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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황금붕어와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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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암거사 / 2002-08-31 13:15 / Hit : 5201 본문+댓글추천 : 0

모처럼 야간근무를 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갈등이 생긴다.
병이 도지는 듯 한가한 시간이면 손이 근질근질하고 안정이 안되어 안절부절,
담배를 한대 피고 거실을 왔다갔다 하다가 소파에 빈듯히 기대어 TV를 본다.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도 보고 신문을 뒤적거려 보지만 뭔가 허전하다.
이런 걸 누군가는 접근대 접근의 갈등이라고 하더라만 참 묘한 심정이네.
휴식도 좋고 낚시도 좋고 둘다 좋으니 어느 것을 선택해도 좋은 갈등이라는 뜻으로 말한 것 일게다.
결론을 내리고 집을 나선다. 둘다 하기로……
낚시대를 펴놓고 파라솔을 치고 편한 자세로 낚시도 하고 휴식도 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두어달 전에 밤낚을 한 바 있는 산속의 소류지인 노가곡지에 도착하니 정오 무렵이였다.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만수위 최상류의 만곡진 지점에 자리를 잡고 파라솔을 친다.
1.9~3.0까지 4대를 피고나니 땀이 비오듯 흐른다.
가져간 얼음물을 한통 다 들이마셔도 갈증이 풀리질 않는다.
얼마후 어신이 왔다. 어신이라기 보다는 물고 늘어진다.
건져내니 콩이파리 사이즈, 따가운 햇살을 받아 그런지 황금색으로 번뜩이는 황금붕어다.
어라! 이번엔 제법 입질다운 입질, 그냥 주욱 찌톱까지 올리더니 대각선으로 잠수한다.
손바닥 사이즈의 역시 황금붕어.
입질의 종류는 다양했다.
주욱 올림, 잠수, 올림후 잠수, 수평이동, 수직상승후 대각선 잠수, 상승타가 잠수 등등.
아무도 없는 산속의 소류지에서의 낮낚이지만 황금색 때깔좋은 붕어로 십여수했다.
모두 다 콩잎에서 손바닥 사이의 방생사이즈다.
내가 판단하기론 어자원이 많지는 않은 거 같다. 워낙 산속이라 먹을 게 없어서 개체수는 적은 것 같다.
만수위의 조용한 상류쪽이면 개체수가 많으면 입질이 폭발할텐데.
그러던 중 입질이 뜸하다 싶더니 맞은 편에서 물살을 가르며 오는 게 있었다.
파상적인 몸동작으로 색동찌사이를 뚫고서 전진하는 걸 보니 물뱀이였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비쭉 선다. 뱀은 싫은데……
얼른 1.9대를 들고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뱀머리를 건드렸으나 놈은 아랑곳 않고 직진했다.
결국 받침대 뒷꽂이 밑 경사진 청석사이로 들어 간걸 보고 가방에서 뒷꽂이를 찾아 청석 밑을 보니
어~, 없다. 어디로 사라진거야.
뱀의 행방이 묘연하여 바위 밑이며 풀섶이며 나뭇가지 밑을 아무리 뒤져도 없었다.
예전에 뱀한테 시겁묵은 경험이 있어서 뱀이 어디로 간건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불안해서 낚시할 수가 없었다.
한참동안 찾다가 포기하고 전을 걷기로 했다.
철수하는 게 나와 뱀 모두에게 편할 것 같았고 내가 가므로 녀석도 제 갈길을 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를 걷으면서도 받침대를 뽑으면서도 가방을 열면서도 의자를 접으면서 까지 행여 뱀이 갑자기 튀어나올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아쉽지만 전을 거두었다.
뱀때문에 철수하기는 낚시하면서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돌라오는 길에 청통 대장곡지랑 진량의 부제지를 들렀다가 집으로 왔다.
도착하니 오후 8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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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강 02-08-31 14:18

흐미 뱀이 그렇게 무서워서 어떻게 낚시를.... 머리를 받침대로 살짝 때려도 기절을 하는데.

먹붕이 02-08-31 14:53

뱀... 낚시하면서 여사로 겪는일 아닙니까. 제가 알기로는 뱀은 건딜지 않으면 사람이 무서워서 지놈 스스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전 낚시줄로 뱀과 장난한 적도 있는데 뱀이 저를 싫어하는지 같이 놀지 않고 내빼더라고요. 그리고 밤낚시할때 뱀이 싫어면 주변에 담배를 까서 뿌려놓으세요 얼씬도 못합니다. 그리고 백사(흰뱀)이면 물리지 않도록 잡으세요. 벼락부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 아니면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 제가 정중히 해결해 드릴테니까요(다만 물뱀을 발견하고는 연락하지 마세요. 돈이 안되니까요)

모암거사 02-08-31 16:02

예전에 거의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여 뱀이 다른 데로 갔겠지 생각했는데 철수하다가 가방을 열어보니 가방안에 뱀이 들어 있어서 기절할 뻔 한 적이 있슴다. 다행히 물리진 않았지만 가슴이 덜컥 무너지는 줄 알았슴다. 그 이후론 뱀노이로제 증상이 나타난 거 같아요.ㅎㅎㅎ

수재찌 02-09-01 18:39

뱀.. 말도마소 뱀카마 뱀소리만 들어도 머리카락이 빠짝 섭니덩 내가15년전에 고령 (중화지) 낮찔못에 밤 낚시했는디 민물장어라고 조오타꼬 망태기 넎코 날새고 자랑할라고 들어보니 왠걸 물뱀 .. 잉~~ 시껍이 니껍이 아입니꺼 지금까지 밤낚시는 절대로 혼자 안갑니덩. 가북지에서는 동네 아이들 하고 싸운적도 있어예 우리둘이는 계속 잡아내는디 즈거는 못잡으니깐 괜시리 와서 시비거는거 있찌예 받침대 가지고와서 어이 아저씨 카면서 밤낚시는 절대로 안가기로 했씀더...

훅크선장 02-09-06 10:40

소류지님 유수지는 강과 연결 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배스가 물길을 따라 유입된 것입니다. 저도 붕어낚시를 11년간 하다가 루어 낚시에 매료가 되어서 계속하고 있는데 붕어 낚시 하시는 분들은 일반적인 고정 관념 때문에 배스라 하면 무조건 나쁜 고기로 취급하시는데 어짜피 낚시의 목적은 개인의 취미요, 손맛을 즐기기 위한 것입니다. 저도 붕어 낚시를 해 보았지만 붕어낚시의 목적은 대부분 가져가고 먹기 위한것 아닙니까. 그러면서 배스 때문에 붕어가 줄어든다( 줄어드는것은 배스뿐 아니라, 가물치, 황소개구리등 많읍니다 ) 무조건 배스 때문이라는 것은 좀 지나칩니다. 어떤 종류의 낚시든 취미 생활로 만족 합시다. 미안 합니다.

훅크선장 02-09-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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