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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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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자✿ / 2013-03-20 12:03 / Hit : 1431 본문+댓글추천 : 0

설레이는 봄이 오면 그 설레임과 함께 걱정이 동반됩니다
체질적으로 섬세하고 연약한 아내에게 알레르기와 호흡기 질환이
찿아오는 시기이기 때문 입니다
황사를 피해 두문불출
연 이틀째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만 지내는 아내가 안쓰럽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귓볼부터 빨갛게 울긋불긋 꽃이 피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찿아 왔습니다

남편이라고 하나있는 물건은 (?) 바빠서 낚시 못간다고 제 신세 푸념에
밤마다 낚시 장비 만지느라 날밤을 새고
5년은 했음직한 루비콘타령만 잊을만 하면 해 대니 더 피곤하겠지요
아침 출근길 손가방에 라이터를 찿아 넣어주며 아내가 당부 합니다

샤워하고 보일러 끄는거하고 물줄기좀 꼭 돌려죠
나 날마다 물세레에 당신 뒷치닥거리 힘들어
엉
오늘도 바쁠텐데 못도와줘서 미안해
힘내고 ..

아내가 시들하니 괴롭히는 맛이 안납니다
양말 뒤집어 농구하고 속옷 허물벗듯 벗어 던져놓고
낚시가방 모래묻혀 거실에 흘려놓고
낚시방 말라 비틀어진 지렁이 방바닥에 붙어 비명 지르게 하고
아내가 잔소리를 겨우하니 재미가 없습니다

아직 힘 넘치는 서방인데
어젯밤도 마눌아 깨질까봐 끌어 안지도 못했습니다
워낙 유리공주다 보니
아들 .딸 만들때 ..
20년을 살고도 딱 두번 안아봤습니다 (못믿겋지요 ? )

제가 전생에 중이었나 봅니다
면벽하고 수도하는 스님
우리마님 얼른 건강 해져서 돌침대 무너지는 날까지 열심히 공양 하렵니다
유리공주가 원더우면 될때까지

힘쎈 서방과 유리공주가 같이 살면
유리공주가 깨진답니다
잘 보듬어 조심하지 않으면요
씩씩하고 건강한 마눌 만들기 위해 물가로 살림 옮겨가고 싶습니다
릴 장비 사서 ..

에구 속없는 서방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