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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 서리.

    은둔자2 / 2012-04-24 15:26 / Hit : 2388 본문+댓글추천 : 0

    지난글에 닭.토끼 .돼지서리에 대한 추억담을 늘어 놓은적 있습니다
    그때 빼먹은 분야(?)가 있어 다시 언급 합니다

    닭 서리를 하는 방법에는
    오토바이 타고 도로에 널린 볍씨 줏어먹는 닭다리 후리기
    마당에 주인과 함께 있는 닭 대밭으로 몰아 가방쌈하기
    밤에 월담하여 닭장안에 들어가 직접 들고 나오기 등등이 있지만
    그중 최고봉은 역시 담너머 노는닭 후리기 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열여섯살
    개구리 우는 논두렁을 커다란 카셋트를 어깨에 들쳐매고
    우리도 이제 이팔청춘이라며 어설프게 팝송을 따라부르던 그때

    순이네 옆집 기식이네에 이르니 담너머로 순이네 마당이 보입니다
    그리고 저만큼 감나무 아래 두엄다발에서 열심히 발질을 하며 지렁이를 파먹고 있는 암탉들
    우선 기식이네 창고에서 씨종자 한주먹 갔다 냅다 담너머로 던집니다
    무조건 던지는건 아니고 거름다발에서 담밑쪽으로 볍씨가 이어지도록
    가늘고 길쭉하게 ..

    그리고 담밑에 한웅쿰 뿌립니다
    다 뿌려놓곤 사냥도구를 만듭니다
    기식이네 빨랫줄 가운데 받혀둔 대나무 장대에 올가미를 만듭니다
    나일론 줄로 잘 밀리도록

    한참 놀다 담밑 내려다 보면 닭들이 몰려 볍씨를 줏어 먹느라 정신 없습니다
    그럼 기식이는 망보라 하고
    저는 담밑으로 가만히 올가미를 내립니다
    볍씨가 흩트려진 땅바닥에 올가미를 가만히 내려놓고 닭 주둥이가 올가미 안에 볍씨를 찍는순간
    챔질 ..
    이때 배운 챔질이 지금 저수지 퍼올리는 챔질입니다 .사짜도 날아가는 ...

    파닥거리지 않게 신속하고 강하게 채내야 소리없이 끝을 냅니다
    담장넘겨 닭이 날아오면 그대로 책가방 안에 구겨넣고 바로 산으로 줄행랑
    그 다음부턴 쉽습니다
    언제나 해오던 일들이니 익숙 합니다
    수확하고 남은 파밭에 파뿌리 둬개 줏고
    냇가로 가 가방안에 든 고추장등 넣고 팍 끓이면 됩니다

    닭 끓여 잘 먹고 지푸라기에 말아 궈먹던 닭곱창
    그맛 지금은 어딜가도 . 비싼 비용을 치르고 먹어봐도 맛볼수 없습니다
    그렇게 뛰놀던 산야는 그대론데 사람만 금새 변해가네요
    고향이 무지하게 그립고 내가 좋아하던 순이를 홀랑 뺏어간
    기식이도 그립습니다

    동대문낚시왕 12-04-24 15:32
    그랴서 비늘선배님거 닭서리는 언제 갈겁니가?

    거사 직전이 미리 언질주시면 ~ 지가 내리가서 망봐드립니다 ~ ㅎㅎ

    닭 구버먹으마 참 맛나다더데 ..

    참 맛나다던데 ...

    참 맛나다던데 ...
    은둔자2 12-04-24 15:37
    남도정가 닭 서리는 서리도 아녀요
    망볼 필요도 없구요
    평소 닭들을 쇄뇌시켜놔서 닭장앞에서 노래만 부르면 바로 따라 옵니다

    달구들아 잘있었냐 너희들 그대로 살면 쥔장님 뱃속간다
    룰루 랄라 ..
    뭐 그정도니 서리랄것도 없죠
    사실 정가쥔장님은 당신 닭인줄 아시지만 알고보면
    진짜 주인은 저나 다름없습니다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 그렇지 고까이꺼 달구정도는
    뭐 일도 아닙니다
    동대문낚시왕 12-04-24 15:40
    아 ~~ 누가 그러더라고여 ~~ 닭을요 털뽑아서 와인에다가 푹 담가 숙성시켜서 ~~

    궈 묵으면 그맛이 일품이라고 ...

    또는 진흙에 넣어서 궈 먹어도 일품이라고 .. 에힛 ~~

    에혀라디여 ~~ 맛나겄네요 ~~ ㅎㅎ
    뽀대나는붕어 12-04-24 15:52
    저~~~~~닭띤데요 ㅋ
    역쉬~달구는 도리탕이 쵝오죠~ㅎ 도리도리
    은둔자님을 달구서리의 제왕으로 임명합니더 ㅎㅎ
    소박사 12-04-24 16:02
    닭을 그냥 잘라서 로스구이 해먹어 보면

    다음부턴 삼겹살 안 묵습니다~
    엉터리꾼 12-04-24 16:07
    최초 닭서리가 고3때였던 것 같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찐 암탉이 하천둑에서 놀고 있길래 거리(35m)를 조준해서 돌멩이를 힘껏 던졌는데 제가 던진 돌을 맞고 그 닭이 한방에 쫘~악 뻗더군요.
    친구 녀석이 와!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제 가방에 그 닭을 급하게 숨기고 7~8km 떨어진 자취방으로 닭을 유괴(?)해 왔겠지요.
    고딩 때 친구 셋이서 자취를 했었는데, 친구 집에도 가끔 들러서 반찬과 쌀을 가져오곤 하는 길이였습니다.
    그래도 시골살이라고 보던 게 있어 적당히 잘라 이것저것 넣고 야무지게 찌개를 끓인다고 끓였는데, 이건 무슨 닭국도 아니고...
    정말 비위 상해서 못 먹겠더군요.
    결국 그 중 맛있는 부위 고기만 몇 개 건져먹고 다 못 먹고 몰래 버렸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존경하고 사랑하는 친우 <안정주>야.
    니집 닭 진짜 한 개도 맛 없더라 뭐.
    끝-
    (이 친구는 현재 서울 어디메서 산답니다.)
    못안에달 12-04-24 16:10
    아~~ 아~~~

    월님들...닭, 계란 정말로 지겹게..그리고 열라 많이 봤습니다

    묵기도 마이 무따 아이닙까...

    닭은 뼈와 살을 분리하여(특히 노계) 돼지불고기 양념에 3시간 재워 뒀다

    숯불에 석쇠올려 꾸어무만 듁입니다...

    소주 2상자는 금방입니다...
    rex 12-04-24 16:11
    별안간 닭백숙이 먹고싶어지네요,ㅎㅎㅎㅎㅎ

    오늘 저녁은 닭백숙을 해먹어야징,ㅎㅎㅎㅎ
    날으는밤나무 12-04-24 17:42
    음...배가 출출해지네요.
    그래도 저는 달구서리는 안했습니더.
    수박이나 참외정도는 해도요.
    붕어우리 12-04-24 17:48
    왜 듄자님은 비늘님 밤잠 설치게 이런 글을 올리구 그러신데유.

    요즘 밤에 닭소리만 들리믄 기계톱 들고 나가신다는디...
    빼빼로 12-04-24 18:42
    닭띠는 달구서리는 절대로 안합니다요~

    묵기는 억수로 잘묵습니다요~

    정가에꺼 언제 한마리 후루룩 해야할긴데.....
    소요 12-04-24 18:56
    그럼 저는 비늘님 담장아래서 가방을 준비하나요? 볍씨를 한줌 준비 하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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