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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영천 거적지 조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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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2002-08-09 17:26 / Hit : 6234 본문+댓글추천 : 0

8월5일. 모처럼의 휴가에 영천에 있는 거적지로 출조를 갔다
집사람과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거적지는 2개월 전인가 도전해볼려고 마음먹고 가봤으나 가는날이 장날이라 입구에 모 조우회에서 거적지를 통째로 전세(?) 내서 낚시 대회를 개최한다면서 미안하지만 근처의 다른 저수지로 출조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의를 해와서 어차피 낚시해봐야 낚시꾼으로 붐벼서 시끄러울것 같아 다른 곳으로 이동한적이 있기에 더욱 기대가 큰게 사실이다(그당시 조우회 총무에게 다음날 조황을 물어보니 큰 비가 온 직후라서 물도 많이 불었고 흙탕물이었고 거적지 전체를 낚시인으로 붐비다 보니 시끄러운 소음으로 인해 거의 허탕쳤다고 함)
도착해서 자리를 살펴보니 가족과 함께 출조한지라 텐트칠 자리가 마땅하지 않아 거적지 최고의 포인트인 우측 창고밑은 포기하고 우측 최상류에서 진을 치고 텐트를 설치하고 낚시대를 좌측부터 5대 장착하고 밑밥 투척후 담배한대 피우고 나니 오후 7시가 넘어간다.
바로 왼쪽에서 홀로 낚시를 즐기시는 아저씨 한분. 자신도 얼마전 도착해서 낚시중이라고(미끼 옥수수 투척중)
수심은 80-100센티, 미끼는 새우와 콩을 외바늘에 투척,
중부지방에는 그시각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걱정한다는 뉴스보도가 이어졌고 남부지방은 내일부터 비구름이 남하한다고 하여 밤하늘을 쳐다보니 먹구름이 왔다 갔다. 다소 불안하여 텐트와 후라이를 재정비.
혼자 출조하였다면 대수럽지 않은것도 가족과 함께 출조하니 매사 조심스럽고. 애들 잘시간 낚시에 집중할 시각. 날씨가 굉장히 후덥지근해서 텐트안에 잠이든 아이들과 집사람이 잠을 못이루어 소란스럽다.텐트 밖에 있으면 모기가 걱정이고. 집사람과 교대로 애들에게 연신 부채질하면서 옆의 조사님 눈치보니 조금 짜증이 난듯하고. 영천 산 골짜기가 이렇게 더운데 대구는 지금 얼마나 더울까? 그러면서도 찌끝을 바라보니 요지부동. 아마도 밤시각 애들이 떠든까닭이리라고 판단. 그렇게 새벽을 지나니 조금씩 비를 뿌리고. 옆의 조사님이 슬슬 철수준비(아마도 붕애 몇수 했을듯)
날이 밝자 새우 껍데기를 벗기고 새로 투척. 조금씩 찌가 움직이고 그걸 바라보던 집사람이 자기가 챔질해본다고 손끝을 내민다.
힘껏 챔질하더니 18센티 한수. 붕어 때깔 좋다. 집사람은 봤지? 하면서 으시대고 난 예전의 솜씨가 아직 녹슬지 않았다고 응수. 한바탕 웃음.
애들도 붕어 보여달라고 난리.
잠시후 왼쪽에서 두번째 2.0칸 찌가 두마디 올린다. 손을내밀어 챔질준비.
갑자기 찌가 밑으로 45도 각도로 잠수. 강한챔질. 뭔가 허전하다 아마 바늘이 붕어 입에 살짝 걸렸다가 빠진듯. 순간 찌가 있는 근처 커다른 물보라와 함께 누런 비늘빛의 물체가 중앙으로 첨벙거린다. 얼핏봐도 월척은 될것 같은데.
집사람은 아깝다고 난리. 나도 아쉬워 한숨.
철수때 까지 그런 입질은 없었고 다른 입질에 가물치 새끼 몇수만 했을뿐.
비가 내리기전 철수할려고 할때 마을사람 한분이 다가와 이 저수지는 몇년전근처의 절에서 방생한 "자라"가 어린 붕어등을 다 잡아먹어서 어자원이 서서히 고갈되고 있는중이고 이 저수지를 잘아는 사람에 의하면 굉장히 큰 잉어
(약 2미터이상)가 약 7마리 있다고...
또한 가물치가 많다고 함. 내 생각엔 자라가 어린 고기만을 먹기에 덩치붕어또한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인데.
어쨌던 주위 낚시 흔적을 깨끗이 정리하고 나서 대구로 올려고 갓바위를 넘어서니 폭우가 기다리고 있고 그때 부터 내리던 비가 이글을 올리는 지금까지 오고 있다.
모처럼의 가족과 함께 출조길. 손맛은 제대로 못 봤지만 나름대로 추억을 간직한 이번 휴가가 즐거웠다.
우리 집사람이 다음에는 낚시 좀 잘되는 곳으로 다시 가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