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쓸쓸한 계절을 맞이하여 조우님들 께서는 건안 하시온지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늘 아내와 함께 출조하여 조행기로 월척님들에게 안부도 드리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부부간에 이제서야 출조하여 조행기를 쓰고 있습니다.
작년인가 아내와 함께한 조행기를 올리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깝자기 어느날 아내에게 찿아온 우울증으로 인하여 조금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월척 조우님들에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전 우울증에 대하여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많은분들이 걱정과 위로의 말씀과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므로 가족들이 많은 관심으로 보살피면 나을수 있는 병이라 하여 많은 위로를 얻고 그렇게 노력 하였습니다.
웃음을 잃어 버리고 핏기없는 얼굴로 뭔가 모를 끝없는 생각에 빠져있는 아내를 바라 보면서 마음은 한없이 무거웠습니다. 그뒤로 일년이란 세월이 흘려습니다.그동안에 제 나름으로는 지난날을 반성하고 아내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인고의 시간속에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아내는 이제는 잘 웃고 성격도 밝아젔으면 우울증은 90% 정도는 괜찮아 젔다고 생각합니다. 늦지만 많은 걱정을 해주신 월척 회원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더욱더 노력하여 100%완치 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젠 제 가정사 이야기는 그만 접어두고 만추의 신작로를 신나게 달려서 낚시터로 함께 가 볼가요..작은 소류지 1000평도 되지않는 소류지만 저에게 38cm황금빛 토종붕어를 안겨준 청정 소류지에서 기대감 속에 낚시대를 펼칩니다.
아내도 우울증으로 힘들었지만 저역시 코르나백신인 아스트라를 1차에 접종 받고는 발작한 백신 후유증으로 인하여 온 말초 신경이 마비되어 오는 부작용으로 힘들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서울 삼성병원에 2년반을 다녀도 점점 악하되는 괴질의 치료방법은 별로 없고 지금은 말초신경이 25%손상이라는 판정을 받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아파서 내가 이러다가 곳 죽을것 같아서 장비를 많이 정리 하였습니다. 텐트 좌대 그리고 낚시대는 긴대부터 정리하다 보니까 지금은 내게 긴대가 없습니다. 그래서 소류지 제방권에 앉아서 짧은대로 땟장수초 부근으로 붙는 붕어를 노려보고 갓낚시 형태로 대 편성을 6대로 마쳤습니다.
사진 찰영을 좀 한다고 낚시대를 부탁 하였드니 집중력있게 끈질기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창부수라 당신은 틀림없는 낚시꾼의 아내가 맞습니다. ㅎㅎㅎ
이젠 곳 김장철이 되겠지요 청정 산골에서 자라는 김장배추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저수지 옆 과수원에서는 한참 빛깔내는 사과가 탐스게 달렸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알 뚝 따먹고 싶지만 농부들이 힘들게 가꾼 농작물에는 절대로 손대면 안됩니다..
주령주령 달린 사과가 농부들의 정성과 피와 땀의 결실이라 더욱더 소중합니다.
오늘 엄청 집중하네요..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흘러가고 길게누운 산 능선과 조화를 이루고 그곳에 앉아서 상념에 빠져있는 아내를 바라 보면서 어느듯 난 무언의 미소를 배운다.
누구의 낚시대일까? 저수지 중앙쪽에 늘 있다가 가장자리로 쭉쭉 밀고 가는 모양새가 아무래도 큰붕어가 물었는것 같다. 가장 자리로 붙을때 건지려 가니까 나에게서 제일 긴대인 4칸대로는 딱 1m정도 모자란다. 먼저번 상주보에서도 3.8대를 해먹고 난 왜 이럴까 ..앞으로는 작은 릴이라도 한대 가지고 다녀야 할것 같다.
몇시간을 부부가 교대로 열심이 하였지만 입질이 없다 박여사 우리 밥 먹고하자 용 셨드니 배고프다.
반찬이 별로입니다. 시레기국 오뎅무침 오징어채무침 파김치가 전부다 남편이 당뇨가 좀 있어 아내가 식탁을 이렇게 꾸민다. 이런 아내가 없으면 난 하루도 못 살고 죽을것 같다.
하늘에 새 한마리 날아간다. 그리고 쉼도없이 산너머 가는 흰구름들...
우리네 인생도 저렇게 구름 한조각 일어나듯 덧없이 왔다가 덧없이 사라지겠지..구름은 산너머로 가고 새한마리는 구름속으로 날아 가지만 가이없는 우리네 인생은 어디로 가는갈까..
아내가 뜯은 가을냉이 참 많이도 뜯었네 여자들은 뜯는걸 좋아 하는것 같다..박여사 동네 장날에 갔다 팔아라 하니까 으응 다 먹어야 한다네요.
낚시터에서 아내와 마주보고 먹는 작대기 코리안 커피는 천상의 맛이다.
모처럼 부부가 함께온 나들이 날씨가 너무 나쁘다 강풍이 불드니 이젠 소낙비가 내린다. 에휴 뭣이 이래요..
아내는 또 무었을 뜯고있다 무얼 뜯는지 갔어 보니까 이번에는 달냉이 나물이다 쑥도 보인다.
아내는 평소에도 말이 별로없고 차분한 성격이라 내하고는 정 반대다 ..
당신은 무순일을 그리 하십니까 날마다 개울가에 나와 앉아서 라는 김소월님의 노랫말이 생각난다.
수심1m50cm 늦가을 수심으로는 적당한 수심이고 가장 자리로 붙은 땟장 아래로 큰 붕어들이 먹이 활동하려 나올듯도 한데 찌는 미세한 움직임도 없다..
이런 잰장 또 눈이 오네요 뭘 날씨가 이런지 눈바람에 더 이상 낚시는 불가능 하고 이만 접는것이 상수일것 같습니다. 계획은 밤 낚시를 조금하고 올 생각이였지만 추위를 많이타는 아내를 위하여 그만 철수를 결정하였습니다. 아내는 낚시는 별 관심이 없고 첫눈을 너무 좋아하고 동심에 빠진듯 하다.
박여사 늘 그렇게 밝게 웃으면서 살아 준다면 이 나이에 무얼 더 바라겠습니까..
집으로 오다가 멀리 바라 보니까 사진가들의 국민 포인트중 한곳인 오도산의 풍광이 너무 좋다 이런날 올라가면 운 좋으면 대작을 담을수 있는데 제법내린 눈으로 사륜이 안되는 내차로는 위험하여 포기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조우님들 예키지 못한 일기로 철수하게 되어서 튼실한 가을 붕어 얼굴을 못 보여 드려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낚시꾼은 꼭 고기만 낚는것이 아니라 대자연에 묻혀서 세월을 낚고 인생을 낚는것도 그중 낚시의 일부분이고 우리들의 바램이 아니겠습니까.
조우님들 오늘도 조금은 밋밋하고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길어서 힘든 조행기를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꽃피는 봄이오면 아내와 함께 상주보 출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아내와 마지막 동행 출조가 될것 같은 그날 이야기로 이자리에서 다시 인사 드리도록 힘셔보겠습니다.
저도 깊이 생각할 거리가 생겼습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