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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난간을 넘은 여인

    풍경이되자 / 2014-04-24 15:30 / Hit : 13030 본문+댓글추천 : 0

    슬픔으로 가득한 요즘 안녕들하십니까...
    참 오랫만에 글로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그제 격은일로 지독한 무력감과 죄책감을 떨칠수없어 이곳에서 넋두리하고자 찻앗습니다

    그제 친구와 점심을하려고 단골터인 구양도 다리를 건너가고잇엇지요

    다리중간쯤 지날때 한 여인이서잇는것을 목격햇습니다

    뒷머리 서늘한 느낌이들더군요

    친구한테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하다 말하며 백미러로 유심히 바라봣습니다

    허리를 굽혓다펴는 모습이 두어번 보이더군요
    다리건너 바로 차를돌려 달려갓더니 난간을 넘어서 서잇는 모습이 보엿습니다

    차에서내려 그 여자쪽으로 가면서 친구한테 신고하라고 신호를 보냇습니다

    난간에 등을기대고 하염없이 물과 먼곳을 쳐다보고잇더군요

    함부로 몸에 손대면 금방이라도 떨어질듯 위태로운 모습이라 잡지도 못햇습니다

    그때부터 속으로 머리 쥐어짜면서 말을걸기시작햇습니다

    무슨말을 어떤식으로해야하는지 배운적도없기에 최대한 자극을피하고 평범한 이야기로 접근햇죠

    내가 어떤말들을 햇엇는지는 지금도 단편적으로밖에 기억이 안납니다

    담배도 권해보고 미소도 띄워보고 슬픈표정도지어보고....

    가끔 그 여자가 대꾸를 해주길래 속으로 한시름놓기도햇습니다

    그렇게 20여분이 지낫을때 경찰차가 오는것이 보이더군요

    괜한 자극이될까봐 손짓으로 차를 저만치 대라고 신호를 햇습니다

    경찰차는 당연하다는듯이 제차 바로 뒤까지오더군요

    그 순간 여자가 경찰차를 발견하고 추호의 망설임도없이 뛰어내리더군요

    물에 떨어져 조그만 동작으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보면서 경찰한테 소리한번 지르고 다리아래로 뛰어갓습니다

    때마침 다리아래에서 베스낚시를 하고잇던 청년하나가 여자한테 소리소리지르면서 옷을벗고잇더군요

    아래로 내려갓을때 그 청년은 수영하면서 여자한테 접근하고잇엇습니다

    하지만 폭이넓고 수심깊은 수로는 않보이는 유속이 심해서 여자 근처까지갓을때 지쳐버리더군요

    다리위에서 경찰이 던진 밧줄을잡고 잠시 쉬는동안 조금만 힘내서 머리채만잡고 얼굴만 수면위로 나오게하라고 소리지르는게 제 행동의 다엿습니다

    그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순식간에 여자가 가라앉아버리더군요

    가라앉은다음에 구조대가 도착하고 또다시 구조가아닌 수색이 시작되엇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생명이 또 사라지더군요

    사건이 마무리되고 지독한 무기력감이 몰려왓습니다

    적지않은 삶을 살아왓는데 그 순간 마음을 돌리게하지 못한 자신한테 화가나더군요

    조금만 침착햇으면 물에들어간 그 청년한테 밧줄로 본인몸을 묶고 여자한테 가라고 소리쳐 줄수잇엇을텐데....그럼 살릴수 잇엇을텐데 ...

    조금만더 잘 설득햇으면 살앗을텐데....

    지금도 대화를 나눌때 간간히 저를 바라보던 그 여인의 눈길이 생각납니다

    참으로 여러기지가 느껴지던 눈빛이엇죠

    당신이 내 마음을 아느냐는 눈빛.경멸.분노.포기 ..

    그래도 마지막 순간 자기와 말을 나눠준것이 고맙다는 눈빛까지. ...

    30초중반으로 보이던 그여자의 죽음이 저를 힘들게만들지만

    한편으론 내가 살아잇다는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것인지 다시금 느끼게해주더군요

    재난이나 사건사고에 대처하는 메뉴얼은 구조대만 숙지하고잇어야할것이 아닌듯합니다

    일반인들도 상황에 따른 대처방법을 한번씩은 숙지하고 되새기는것이 나와 가족 혹은 타인의 생명을 지켜줄수잇을것입니다

    긴 넋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주이프로 14-04-24 16:05
    운명이였다 생각하싶시요

    님의 잘못이 아님니다. 최선을 다하신 모습 정말 대단하심니다.

    다른분들이라면 처다보기나 했을까요 차를 돌릴까요 말을 걸까요

    남이라 여겨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검니다.
    키큰붕어 14-04-24 16:15
    눈치없는견찰
    눈치엄는기 인간이가?..
    안타까운일이 생겼네요...
    윗분 말씀대로 님 잘못은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마세요
    그리고 힘드시겠지만 빨리 잊으세요
    날으는밤나무 14-04-24 16:43
    허...그런일이 있군요.
    최선을 다하셨네요.
    충격이 적잖았을텐데요.
    좋은일 하신것입니다.
    검단꽁지 14-04-24 16:54
    최선을 다했으니 자책하진 말아요
    흰둥텬 14-04-24 18:10
    최선을 다하셨으니.
    자책하지 마시고 힘내십시오
    月下월하 14-04-24 19:33
    모처럼의 소식이 우울하여이다
    최선을 다했으니 너무 맘상하지 마시구려..
    손톱깎이 14-04-24 19:47
    걍 가셨으면 더 가슴에 남아있으셨을 겁니다
    손톱깎이 14-04-24 19:51
    솔직히 눈물이납니다 풍경님 마음에.. .
    삼철리 14-04-24 20:06
    머라도 해보려 하신것만도 장하십니다.
    너무 자책하지마시고 힘 내십시요..
    소쩍새우는밤 14-04-24 22:35
    풍경님!
    오랫만입니다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광경인데
    유심히 보시고 신고도 하시고
    나름대로 말도 걸어보고...
    길가는 니그네로서 최선을 다하혔네요
    또 무슨 아픈 사연 있길래
    귀한 생명을 던지는지...

    어둡고 차디찬 물속에서
    무수히 떨어진 꽃봉우리들에
    한없이 안타깝고 먹먹한 이 때에....
    비맞은대나무2 14-04-24 22:52
    잊기 힘들거 같습니다

    하지만 잘하신겁니다
    묵호사랑 14-04-24 23:11
    풍경님은 최선을 다한듯하니..넘 가슴에 담아두지 마십시요...
    정 힘드시면..좋은분들과 술한잔이라도 나누세요.... 힘내시구요...
    딴산폭포 14-04-24 23:32
    얼마전 저도 풍경님처럼 그런일이 있었네요

    노인분이셨는데 산책길에 우연희 마주쳤지만 그 차디찬 강으로 몸을 던지실줄이야...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소릴 듣고 100여 미터를 달려가보았더니

    그노인분 이셨읍니다..다른분과 함심해서 건져올려

    심폐소생술을 해보았지만,점점 삶의 끈을 놓은듯이 몸이 얼음짱같이 식어가더군요

    결국 그자리에서 숨을 거두셨읍니다

    경찰과 응급구조대에게 현장을 인계하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한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자괘감에 한동안 잠을 못이뤘읍니다

    풍경님께서도 최선을 다하셨으니 무거운짐,내려놓으시기를 ....
    낚시인의자세 14-04-25 01:38
    풍경님이나 물에 뛰어든 쳥년이나 참으로 용감한 결정을 하셨습니다
    세월호 관련 직원이나 공직자들 수십명 보다 존경스럽습니다
    붕어회장 14-04-25 09:04
    님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마음에 담아 두지마시고 힘내십시요....
    뼈속까지촌놈 14-04-26 02:32
    저희 동네 구양도이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최선을 다하신거요
    소식은 듣긴 들었는데 에휴
    신돌 14-04-26 20:06
    최선을 다하셨읍니다
    붕샘99 14-04-27 08:31
    동질감이 느껴져서 눈물이 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재작년과 작년에 맨탈이 깨져셔 삶의끈을 몇번 놓을려고 했드랬습니다. 억지로 버텼지요,,병원치료 받으면서 좋아졌습니다,,,저 여인도 평소때 누군가 옆에 있고 치료 받았드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풍경님 잘못이 아닙니다...저 여자 잘못도 아닙니다, 생명이란 누구 한사람의 소유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우리사회 모두가 그렇게 만들진 않았는지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이글을 보시는 누구든지,,,마음이 평소때와 다른게 몇일 계속 느껴지면 병원 찾으세요, 치료받으면 상당히 좋아집니다. 저도 아마 치료 안받았으면 어찌 되었을지 모릅니다. 사람의 마음을 치료한다니,,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주변의 끈질긴 권유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찾은 의사와 처방약이 신통하게 마음을 고쳐주더군요,

    풍경님, 마음 이해되며,,,그 여인도 십분 이해됩니다, 제가 겪지 않았을땐 진짜 이해못했습니다, 왜죽는다는 선택을 하는지,,바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제가 겪어보니, 내마음이 아니더군요, 내맘대로 콘트롤이 안됩니다,,세상을 버리고 내자신을 버려야 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산처럼 무겁게 짓눌르더군요, 그것말고는 아무관심도 없어집니다. 먹고자는것도 싫고 누구랑 말하는것 조차도 싫고, 그러길 몇개월,,몸무게가 10키로 빠지더군요,제 정상이 70 입니다, 60~61 왔다갔다 할때 병원 찾았습니다, 초기에 찾았더라면 좀더 회복이 빨랐을 겁니다, 1년반을 고생 했습니다, 순간순간 1분만 버티자 심정으로 버티며 치료받았습니다,,,겪고나니, 다른 세상이보이고 잼난 낚시도 보이고,,,

    이미 지나간 일이 되었으니, 풍경님도 이제 짐을 서서히 내려놓으시고 마음에 평정을 찾으실 바랍니다.

    그러나 이런소식을 접할 때 마다 마음이 아프고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이번에 희생된 무고한 어린 학생들 ,,성인들,,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다시 얼른 다음세상에서 더 안전한 세상에서 태어나길 기도합니다.
    바닥낚시 14-04-27 14:21
    마치 제가 풍경이되자님이 겪은 상황에 같이 있었던것 같은 느낌에 마음이 짠합니다. 가신 분은 이세상에 너무 힘든 사연이 있었을 거구요. 그래도 그분은 풍경이되자님의 관심에 고마움을 가지고 좋은 곳으로 갔을 겁니다. 사람들이 평생살면서 이런 상황을 경험하는이가 얼마나 될까요? 풍경이되자님은 참 잘하신거구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좋은 일을 하신 겁니다. 힘내세요...
    이박사™ 14-04-27 18:0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음낭서생 14-04-28 10:14
    아... 시발....

    ㅠ,.ㅠ

    왜이지경인가요.... OTL.....

    마음잘 추스리십시오.....
    최선을 다하신겁니다.

    휴우... 요즘, 너무..........
    야전인 14-04-28 10:47
    헐...이런 그얘기가 사실이였군요.
    주말에 구양교에서 밤낚시했었습니다. 주변사람들이 무섭지않냐고하길래 뭐가무섭냐고그랬는데
    다음날 사고가있었더란걸 말씀해주시더군요.
    당일 유속이 심했나요? 제가 낚시할때 평소보다 수위가 높긴했으나 유속은 그리 심하지않았는데
    수영좀한다 하시는분있었으면 소중한생명 구할수있었을텐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dhl 14-04-28 19:39
    참으로 슬픈 이야기면서 동시에
    글쓴이의 순수하고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혹시 앞으로 만날지도 모르는 이런 경우에 대비하여 많은 걸 느끼게 합니다.
    율포리 14-04-28 23:54
    ㅉㅉ,,
    씨미고 14-04-30 21:37
    풍경님 맘 가득 헤아리고 갑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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