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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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보조행기] 의성 붕어 상경기......8 편

    탈퇴한회원 / 2003-05-06 14:50 / Hit : 2269 본문+댓글추천 : 0

    시간으로 치면 불과 수 초 정도일 뿐인데 엄청시리 길게 느껴진다.
    '뿌지직, 첨벙'
    으갸갸갸갸......
    돌아삐리겠다.
    또 빠졌네, 또 빠졌어.!
    으헐헐헐 나 이거 죽갔다.

    우야튼동 일이 이렇게 된 거 사태 수습을 위해 둔덕 위로 일단 후퇴한 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피해상황을 살폈다.

    <피해상황 종합>
    왼발...... 침수 피해로 인해 등산화 폭삭 젖음
    오른발 및 기타 신체 부위..... 이상무
    낚싯대.... 이상무. 다만, 중간에 거치해 놓은 낚싯대 두 대가 물 위로 떠나니고 있어 잽싸게 건져냄
    받침대.... 역시 가운데 부분 두 대가 정위치하지 못하고 물 속으로 고꾸라짐
    뒤꽂이.... 한 개는 두 동강 나서 회생 불가, 또 한 개는 대수술 후 기사회생

    휴~~~~
    갑작스레 발생한 돌발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선에서 피해를 마무리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왼발에 전해지는 차갑고도 질펀한 느낌은 쪼매 거슬리지만 평소 빠지기기술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충분한 사전연습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음은 나 보다도 월척님들이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다.
    크히히히.....

    극한의 상황에서도 손에 쥔 봉돌은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무서운 집념과 근성은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이며
    봉돌의 무게가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앞치기가 어려워 질 것이니 실로 험난한 대물낚시의
    여정이 나를 기다리는도다.!!
    도대체 내가 무신 소릴 하는거지?

    한바탕 소란이 일었던 탓인 지 그만 입질이 뚝 끊겼다.
    입질이 끊기니 졸음이 몰려온다.
    그야말로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비몽사몽 간에 이따금씩 눈에 힘을 주고 찌불을 살필라치면 도대체 하나 같이 찌불이
    두 개씩으로 보인다.
    이쪽을 보면 저쪽에서 찌불이 쭈욱 올라오고 저쪽을 보면 이쪽에서 찌를 올린다.
    실상 찌불은 가만히 있는데 내 눈만 어지러운 것이다.

    캄캄한 밤 이 산속 소류지에 나만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대물에 대한 욕심에 간땡이가 부은 것이리라.

    어렸을 땐 유난히 겁이 많아, 사실 지금도 그렇긴 하다, 밤에 변소(화장실)라도 갈라치면
    고이 잠든 작은형을 어떻게든 꼬셔서 같이 가곤 했었다.
    한쪽 면이 뻥 뚫린 변소 앞에는 짐승 같이 생긴 바위가 나를 노려보고 있는 듯 하고
    밑에서는 금방이라도 빨간 보자기가 불쑥 올라와 나를 덮칠 것만 같았다.
    혹시나 날 혼자 내버려두고 도망가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되어 고개를 삐쭉 내밀어
    확인하곤 했었다.

    귀찮을텐데도 군소리 없이 따라 나와 밖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내가 볼 일을 마칠 때
    까지 그렇게 맘 좋게 기다려주던 작은형이었다.

    to be continued.......?

    다워리 03-05-06 16:37
    와~~! 이러다가 이거 소설 되겠다.ㅋ~

    아예 이참에 낚시 소설을 하나 쓰는게 어떨까?
    안동껀 언제 올리시유??..기다리는 사람 있을건데..
    부들45 03-05-06 16:46
    나도 삼박곡지에서 두발 빠졌는디
    뚝세님한 배웠나?
    kky돌붕어 03-05-06 20:58
    제목 한번거창하네여 이런글 올리시지 말기를..........................
    육향 03-05-06 22:40
    그라마~~~,
    그 작은 히야가 빅뚝???
    철철 넘치는 이야깃꾼의 이음새를 마냥 기다리갓습네다.
    죽~~~~~~~~~~~. ^^*
    다워리 03-05-07 10:50
    흠!~~ kky돌붕어님. 혹 도올 붕어님은 아니시져?
    남의 글에 대해 댓글을 달지 마시던가 하시지.
    비난성 글은 자제해 주세요.
    재미있게 읽고 있는 다른분들께 누가 되지 않을까요?
    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이라고 했읍니다.
    못 보셨어요?
    다워리 03-05-07 11:08
    육향님!
    빅뚝님은 변소 지킨 작은 히야가 아니구,
    제일 큰 히야.. 뚝새님은 제일 작은 동생..
    이러이 얼매나 아름답습네까? 흑흑!!
    딱박골지 03-05-09 00:17
    뚝새님 아무리 간땡이가 부었어도 산중에 혼자 낚시하려면 산도야지 좇을 몽둥이 하나는 옆에 두어야 할낀데....
    글 넘 재미 있습니다. 9편 속히 개봉 하시라요.
    탈퇴한회원 03-05-09 01:38
    ㅋㅋㅋ
    내 배꼽 돌리주이소~~~
    빠지기계는 지킬만한 내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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