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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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안간지 5일이 지나니까 매사에 슬슬 짜증이 난다.
낚시를 안간지 일주일이 넘어서니까 마음속에서 꿈틀꿈틀 반발심이 생기고 사회가 삐딱하게 보인다.
이쯤되니 소말리아에서 바이어가 온다해도 만사를 젖혀두고 천지대부님 풀이처럼 화(火)를 다스리러 수(水)를 찾지 않을수 없다.
이차선 국도를 달리면서 차창으로 들어오는 선선한 가을공기 속엔 비타민A B C D E F...
몸에 좋은건 다 들어 있는것 같다.
정겨운 들판과 산구릉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저수지에 도착 해보니 이곳의 공기속엔 미네랄이 또 듬뿍 들어 있길래 흠뻑 마시고-
아직도 물빛이 흐리고 물도랑으로 산물이 내리고 있다.
물빛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수온이 낮을것 같다.
전에 쪼으던 수초구멍을 간단히 손보고 7대를 폈다.
찌게 끓여서 저녁을 일찍 먹고 커피 일인분 삶아서 의자 젖히고 몸을 깊숙이 기대고서 한모금 식(食)하니 캐미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 하는데 마음속에서 뭉게뭉게 행복감이 일기 시작 하더니
어느덧 그 행복감이 나를 감싸고 저수지를 감싸고 산과 하늘을 감쌌다.
귀에 꽂은 레시버에서(낚시에 미친 낚시병환자가 볼일없는 9시뉴스는 악착같이 듣는다.) 딩크헝아가 돌아왔다 카는 순간 23대의 캐미가 너무도 점잖게 머리를 내민다.
두손으로 대를 잡고 다음 동작을 기다리는데 두마디, 세마디.. 몸통까지 묵직하게 올리고는 꺼떡꺼떡!
쫙! 소리가 나도록 챘는데 묵직한 입질만큼 무게감이 없다.
발밑으로 날아온 놈이 27-8cm쯤 되겠다.
수온이 낮으니 활성도가 떨어져서 굵은 콩을 시원하게 빨지를 못해서 입질이 느렸던 모양이다.
고기를 넣으려고 다래끼를 드는 순간 무엇이 물에 툭 떨어지는데
"아뿔싸!!"
콩이 통째로 물속에 퐁당!!
발밑이 언덕인데 손으로 더듬을수도 없고...
고리 없는 개장수꼴이 되었는데-
대를 걸쳐놓고 다시 커피 일잔 끓여서 마시며 생각을 하다보니 고둥이 떠올랐다.
갯바위에서 성게 떨어졌을때 따개비나 게를 잡아서 미끼를 현장조달한 기억이 났다.
상류로 가서 엎드려 물속을 한참 더듬어서 수초줄기에 붙은 고둥을 두마리 주웠다.
껍질을 깨고 속살을 칼로 썰어서 두쪽으로 만들어서(이래도 죽으면 부처님 품에 갈라나??) 하나를 끼워서 채비를 다시 투척-
고등속살이 질기니까 잔챙이는 걸르고 콧구멍 뻐꿈한 놈이 작업 들어오길 기대하며
다시 전투시작-
1시에 야식 먹고 2시가 넘어서면서 눈꺼풀이 천근 만근인데 또다시 아까의 23대의 찌가 껌뻑 한다.
2-3초 쉬었나, 시원하게 밀어 올린다.
받아보니 무게감이 먼저보다 한결 낫다.
고기를 왼손에 거머쥐고 손뼘을 얹어보니 턱걸이는 되겠다.
기다리던 사구팔은 아니지만 근 한달여만에 만져보는 월척이 억수로 반갑네~~
"군아야! 아빠는 시즌 7호 월척 했다!!"
잘안쓰던 조행기를 쓰면서 약간의 살을 보태다보니 말도 많고 좀 까불게 되네요.
거푸 내린 비에 비해서 아직 햇살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며칠만 더 쪼이면 대물이 움직일것도 같습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고요,
항상 안전한 조행 하시고 대물과의 조우를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징거미 02-09-05 11:02
안녕하세요 ...물사랑님. 한번은 이런경험이 있었습니다..낚시를 하다가 논고둥이 몇마리 보이길래..수족관속 뻘청소도 할겸 해서 덩치붕어가 노닐고 있는 저희집 어항에 넣었더니..한 이틀 지나 부서진 빈껍질만 있고 고둥은 보이지도 않더라고요...그래서 아하! 잘하면 고둥도 미끼가 될수 있겠구나 하고 심증이 갔었는데...여태껏 고둥을 써보진 않았어요...물사랑님 글을 보니..가능할것도 같은데요^^
물사랑 02-09-05 11:11
징거미님 안녕하시지요? 징거미님댁에도 수족관에 붕어 넣어두셨군요. 콧구멍만한 저희집에도 거실반만한(?) 수족관이 있습니다. 어른들말씀이 집안에 고인물이 있는건 좋지 않다시는데 아들녀석이 배스랑 가물치 넣어놓고 루어로 장난하는게 취미라서 그대로 둡니다. 토끼눈에 고등과 고둥이 오락가락 하던차에 징거미님의 글을 보고 얼굴이 벌개져서 바로 고쳤습니다. 가을엔 사구팔 땡기시길 빌겠습니다.
징거미 02-09-05 11:27
네........한 2년 정도 됐는데 여태껏 별탈없이 붕어들이 잘 크고 있습니다...이젠 수족관 고기가 다됐버린거 같아요...다시 물속으로 돌려 보낼려고 했었는데..사람에게 겁을 내질 않더라고요..인간의 손길이 자연의 법칙을 무너뜨리는 현상이죠...그후론 잡은 붕어를 모두 방생하고 있습니다...
안동어뱅이 02-09-05 11:30
어느덧 그 행복감이 나를 감싸고 저수지를 감싸고 산과 하늘을 감쌌다. 낚시터에서 혼자 대를 펴고 앉아 있으면 느끼는 감정을 꾼만이 알수 있을 겁니다. 논고등으로 월을 잡았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고,,, 월을 축하합니다. 올해 7호를 했으니 나하고 동률이 되는군요, 8호를 빨리 잡아서 조행기 올려주십시요.
별지기 02-09-05 12:41
정말 축하드립니다.저두5월달에 영천의 모저수지에서 고둥으로 월척을 한적이있는데 집에와 뱃속을열어보니 팥알만한 고둥새끼들이 스무개가넘게 들어있더군요.속살은 소화가되고 껍질만 배설하더군요.행운의 일곱번째 월척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목로 02-09-05 18:30
물사랑님 반갑습니다. 세상살이 참 안고르네염^^ 누구는 한 시즌에 월을 7마리 씩이나 하고 누구는 20년동안 월 구경도 못하고......... 나도 마음을 비우면 월이 올려나????? 암튼 추카추카 드립니다
크로마뇽 02-09-05 19:42
고둥이 새로운 밤낚 미끼로 등장하는 순간이었군요. 이대로 나가시면 12호까지 가능하겠습니다. 얼~쑤 ^ ^
납지리 02-09-05 23:28
역시 물사랑님은 다르시내요.어떻게 그런 생각이 번쩍이시는지 감탄에 감탄입니다 즐낚하시소 잘배웠슴니다
유경험자 02-09-06 21:20
예전에 저는 고둥을 이용해서 메기를 잡은 적이 있답니다. 뭐던지 다 미끼가 되는거죠
물사랑 02-09-06 22:23
재미없는 조행기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목로님, 이제 확률이 높은 시기가 되었습니다. 부지런히 출조 하시고 '안될수록 정석대로-' 가시면 조만간 반드시 월척이상의 대단한 놈을 만나실 것입니다. 안전조행 하시고요 대물의 꿈을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북극성 02-09-06 22:47
고등도 미끼가 돼는군요...올 첨알았내ㅡ.ㅡ.
송사리 02-09-0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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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초생 02-09-09 23:18
시지동에 저수지가 없는데 어디를 이야기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저의 고향이라 지리를 좀아는데 혹시 철길옆에 있고 사월 보성아파트뒷편이 아닌지요.한번가보고 싶네요.
강초생 02-09-0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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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시 02-09-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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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시 02-09-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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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강태공 02-09-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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