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 동영상 조행기는 동영상 게시판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화보조행기] 지난 여름밤의 조행

    공작찌 / 2002-12-22 00:33 / Hit : 3584 본문+댓글추천 : 0

    올해 7월중순쯤

    소문이 많이나지않은 군위 성동(동네이름임)소류지 를 우연히 알게되어

    낚시대도없이 혼자(보안상) 현지답사를 했었다

    과연 대단한 소류지(500평정도)였다 수질은 특급수(그냥마셔도 될정도)

    상류에는 적당한 수초에 마치선녀가 금방이라도 목욕하려 내려올정도로 매혹적인 소류지였는데

    마치 대물붕어들이 나를 기다렸다는듯이 첨벙첨벙거리며 나를 유혹했었다

    마치 사춘기소년이 예쁜 여학생가슴을 본것처럼 가슴이두근두근거리는것을 억지로 참으며

    집으로돌아와 마치 궁합을 보듯 음력날자를 조절하면서 칠흙같이 어두운 그믐을 택하여

    출조를 감행하였다 황토에겉보리 새우,콩으로 완전무장을하고 진입하니

    아무도없고 붕어만이 나를반기니 입가에 회심의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입에문다

    푸르스럼한 담배연기가 공중에서 흐트지면서 오늘밤의 향연에 온몸이짜릿짜릿 전률이오는것을느끼면서

    문득 20년 넘게해온 낚시에 이제 덤덤해질줄알았던 내자신을 한편으로는질책하면서

    정신과상담을 받아봐야되는 중환자 인가하는 생각에 나도모르게 쓴웃음지운다

    대편성을 마무리하고 밑밥질도 끝내고 일치감치 저녁까지 .......

    그리고 살림방까지 담궈뒀다 깜깜한 밤에 살림방넣는소음까지도 차단해야겠다싶은마음에

    아뿔사 웬일..............................

    먼하늘 먼산넘어 에서 번개가 번쩍번쩍 거리며 우르르 우르르

    날을 잘못잡았나 보다 생각하면서도 설마 비는 안오겠지 하면서 내심 걱정이 앞선다

    먼산에서 우두두두둑 거리며 비가 오고있는중이다

    어쩔수없이 비옷에 파라솔을 치고 반딧불같은 케미를 응시하는데

    좌측 두번째 두칸대 에서 찌를 슬금슬금 올리더니 씨익 끌고간다 왔구나 하고 챔질을 하니

    "핑" 경쾌한 피아노 줄소리를 즐기면서 "그래 이맛이야" 하고 살림방에 넣는순간

    장대비가 퍼붓기시작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번개는이제 내주위를 대낮처럼 밝히는게아닌가

    도저히 감당이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불과70m 정도 앞에보이는 나무에 왠여자가 소복을 입고 서 있는것이 아닌가

    갑자기 머리털이 쭈빗쭈빗 서는게 몸이 굳는것같아 그냥 눈을 감고말았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이 산중에 억수같이내리는비를 맞고  흰옷을 입고 서있는 그대는 무조건 귀신이다

    그렇게 판단이 되니 어떻게해야되겠다는 생각도 없고 그냥 멍청한 상태로 바닥만응시한채

    살며시 車로 와서 문 다잠구고 모포를 덮어써고 날이 새기만 기다리며 별의별생각이 다들었다

    시간이 왜그렇게 안가든지 어느새 날은 밝아오고 대를 걷기위해 살며시 물가에 가서보니

    낚시대는 서로 엉키어 엉망이 되어있고

    어제 귀신이 서 있던자리에는 비닐하우스에 사용되는 비닐이 바람에날라와 나무에 걸친것이

    번개불에보니 치마를 펄럭거리며 서있는 영락없는 귀신의 모습으로 보고 놀랐든것이였다

    아무튼 낚시대를 걷고 돌아오는길이 왜 그렇게 서글퍼든지.......

    바보소리 들을까봐 남에게 이야기도 제대로못하고 요즘 조행기도 안올라오고해서

    월척님들이 재미삼아 보시라고 올립니다

    참  붕어는 34cm되는 토종붕어 1수는 바로 방생하고 왔습니다

    그 이후 혼자는 절대 낚시 안갑니다
       
     
     
     

    아랫동네사람 02-12-22 04:37
    저도 멋모르고 낚시할 땐 산속 계곡지에서도 혼자 낚시하곤 했지만
    공작찌님처럼 한 두 번의 그런 경험이 있은 후로는 혼자서는
    발길이 안떨어지더군요
    눈앞에 먹을것은 있으나 먹지 못하는 심정 십분 이해가 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겁도 많아지고 낚시가방에 받침대 하나 더 들어 갔다고
    해서 왠지 가방이 더 무겁게 느껴지네요
    자! 우리 힘냅시다. 새 세상을 위하여.
    물사랑 02-12-22 11:55
    공작찌님의 대표적 이미지가 '여유'라고 느꼈습니다.
    근데 그 여유로우신 눈에도 귀신이 보입디까?
    조행기를 읽고도 그장면이 상상이 잘 안됩니다.

    내년엔 혼자 다니실 일이 없으실 것입니다.
    월척식구들이 이렇게 많으신데 혼자 다니실수가 없지요.
    바쁘신중에 조행기 올려 주셔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탈퇴한회원 02-12-22 18:49
    저런 나라도 동행해야 겠군요
    다음에는 귀신 잡은 조행기 부탁하겠습니다
    해적 02-12-23 09:03
    공작찌님 글 솜씨가 보통은 넘는데 혹시 국어선생님이신가요
    아님 잡지사 기사인가요
    전체적인 구성이 딱 떨어지네요
    앞으로 많은 조행 부탁~해요


    2024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