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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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보조행기] 황당 조행기

    부시맨 / 2002-08-31 10:08 / Hit : 4422 본문+댓글추천 : 0

    마누라가 내일(토요일)은 낚시 갈 생각하지 말란다
    아들놈 치과에 가야되고 또...주절주절(그라몬 오늘 가봐야겠다...)
    일기예보를 보니까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오고 바람이 불 것 같단다
    그래도 오늘 안가면 금,토,일 무려 3일을 못간다 -- 병이다. 약도 없는 병이다
    퇴근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나와서 자주 가던 못으로 열심히 달렸다
    언제나 마찬가지이지만 못으로 가는 발걸음은 조금 바쁘고 마음은 설렌다
    현지에 도착해 보니까 몇몇분들이 벌써 대를 펴놓고 붕돌이, 붕순이를 기다리고 있다
    키만큼 자란 잡초사이의 좁은 길을 따라 나만의 자리를 잡았다
    대를 다 펼 시간도 없이 비가 내린다. 파라솔을 펴고 대를 거의 다 펼 무렵 안쪽에서
    낚시를 하시던 2분이 비 때문에 철수를 하신다.
    "좀 됩니꺼?"
    "아직 훤한 낮인데 나옵니까. 비가 와서 집에 가야되겠구만"
    미끼를 달고 가방이며 장비를 정돈하다니까 삐리리~
    "여보세요"
    내가 먼저 가서 자리를 잡아 놓으면 온다던 직장 동료였는데, 비가 많이 오니까
    오는 것이 힘드는 모양이다
    "나 급히 온다고 저녁도 먹지 않고 먹을 것도 가져오지 않았구만"
    "오라면 오고 말라면 마소" 전화를 끊고 어두어질 무렵 캐미를 달고
    주위를 살펴보니 으잉? 아무도 없다. 비바람은 몰아치고 갑자기 썰렁하다
    한참 후 컴컴할 때 동료가 김밥과 음료수를 들고 마지못해 왔다 - 살았다
    그는 비가 오고 이미 어두어져 대를 펴고 싶지 않단다
    그냥 가기도 그렇고 해서 내 옆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10시가
    넘어간다

    황당 1
    좌측 2번째 대에서 찌가 솟는다 - 챔질 - 푸더덕
    대를 세우고 당긴다. 그런데 갑자기 피융하면서 캐미가 하늘로 날아 오른다
    붕어는 없다. "에이 초장부터 터지노....김새네"
    다시 미끼를 달려고 바늘을 잡으니 뭐가 이래? 어라? 바늘이 없다
    이기 무슨 일이고? 후레쉬를 비쳐보니 기가 막힌다
    추 밑에 바늘을 다는 고리가 추에서 빠져나가 추 밑에 작은 구멍이 보인다
    "이기 있을 수 있는 일이가?"
    추와 바늘을 다시 달고 투척
    황당 2
    동료도 집에 가고 이제 진짜 혼자다
    맨 좌측 2.0을 꺼내서 다시 연 옆으로 바짝 붙였다
    한참 후 추와 바늘을 다시 달고 투척한 대에서 또 찌가 솟는다
    챔질-헉 힘을 쓴다-옆으로 짼다-........이런 젠장..연에 걸렸는 것 같다
    대를 접으면서 줄을 당겼다. 팅! -- 상황종료 --찌는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대를 접었다. 그런데 줄이 끊겼는줄 알았는데 그기 아니고 호사끼의 날라리가 통째로
    빠졌다 -- 오늘 뭐 되는 날이다 - 죽인다
    황당 3
    대를 더 꺼내기도 힘들어 입질이 없는 맨 우측 대를 이쪽으로 옮겼다
    한 자리에 캐미가 2개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던지기가 힘들다
    커다란 연잎에 비가 고였다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아래로 쏟는 소리,
    바람이 불 때마다 연잎이 날리는 소리, 연잎이 바람에 날려 일제히 아래쪽 면이
    보일 때는 완전히 "전설의 고향" 촬영장이다
    연잎의 아래쪽은 상당히 흰색에 가까워 갑자기 주위가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난 후 캐미가 허공을 가르며 다시 솟는다
    정신없이 대를 잡고 힘껏 챔질........허전하다.....
    내가 당긴 찌는 허공에 있고, 조금전 연에 걸린 찌가 놀고 있다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이래도 됩니까?
    혼자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데 맨 좌측 연에 붙여놓은 찌가 한마디 올라온 상태로
    옆으로 질질 끌려간다. 급한김에 왼손으로 챔질 - 헉- 묵직하다
    오른손에 들린 대를 버리고 손을 바꿀려고 하는데 사정없이 연속으로 쳐 박는다
    안 나온다 - 상황종료 - 졌다
    더 이상 못 버티겠다
    비를 맞으며 철수하는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하다

    먹붕이 02-08-31 10:25
    존경스럽습니다.
    환상붕 02-08-31 11:16
    홍당무게를더한 무지황당하시겠네요 그러나자연하고 씨름은 하루이틀 싸움이아니니 계속해보시죠 비속의사투를 저도잠시 느겼습니다. 즐낚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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