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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답변] 붕어 바이러스 감염시키기....

    가을전설 / 2009-06-03 16:23 / Hit : 2154 본문+댓글추천 : 0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기 마련이고, 당연히 낚시 사부님(?)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제 아버님의 고등학교 후배 분한테서 낚시를 배웠지요. 당시 어머님께서는 집안의 기둥(?)인 장남에게 천하의 백수건달이 하는 낚시와 바둑을 가르켜 폐인(?)으로 만든 그 아저씨를 제일 싫어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현 직장에서 낚시를 다시 하게 되고, 당초 두명 뿐이던 낚시 멤버가 지금은 5명으로 불었습니다. 착실한 집안의 가장들을 한명, 두명 붕어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원흉은 바로.... 접니다....

    그 중 한 예를 소개드리면, 2년 반전 울퉁불퉁한 비포장 농로를 한참 가야 만날 수 있는 산속의 아담한 저수지를 다녀 온 후 제 차의 머플러가 망가졌는지 차에서 탱크소리가 나더군요. 그날 이 후 SUV 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고, 어느날 용기를 내어 차량 교체에 대해 조심스럽게 집사람에게 건의했더니... "5년 더 타!"..... 절망감.....

    그래서 음모를 꾸몄지요... 직장 동료 중 산타페를 몰고 다니는 입사 동기 K 박사를 포섭하기로요.... 이렇게 마음 먹은 후 틈만 나면 점심 대접하면서 낚시 이야기를 늘어 놓고, 언제 한번 바람쐬러 가자고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했지만, 처음엔 꿈쩍도 안하더군요. "어릴 때 낚시 해 봤는데 별로 재미없더라. 성질이 급해서 낚시가 적성에 잘 안 맞는 것 같다. 오히려 자기의 취미인 스킨 스쿠버나 하러 가자"고 역 공작(?)을 하더군요.

    그러다, 2년전 가을입니다... 요즘은 낚시터에서도 커피, 식사 배달 다 할 수 있다, 요즘은 낚시도 고생하지 않고 편안하게 한다라고 속여서 드디어 물가로 유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낚시 장비 제공(초보여서 1.5칸 한대만 제공)은 기본, 채비에 미끼도 제공하고 캐스팅 시범도 보이고, 캐스팅 연습할 때에는 "잘 한다, 소질있다"는 칭찬도 늘어 놓아야 겠지요... 혹, 공작이 수포로 돌아가 산타페가 날아가게 될까 노심초사하면서....

    그러나 아무리 공을 들여도 고기가 물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요.... 그날 밤 저와 또 다른 일행이 5-7치 정도의 잔챙이 붕어 여러 수 낚을 동안 K 박사 쪽에서는 소식이 없어 초조해 졌습니다. 시간이 점점 흘러 밤이 깊어가자 저도 슬슬 포기했지요. 정말 낚시가 적성에 안 맞는가 보다고 생각하면서요. 마음을 비우니 피곤이 엄습해 와 차에서 두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돌아왔는데, 그 때까지 K 박사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찌를 응시하고 있더군요. 좀 미안했습니다. 괜히 내 욕심 때문에 멀쩡한 사람 욕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그러다가, 약 20분 정도 지났을 까... K 박사 쪽에서 휙 하는 챔질 소리와 함께 철퍼덕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소리만으로도 대충 8치 정도의 꽤 괜찮은 사이즈 같았습니다. 조금 후 K 박사가 저에게 잡은 고기를 들고 와서 "잡았어요"라고 하더군요. 깨끗하고 멋진 25cm의 계곡지 붕어더군요.....

    실은 K 박사가 철퍼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붕어를 끌어 낸 그 순간 제 머릿속에는 "드디어 걸었다"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무엇을 걸었다는 것인지는 회원님들이 잘 아실테고.... 그 후 찌, 우의 등 소품 등을 선물하며, 확실히 붕어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데 성공했지요....

    지금은.... 저는 혼자 밤낚시하지 않습니다만, 뒤늦게 낚시에 빠진 K 박사는 혼자서도 밤에 출조합니다. 이런걸 진화라고 해야 할까요....

    요즘 들어 귀가 자주 가렵습니다. 저한테 붕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료들의 가족들이 제 이야기 많이 하나 봅니다....

    회원님들... 주변 사람 붕어 바이러스에 감염시키실 때는 그 사람 가정을 생각하시고 심사숙고 하십시오...

    비오는 유월 붕어 생각하며 글 올립니다. 늘 안출, 행출 하세요.

    아롱이친구 09-06-03 16:31
    ㅋㅋㅋㅋ 좋은데여 내주위에도 SUV 타는사람들 조심해야할꺼야 끌끌끌
    폭기조 09-06-03 16:48
    붕어 바이러스에 여러사람

    넘어 오겠네요

    저도 사륜구동 있는 동료에게

    전파함 시켜 볼까요 ㅎㅎ
    빠마한스님 09-06-03 16:49
    ㅎㅎㅎ 아주 무서운 바이러스죠~~
    한번 지대로 걸리면 백약이 무효하고..월척 사이트등등이랑 아주 친근해지죠~~
    환경지킴이악동 09-06-03 17:05
    한번 감염되면
    완치가 불가능합니다
    달려처루 09-06-03 17:16
    ㅋㅋㅋㅋㅋㅋㅋ재밌네요 ㅋㅋㅋㅋ붕어 바이러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UV타는 사람 섭외 한번 해볼까요 ;;;;ㅋㅋ
    취권낚c 09-06-03 17:28
    후한 마마 보다 더 무서운게 ..붕어 바이러스죠 ㅎㅎ
    제비천하 09-06-03 17:29
    한번감염돼면 죽을때까지 치료약이없는데

    걱정이네요^^
    황금붕어7 09-06-03 19:44
    ㅎㅎㅎ~~~재미 있는글 잘 읽었습니다~~~

    낚시~~찌맛, 손맛을 한번보면 그기분을 잊을수가 없죠~~ㅎㅎ
    낚시미쳐 09-06-03 20:39
    저는 약 4년전에 선배 한 분으로부터 바이러스 감염되었구요,
    작년에는 자발적으로 차를 SUV로 교체하여 둘이 타고 다녀요.

    처음 낚시하고 제가 한 말 "아, 이 좋은 걸 이제 가르쳐 주면 어떻게 해요..."
    초가을에 낚시를 시작한지라 몇 번 출조하니 시즌 종료,
    "아니, 낚시를 가을에 가르쳐 주면 어떻게 해요, 봄에 가르쳐 줘야지...근데 진짜 겨울에는 낚시 못 해요?"
    카인슈트 09-06-03 21:26
    단독 출조가 많은 편이라 주위에 바이러스 감염 시키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잘 안되네요..ㅋ
    e쁜붕어 09-06-04 02:04
    저도 대학후배 한넘 , 고등학교 후배 한넘 해서 두명 감염시켰습니다.
    후배들이라 같이 출조하면 밥상차려주고, 커피타서 바치고 해서 넘 편합니다.
    물론, 처음에 중독시킬땐 밑밥 만들어서 채비 챙겨줘, 좋은자리 양보하면서 손맛 못보면 어떻하나 가슴졸여가며
    낚시할 시간 빼앗겨 가며 고생했지요. 거의 개시는 후배넘들 차지가 ㅠㅠ
    지금은 같이 할수 있는 후배들이 있어서 넘 좋아요
    태주니 09-06-04 21:33
    저도 일년전에 어떤 숙주분한테 감염되어 이렇게 앓고있습니다.
    요즘은 여러 주위분에게 병을 퍼트리며 위안을 삼고 있지요 ㅋㅋ
    도훈짱 09-06-05 01:11
    후회 막심입니다.

    낚시..좀 배우고 나더니 잡아 먹을려고 덤비는 넘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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