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다 그래서 나는 또 띄밭에 간다
지난번 찌까지 가져간 그놈의 잉어가 눈앞에 아른 거린다
찡~찡~ 핑~ 핑~... 한참을 버텼는데 잉어 얼굴도 못 보고 그만...
조금만 잘 했으면 끌어 내었을 텐데....어! 어! 어!....티~~~잉
놓치는 것도 억울한데 찌는 왜 가저 가노?
잉어도 좋지만 맑은 물과 깊은 수심이 더 좋고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와 주변 경치가 또한 좋다
어젯밤 손봐 놓은 낚시가방 차에 싣고 부~웅 부~웅 힘차게 달린다
차창 너머로 아름다운 풍경이 지나 가지만
눈앞에는 띄밭의 잉어 붕어들이 손짓하며 노닐고...
어느 좌대에서 몇칸대로 싸움(?)을 벌일까 머리가 복잡하다
오늘은 지난번 못다한 실력을 마음껏 뽐낼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대박을 터트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반갑게 맞이하며 건네는 커피를 단숨에 넘기면서 "대 펴 놓고 계산 하겠심더"
내자리(?)로 잽싸게 달린다
점찍어둔 내자리가 비어있다 휴~~우
전번에 이 자리에서 재미 좀 봤지..... 오늘도 분명히....
오면서 열심히 계산(?)을 대어 봤지만 이 대? 저 대? 또다시 망설여 진다
전투 태세(?)를 완료하고 한모금 담배연기로 장고(?)에 들어간다......
흐 으 음 어째 조짐이 이상한데??!!
다른 사람들은 다들 손맛을 보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소식이 없노?...
뭐가 잘 못 되었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잘못된것이 없는데!!....
눈이 아프도록 찌를 처다봐도 입질이 없다
아!~~ 오늘은 꽝인가?
이놈들아 다 어디갔노? 입질 좀 해봐라
찌가 고장(?)이 났나?.... 소식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잘도 거는데... 나만 왜???
아! 허무하다
며칠을 벼루고 벼루어서 달려 왔는데
대박의 부푼 꿈을 안고 허겁 지겁 달려 왔는데...
그래도 나는 좋다
세상사 모두 잊고 자연에 묻힌 하루를 그 무었과 바꾸리요
산새들이 날으는 시원한 물가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경치 좋은 곳에서 맑은 물속 찌와 씨름을 하였으니 좋다
쥔장이 권하는 반주 한잔이 또한 좋다
그래도 집에 가면 "몇마리 땡겨 봤지"하고 시치미를 떼야지
다음번엔 어느 자리에서 요놈들과 씨름을 할까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
띄밭 잉어야! 붕어야! 향어야! 철갑상어야! 쏘가리도 메기도 다 기다려라!
다음번엔 반드시 내가 이길끼다
너희들은 몽땅 큰일 난기다
띄밭 갈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