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15734-346a-4369-9e3f-c04cecbf78f2.jpg](https://cdn.wolchuck.co.kr/data/thumb/hwabo/970px_thumb_21915734-346a-4369-9e3f-c04cecbf78f2.jpg)
낚싯대 부자가 되었다.
낚시를 완전히 접었다가 3년전 남아있던 3대로 시작했던 것이...
사용하던 SFC 프로진영대가 오래전 단종되어 중고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비슷한 우드계열 저렴이 대를 몇 대 구매했다가, 맘에 들어 추가구매하고 이제 총 9대가 되었다.
물론 1단 가방을 메고, 전기자전차를 끌고 산속으로 올라가야돼서 물리적 허용치는 4대뿐이지만,
예전 특대형 가방에 간수별로 30대 까지 넣고 다니던 때보다 더 행복하고 뿌듯한거 왜일까?
![e6eb223a-9add-4682-b5ec-038f45398d79.jpg](https://cdn.wolchuck.co.kr/data/thumb/hwabo/970px_thumb_e6eb223a-9add-4682-b5ec-038f45398d79.jpg)
산속계곡지의 산란이 어느정도 마무리되자,
이곳은 또다시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있다.
![7b776a65-f717-43ee-8e83-2f5ea83c4238.jpg](https://cdn.wolchuck.co.kr/data/thumb/hwabo/970px_thumb_7b776a65-f717-43ee-8e83-2f5ea83c4238.jpg)
산란을 위해 붕어들이 흐트려 놓았던 물속세상이 언제 그랬냐는듯 차분해지며 물색이 투명하게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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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과는 다른 세상.
해가 떨어지면 서늘한 골바람이 엄습해, 기상청 온도와는 항상 4~5도 차이가 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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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물색이 투명하게 변하자, 걸려 올라 오는 붕어도 아담하고 귀여운 이런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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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이나 지금이나, 찾아가면 항상 변함없이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이곳.
이곳에서 밤낚시를 다른 사람과 함께 한적이 없다.
칠흑같은 깜깜한 어둠속에 항상 나 혼자 뿐이었다.
멍한 상념에 빠져 낚시를 하고 있으면,
가끔 밭일을 보러온 농부들이 고기 좀 잡았냐고 물어 올 뿐이었다.
그들에게서 낚시꾼들을 향한 흔한 적계심은 단 하나도 묻어 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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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 대상어종인 버들치가 노니는 이 곳,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물 속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우렁이?
낮이고 밤이고 마사토 연안에 잔뜩 몰려 나와 있는 우렁이를 한동안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한마리를 건져냈다.
붕어가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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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에 홀린듯 우렁이를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자, 자괴감에 빠져버렸다.
사건의 시작은 "붕어가 우렁이를 먹을까?" 라는 의문점이었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단단한 우렁이 껍질을 아작아작 파괴하고 있는 내모습이 너무나 낯설었다.
![d5039705-0de3-4ad6-b092-a34634c4d03a.jpg](https://cdn.wolchuck.co.kr/data/thumb/hwabo/970px_thumb_d5039705-0de3-4ad6-b092-a34634c4d03a.jpg)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까놓은 3마리의 우렁이 중에 하나를 바늘에 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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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완전히 떨어진 어둠의 시간.
우렁이를 달아 놓았던 캐미가 환하게 빛을 발하며 몇마디 떠오르더니, 그대로 수면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d8825735-c13b-42d3-85a6-ce90c538fad2.jpg](https://cdn.wolchuck.co.kr/data/thumb/hwabo/970px_thumb_d8825735-c13b-42d3-85a6-ce90c538fad2.jpg)
옆으로 째면서 어설픈 옆대를 완전히 휘감아 놓고 끌려나온 녀석...
"붕어가 우렁이를 먹구나..."
그리고 생각했다.
궁금증이 풀렸으니 이젠 됐다.
우렁이는 이제 더이상 바늘에 꿰지 않으리라...
![4fc59a5b-c096-4231-9d77-e014f13ae521.jpg](https://cdn.wolchuck.co.kr/data/thumb/hwabo/970px_thumb_4fc59a5b-c096-4231-9d77-e014f13ae521.jpg)
돗자리를 깔아 놓고 앉아 물속을 보고 있으면,
이게 물속인지 하늘인지,
수면아래 새파란 하늘과 구름이 현실인지,
내가 앉아 있는 흙내와 풀냄새가 진동하는 이곳이 현실인지...
나는 오늘도 그 몽환의 세상으로 달려간다.
눈팅으로도 힐링이 되었습니다.항상 안출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