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골드문 입니다.
우리가 흔히 낚시대의 특성을 논할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경질성'과 '탄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두 용어는 각 낚시대의 성향을 표현할 뿐더러, 그 낚시대의 성능을 대변한다고 할만큼 낚시대에서는 중요한 성질이기 때문에 가장많이 사용된다고 봅니다.
헌데, 이들 용어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계신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아, 정확한 사전적 의미와 함께 제 생각과 몇자 적어 보려 합니다.
용어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비교적 '탄성'은 대부분 잘 이해하시고, 잘 사용하시는 듯 합니다.
외부의 힘으로 인해 휘어진 낚시대는, 탄성이 높을 수록(고탄성 일수록) 본연의 모습으로 펴질려는 힘이 강할 것이고,
이는 낚시대의 성능 중 가장 중요한 투척과 대상어의 제압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성질일 것입니다.
즉, 고탄성대 일수록 손잡이를 잡은 손이 힘을 쓰는 방향대로 낚시대도 같이 펴질려는 힘을 발휘할 것이며, 이 또한 고탄성대 일수록 손잡이 에서부터 초릿대 끝, 더 나아가 바늘에 이르기까지 손실이 적게 전달 될 것입니다.
다시말해, 저탄성대를 사용할 경우,
낚시대의 낮은 탄성으로 인한 '힘의 완충작용' 때문에 힘의 손실이 많아지게 되고,
이는 대상어의 제압이나 채비의 투척에 있어, (고탄성대에 비해)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힘을 들이게 만듭니다.
달리 표현하면, 사용자가 '100'이라는 힘을 줬을 때 그 힘이 바늘까지 전달되는 양은, 각 낚시대의 탄성 정도에 따라 '70', '50', '30', 또는 '20'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탄성'은,
낚시대의 또 하나의 성질인 '경질성'과도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처럼, '단단하고 굳은 성질'이 높은 재료 일 수록 비례해서 탄성이 높아지는 것이 낚시대를 만드는 '카본 소재'의 일반적인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고탄성 초경질대', '저탄성 연질대'는 있어도, '고탄성 연질대', '저탄성 초경질대'는 없는것 처럼 말입니다.
때문에 펴질려는 힘이 강한 고탄성 경질대이면서, 경량화를 위해 적은 겹수를 말아 만든 가벼운 경질대들이 상대적으로 파손이 많게 되고,
가볍더라도 펴질려는 힘이 적은 저탄성 연질대들은,
유연한 힘의 완충작용과 높은 변형 허용량 때문에,
같은 힘으로 제끼거나 같은 각도로 휘어도 파손이 적은 것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내가 주는 힘만큼 바늘에 전달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많은 분들께서 알고계시고, 공감하시는 내용이지만, 이 부분이 명확해야 다음을 논할 수 있기에 설명이 길었습니다.
그렇다면 'OO낚시대'는 경질이냐? 중경질이냐? 초경질이냐?
앞에서의 설명처럼, 낚시대에서는 경질성이 곧 (고)탄성 이라 봐도 무방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몰드에,
중탄성 카본을 5겹 말아만든 낚시대와,
같은 소재를 7겹 말아 만든 낚시대의 탄성이 같을까요?
당연히 다릅니다.
더 여러겹을 말아 만들수록 탄성력 또한 올라가는 것이 상식 입니다.
하지만 낚시대라는 도구는 무거울 수록 쓰는데 힘이 들기 때문에 무한정 여러겹을 말아 만들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 또한 도구의 쓰임에 따른 제조상 한계성이 분명히 존재하는 부분입니다.
때문에, '저탄성 연질대', '중탄성 중경질대' 뿐만아니라, '저탄성 중경질대', '중탄성 경질대', 등도 존재하는 반면에,
'저탄성 경질대'나 '중탄성 초경질대' 등의 제품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을 좀더 명확히 하기 위해, 반갑지 않은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탄성과는 약간 다른 의미로, '경조'나 '중경조'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로드의 특성을 제품에 거의 필수적으로 표기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3,000원짜리 낚시바늘에도 'HHHHH'와 같은 특성을 표기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제품들 중에는 극히 일부의 특정모델에만 경조버전이 존재하고 있고,
이역시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특성들과 더불어, 객관적인 기준이 없이 상대성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표현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은 여전히 안타깝습니다.
공통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한 회사의 제품 안에서라도, 각 제품들의 탄성과 경질성 그리고 휨새 등이 어떤 특성과 우위를 갖는지 정도는 수치로 표현되어야 하며,
이는 소비자가 최소한의 기회비용으로 본인의 성향에 맞는 로드를 선택할 수 있게하는 큰 기준이 될것입니다.
당장 돈벌 궁리만 하는 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있게 최대한 배려하는 기업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러한 바람은 한켠으로 남겨두고,
본래의 논제로 돌아가면,
고탄성 소재를 적게 감은 로드와,
저탄성 소재를 많이 감은 로드 중 어느것이 더 경질이냐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론 소재자체의 탄성차이가 많이나지않고(35톤과 40톤 정도의 한단계 차이), 감은 수 또한 적게(한두바퀴 정도)난다는 전제하에,
가장 많이 판매되었던 낚시대들 중 같은 회사 제품인 자수정큐와 록시를 예를들어 비교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길이인 40칸을 기준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원지름이 큰 손잡이대 부근의 절번들은 저탄성 소재여도 여러겹을 감은 큐가 더 경질성을 띕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원경이 얇은 초릿대쪽 절번들은 록시가 더 경질성을 보이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비교적 적은 하중(앞치기시 당기는 텐션정도)까지는 록시가 더 경질성을 띄게 되고,
어느정도 많은하중(허릿급 이상의 붕어 정도)이 걸렸을 때에는 굵은절번들이 튼튼한 큐가 더 경질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낚시대를 새총이라 생각하고, 봉돌을 당겼다 놓으면, 좀더 고탄성대인 록시가 더 멀리 날려줍니다.
'경질성은 록시가 더 높고, 파워(견인력)은 큐가 훨씬 우수하다.' 라는 결론입니다.
이런점들로 미루어 볼때, 수초 대물낚시에는
고탄성 소재를 여러겹 말아서,
다소 무겁더라도, 높은 탄성으로 투척이 용이하며, 챌질 직후의 비교적 적은각도로 낚시대가 서있는 상황에서도, 탄탄한 힘으로 초기제압을 할 수 있는 낚시대가 가장 적합하리라 봅니다.
흔히들 많이 써오던 기존의 수초대물대인
자수정Q, 제왕, 가장 최근에 나온 GT대물조선 등을 보면 이런부분들이 많이 아쉽습니다.
분명 무게와 내구성을 보면, 일반적인 로드들보다 더 여러겹 말았는데,
저탄성 소재를 쓰다보니, 무거워진만큼 성능이 나오지 못하는 듯 합니다.
그냥 무거운만큼 질기기 때문에, 좀더 힘껏 당겨도 부러지지않는 정도가 성능의 전부라고 보여집니다.
결론적으로, 큐, 제왕, 등은 경질대가 아니라,
'중경질 이지만 파워(견인력)가 높은 낚시대'
정도로 정리가 되어집니다.
GT조선은 경질대 이지만, 큐나 제왕에 비해서도 한두겹 더 말아, 무게가 더 무겁습니다.
반면에 경질성은 더 높기에 캐스팅이나 초기제압능력은 한수 위 입니다.
아마, 국내의 대물대들 중 가장 무거울 껍니다.
어렵겠지만 낚시대의 성능에
'탄성' 과 '경질성' 이외에도 '파워(견인력)' 라는 부분을 더해서 논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낚시대들마다 이런특성을 수치로 표시한다면,
내게맞는 로드를 선택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꺼라 생각합니다.
제원표도 속이는 마당에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하는건 아닌지...
소비자들의 건강한 취미생활을 위해 한발 더 다가가는 조구사들이 되길 기원해 봅니다.
논리 정연한 글을 보고 추천 꾹 누르고갑니다
덕분에 잘배웟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