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삽교호
충청남도 당진시 신평면과 아산시 인주면
사이의 인공담수호이다.
길이 3.360m, 면적 4.58km2로 1979년에
완공 되었다.
삽교호는 물만 얼지 않으면 한겨울에도
물낚시가 가능하며 해빙기 물낚시에
호조과를 거둘 수 있다.
산란철을 앞둔 시기에 월척급 이상의 대어들이
낚이다가 산란기를 지나면 작은 씨알의
붕어들이 섞여 낚인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지금이 좋은 시기
2020년 2월 15일 토요일
전국에 눈과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도
밤 기온이 영상이기에 조과에 영향이 없을 것
으로 판단했다.
토요일 새벽 4시 현장에 도착했다.
발 빠른 꾼들로 낚시자리마다 만석이다.
마침 전날 밤낚시를 한 꾼이 바로 철수한 낚시자리에 운 좋게 자리를 잡았다.
자욱한 안개로 가시거리 5m
해가 중천이어도 낚시 포인트도 보이지 않고 찌도 보이지 않는 상황
오전 11시 낚시 시작
출조 이틀 전인 목요일 60cm 정도의 배수가 있었다.
배수 영향으로 낱마리가 낚이고 있다.
수심 60cm~70cm
대편성 4.0칸~5.2칸 까지 9대
미끼는 글루텐과 지렁이을 썼다.
19시 00분
지렁이 미끼를 덥석 문 우리붕어 입질!
준척급 붕어가 당기는 힘이 아주 좋다.
삽교호는 이맘 때 어김없이 계절풍이 분다.
오늘도 초속 6m의 강풍으로 낚시가 어렵다.
예보보다 빠른 밤 9시 부터 장대비가 내린다.
23:00
강풍까지 동반한 비바람이 맞바람으로 불어 텐트 안까지 모두 젖었다.
비가 눈으로 바뀌었다.
아예 함박눈이 내린다.
올해 처음 쌓이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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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마음이었을까?
악천후에 맞서는 호기를 부린다.
맞서다
1 서로 마주서다.
2 서로 굽히지 아니하고 마주 겨루어 버티다.
3. 어떤 상황에 부닥치거나 직면하다.
'맞선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주말 꾼의 시간은 항상 제한 되어있다.
자투리 시간을 모아 기다리던 시간을 낚는데 집중 하지만 항상 마음이 조급할 수 밖에 없다.
텐트의 앞문을 절반 정도 열어 놓고 그 악천후에 기어이 입질을 읽어 우리붕어 7수를 낚았다.
3박을 한 조우의 살림망이 풍성하다.
날이 밝으며 입질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다.
아예 입질 한 번 없다.
겨울에 비는 무조건 악재이다.
밤에 아무리 기온이 높아도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겨울 낚시에서 경험 했지만
뜬금없이 악천후에 맞서겠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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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주일 후
2020년 2월 22일 토요일
출발하는 날 까지 일기예보를 검색했다.
특이하게 내내 잔잔하다가 출조일인 22일 오후 3시 부터 오후 6시 까지 바람이 초속 9m이다.
낮엔 어차피 쉬는 시간이니까 별 문제는 없다.
지난 주 출조에서 내리는 장대비와 눈 때문에
밤에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쉬워 다시 그 자리를
염두에 두고 출발했다.
05:30
현장에 도착하니 아직 어둠이 자리하고 있다.
신문리권은 발빠른 꾼들로 이미 만석
바늘을 묶으며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전날 들어 온 조우들은 비와 강풍으로
밤새 고생 했다.
강풍에 혀를 내두르며 철수를 서두른다.
주말마다 험상궂은 날씨에 출조길이
고생길이다.
'철수해야 하나?'
1주일을 기다려 왔는데...
'까짓거! 맞서보자!'
조우들과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폈다.
지난 주 보다 70cm 정도 수위가 올라
낚시여건이 아주 좋다.
낚싯대를 모두 편 오전 10시
바람이 심상치 않다.
낚시하던 조우들과 꾼들은 모두 철수하고
1km 떨어진 거리의 선배 조사님과 단 둘만
남았다.
오기가 발동한다.
으랏찻차!
맞서보자!
오기가 얼마나 무모한지 결국 낚시가 끝난
뒤에 알게 되었다.
때로는 맞서는 것 보다 피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부유물이 강풍에 떠
밀려와 낚싯대 7대를 칭칭 감았다.
수초제거기로 수습하는 중 1번 대가 부러져
갈쿠리 까지 물에 빠진다.
7대 모두 줄을 갈고 채비를 다시 하고...
식사하는 사이에 낚싯대 4대가 또 얽혔다.
수초제거기 까지 부러져 무리하게 채비를 회수
하다 낚싯대 까지 부러지고...
결국 낚시하는 시간보다 수습하고 다시 준비하
는 시간이 더 많은 듯 하다.
18시에 바람이 자기로 예보 되었는데 결국
다음 날 새벽 2시에야 바람이 잔다.
맞서는 무모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생각으로
후회도 있었지만 이후 낚시여건이이 좋아진 것
에 만족하고 낚시에 몰아일경...
다음 날 오후 4시 까지 바람이 없어서
낚을 때 까지, 바람이 터질 때 까지 버티기로...
바닥이 지져분한 본류권 자리에서 입질
작은 붕어비늘이 바늘에 걸려 나온다.
짧은 낚싯대의 중후한 입질은 딴짓 하다가
놓치고...
맞서는 것 보다 때로는 물러서는 것이 현명하다.
꼭 낚시만 그러랴...
같은 장소에서 장대비와 함박눈, 그리고 초속 9m의 강풍
맞선다는 표현 보다 낚시하는 시간이 절실했기 떄문입니다.
좋은 곳에서 좋은 기록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꾼 낙엽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