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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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호수공원을 갔습니다.
지난 가을의 단풍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눈 앞에 아른거리지만
잔설 남은 호숫가, 빙판,
초딩 고추같이 탱탱 부은 목련,
금방 상경한듯한 촌 놈 자작나무,
서서히 황금빛 물이 오르는 수양 버들,
빨갛게 비틀려 마른 열매 두고 새 망울 터트리려는 산수유....
숭늉같은 아메리카노까지 좋았습니다.
호수가 돌에 부적 같이 새겨진 시 하나로 이번 주를 시작해 봅니다.
호수
정 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그림자™ 13-02-18 13:20
예전에 어릴적 홀로서기란 시 좋아라했습니다..
홀로 서기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홀로 서기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작은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홀로 서기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 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홀로 서기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 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 지라도.
홀로 서기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주어주지 않는 나의 삶
,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림자™ 13-02-18 14:16
이번주 아들네미랑 둘이서낚시 가야됩니다..
진주붕맨 13-02-18 16:31
^^*
이박사2 13-02-18 18:56
아, 저도 일산 호수공원 가봤더랬습니다.
큰누이 내외랑 함께, 큰조카 녀석 유모차에 태우고 제가 끌고 조카가 한 살이나 서너살이나 됐을까 하던 때였는데요.
그러니까.. 그게... 10년도 훌쩍 지난 얘기네요. ^&^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