝보기로 초리실에 하얀실 한가닥이 나풀나풀

    글루텐도 있으면서 미끼로 왠 귤껍질이 매달려있네요.

    귤에 심줄이라하나요 그 하얀털같은거 돌돌뭉쳐서

    글루텐 있으신데 안쓰시는게 궁금해서 제가물었죠

    어르신 귤껍질로도 고기가 낚입니까?

     

    글쎄

    왠넘의 고기가 지나가다 먹으면 그게 미낀거지 ㅎㅎ

     

    원줄 카본10호.작은대는 카본8(여쭈어봄)

    바늘 18호 (세이코 농어바늘로 추측)

    원줄에 유동준 편납두바퀴 유동간격20센티

    아래로는 원줄을 두가닥으로 나누었고 두줄매듭을

    두어곳에 더만들어주고 바늘직결 

    ㅡ . _ㅡ 

    (아니...와...)

    제 신조가 다른이의 채비를 지적하거나 간섭마라인데..

    저의 표정을 보시더니 하시던 말씀

     

    본시 낚시라는건 내 하고잡은데로 하는게 제일이지

    사람들이 요즘 이상한게 자기낚시는 안허고

    자기도 그게 맴에 안들어하면서도 그걸 한단말여

    뭐가좋다 뭐가좋다 그런게 다 어딨단가?

    자기낚시를 해야지 자기낚시

    배우는건 좋지만 스스로 터득함도 중요해

    너무 잡는것에 몰두하면 힘들고 낚시가 싫어진다니까.

    자네 제일가는 채비가 뭔지알리주까? 궁금하지?

    " 그것은 사람이여 "

    그라고 누가 여 고기잡으러 오나, 하이고 ~

    심심해서 마실이나 오는것이지 낚시는 무슨

    하지만 마실의 이유는 얼마지나 알게되었습니다.

    잉어77센치와 향어 5키로급을 콩뽑듯 던져냅니다.

    저도 12살부터 낚시를 해왔지만 

    조사님의 말씀을 듣고나니 문득

    그동안 나는 어떤 낚시를 해왔지..?

    만족감이 작더라도 성취감이나 행복을 되도록

    그 자체로 오롯이 즐겨왔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건 어르신 그분의 낚시지

    나는 또 내식의 낚시가 있지않은가 생각도 들었으나

    현재 무수한 고정관념으로

    버무려진 낚시를 하며 이론적 디테일에 옭매인채로

    어린시절 동경하던 낚시의 추억을 좇고있진 않는건가

    저에겐 피곤한 낚시의 정점일지도 모를 최근에

    저희동네 노조사님 가르침에 뜰채질한번 하게됐습니다.

    건강때문이신지 뵌지 오래되어 글로나마 적습니다.

    불어오는 아카시아 내음을 마시면서 

    제가 어디선가 행복한 낚시를 하고있노라면

    다시 노조사님 생각이 날듯합니다 .

    건강하세요 ~   감사합니다 !

     


    도편수 23-04-13 06:37
    자기 낚시를 해야한다는 말씀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좋은 글귀로 아침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드락 23-04-13 06:38
    대상어종에

    충실한 채비.
    부처핸섬 23-04-13 07:17
    음..제가 잘못되서 꼬기를 못 잡는거였군여ㅡ.,ㅡ
    tyc8816 23-04-13 07:20
    공감합니다
    쫌사 23-04-13 07:31
    ...

    추억과
    허상과
    현실과
    이상

    인생도,
    가을독조 23-04-13 07:47
    글,끝까지잘읽고,,갑니다^^
    띠사랑 23-04-13 08:46
    괴기를 잘잡는 테크닉이
    아닌
    자신에 대한 삶을 낚는
    테크닉
    고수만이 할수 있는
    비법 낚시 입니다
    8호형 23-04-13 08:55
    카본 8호 쓰시는 조사님이 또 계시는군요...추천합니다 카본8호

    제가 그래서 8호형 아닙니까 ㅎㅎㅎ

    그 노조사님 앞에서는 8호동생이 되겠군요.

    낚시대, 바늘, 목줄을 부시고 나가지 않는 이상 다 물밖구경하죠.
    수우우 23-04-13 09:33
    어르신들이 "나 좋으면 그만이다" 라는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 내가 만족하는게 제일 좋죠.
    풍수사랑9743 23-04-13 09:50
    요즘 제가 대물욕심을 많이 내고 있는중이었는데 글보고선 많이 깨달고 갑니다.즐기는 낚시를 해야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낚시하고 있었네요.좋은글 감사합니다
    일타쌍붕 23-04-13 10:12
    반성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두지원 23-04-13 10:40
    현자를 만나셨군요....

    그리고 현자의 말씀을 전해주셨고..

    잘 읽고 갑니다.
    대물도사™ 23-04-13 10:46
    자기낚시...편리함과 뽀대를
    쫓는요즘 많은 생각이드는 글이네요
    공감하고 갑니다
    살모사 23-04-13 11:00
    강태공이시네요
    여울사랑 23-04-13 11:34
    잘 읽고 갑니다
    어인魚人 23-04-13 11:36
    점점 가벼워져가는 제 채비에
    한방 맞은 느낌입니다.
    5짜좀보자 23-04-13 11:50
    낚시는 본인이 잘 해서 잡기도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나가던 물고기가 물어 줘야죠^^

    물론 물고기가 많이 물게 하는 것이 미끼를 뭘로 쓰느냐
    그걸 감지해 내는 것이 채비를 어떻게 하느냐이겠지만
    그냥 물고기 밥 던져 준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맘은 좀
    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간편 23-04-13 12:16
    자기 낚시!
    매너 낚시!
    취향 존중!
    간섭 자제!
    에록 23-04-13 12:53
    많은걸 배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낚시하세요~^^
    노지사랑™ 23-04-13 13:41
    자기만의 낚시를 해라~~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신수정 23-04-13 13:50
    글을 술술 읽히도록 잘 쓰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낚시도 인생도 정답이 없네요.
    2칸대최고 23-04-13 15:33
    제 친구도 찌맞춤 안하고 4g부력에
    5호봉돌 그냥 쓰지요
    바늘 12호
    피레미도 정흡에 올라오는거 보고
    물놈은 문다고 그냥 자신만의 낚시를 합니다
    미첼 23-04-13 16:01
    공감되는 좋은글 추천합니다
    콩나물해장 23-04-13 19:19
    현세의 강태공을 보셨네요


    늘 평균조과에 잠만늘어지게 자다오니까요 ㅡ,.ㅡ

    저도 '강 태 공' 의 강은 되지않을까요? ㅋㅋ
    손킹 23-04-14 06:50
    보자기에 낚시장비라
    저도 형님따라 낚시배울때
    비료 푸대에 낚시대 담아 다닐때가
    생각나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억일기 23-04-17 14:51
    많은생각을 하게되네요

    정말 중요한걸 잊지말아야겠습니다...
    에록 23-04-17 22:44
    감사합니다. ^0 ^
    정민이네 23-04-19 16:33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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