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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옥포랜드... (나 혼자만의 납회...)

    낚고지비 / 2013-11-27 21:30 / Hit : 3933 본문+댓글추천 : 0

    지난 2월 하순 겨울동안 두문불출한 터라, 물가가 너무나 그리워 무심코 다시 찾았던 옥포랜드...
    '그냥 물아나 보고오자.'
    라는 심정으로 대를 폈으나 오랫만에 찌를 드리우는 병약한 낚시꾼이 불쌍하였던지, 옥포의 붕어 잉어들은 깔끔한 입질로 서툰 낚시꾼을 기쁘게 해 주었었다. 그 이후로, 이틀 혹은 사흘 간격으로 날씨가 허락 하는 한 나는 옥포랜드의 몇몇 특정한 자리에 마치 옥포랜드의 일부처럼 항상 자리를 잡게 되었다.
    때로는 비가 올 때도 있었고, 바람이 몹시 부는 날도 있었으며, 다른이들 보다 너무나도 일찍 올라간 옥포랜드의 수면이 이제 막 꺼진 수차의 영향으로 대류를 심하게 일으킬 때도 있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봄이 지나고, 길고 무덥던 여름도 지나고, (너무나 더웠던 여름 약 20여일은 부득이 칩거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짧디짧던 가을도 지나고 이제 찬바람이 제법 매서운 겨울이 오고야 말았다.

    지난 시간, 참 일도 많고, 재미도 많았다. 그저 어색한 눈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던 선배 조사님들과 드문드문 담소를 나누기도 하였고, 아빠따라 주말마다 낚시하러 올라오는 참 예쁜 고등학생 낚시친구도 만들고, 특히나 멀리 서변동에서 가끔 올라와 주시는 신씨어르신과의 만남, 터미네이터님, 똥가리 임사장님, 등 몇몇분과는 정말 마음을 나눌 만큼 멋진 새로운 인연도 만들었다. 낚시를 하는 동안 잊고 있던 병마의 고통이 철수 준비를 한답시고 채비를 걷고, 소품, 장비들을 챙기는 동안 스멀스멀 피어오를 때 고통스러워 하던 내 모습을 안스럽게 바라보며, 측은하게 또는 같이 아파해 주신 고마우신 분들이다.
    그 중에도 제일 고마운 분은 역시 수달 사장님이다. 별나게도 새벽같이 올라와 마치 도둑처럼 대를 펼치는 나를, 한번도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으시고 늘 미소로 반기며 커피 한잔을 권하곤 하시면서, 물고기들 건강을 위해 조금 더 틀어야 하는 수차도 흔쾌히 멈춰주곤 하셨다.

    어떤 날은 11척 혹은 아주 드물게 12척 긴 대로, 평소엔 7~10척의 짧은 대로, 철저히 어분 단품 양콩알 바닥 낚시를 구사하여 참 지겹게도 한가지 낚시만을 고집하였다. 작년에는 가끔씩 띄울 낚시도 구사를 하였지만(그러기 위하여 떡붕어가 있는 낚시터를 다니기도 했지만), 올 한해는 여러가지 떡밥을 소지 하여 다니는 것도 힘이 들고, 또 포테이토를 베이스로 한 띄울 낚시용 밥을 만들기가 너무 힘이 들어 다시 예전의 바닥낚시로 회귀하고 말았다. 제법 많은 손맛도 보았고, 예전보다 채비나 찌에 대한 이해도 조금은 더 생긴 것 같고, 또 여러 조사님들과 이런 저런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모르는 바를 도와가며 이것 저것 많이 배우기도 한 보람찬 한해 였던 것 같다.

    11월에 들어서면서 뺨에 느껴지는 바람결이 시원하더니, 조금씩 차가와지던 기온에 급기야 옥포랜드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던 어느날 '납회를 하여야 하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영하의 기온은 하루에 그치고 그래도 몇겹의 옷을 겹쳐 입으면 찬 바람을 이기고 채비를 던질 수 있는 날이 근 열흘 이상 지속되어 주었다, 특히나 수달 사장님은 힘들여 준비한 장작을 나 혼자만을 위하여 아침부터 넉넉히 지펴 비닐막 안의 공기를 훈훈히 만들어 주시고......(수달 사장님 감사 합니다.) 물론 활성도가 좋았던 여름, 가을 보다 마릿수도 떨어지고 입질도 까칠 하여 손맛을 보는 횟수는 급격히 떨어 졌지만, 까칠하고 예민한 물고기들을 유혹하기 위하여, 약한 줄, 작은 바늘, 작게 뭉친 떡밥, 예민한 찌... 이렇게 저렇게 변화를 주는 노력에 그래도 정직한 입질을 해 주던 예쁜 물고기들을 하루에 십여마리 이상씩 만날 수 있어서 11월 중순 이후의 옥포랜드는 또 다른 낚시의 묘미를 만끽하게 해 주는 내 유일한 놀이터, 운동장 이었다.

    이제 제법 많이 춥다. 간간히 눈 소식도 들릴 터이지. 아쉬움을 애써 누르며 혼자만의 납회를 하고 내려오던 오늘의 귀가길엔 괜히 스산한 마음에 입맛조차 떫고 썼다.
    '납회라, 납회...'

    나 혼자만의 납회, 라고 마음은 먹었지만, 천상 낚시꾼이 어디 멀리 가겠는가. 견딜 수만 있다면, 내일도 또 내 사륜구동 승용차는 옥포랜드를 향하고 있을 것을......

    그래도 우선 감사 인사는 하여야 겠다.

    '수달 사장님, 감사감사... 옥포랜드야 감사감사... 그리고 근 열달을 나를 즐겁게, 또 고통을 잊게 해 주었던 물고기들아 정말 감사...'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주절주절 待春賦 를 대신 하여 한자 적어 보았다.

    이서맨 13-11-28 01:00
    낚고지비님의 마음을 글로 잘 표현 해주셔서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옥포는.낚고지비님.같은 손님이 많아서.서로가.행복하고.친근감이.있는거.같네요
    낚고지비 13-11-28 04:57
    이서맨님 감사 합니다. 기실 납회라고 쓰기는 하였으나, 중간중간 옥포로 올라갈 듯 합니다.
    아무래도 물가를 떠나서는 살 수 없을 것 같네요.
    당장 오늘 이라도 날씨가 허락 한다면 또 가겠지요.

    옥포에서 만난 좋은 분들과 즐거운 시간이 제게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네요.

    다른 낚시터도 가보고 싶지만, 긴 시간 운전이 불편하고, 맞는 식사도 잘 없는 것 같아서 약간은 힘이 드네요.

    항상 안출 하시고, 어복 가득 하십시오.
    복이굿 13-11-28 17:21
    옥포랜드 사장님 친절하시고 손맛 보기도 좋고 저도 가끔씩 갑니다 낚고지비님 한해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낚고지비 13-11-28 19:19
    복이굿님 감사 합니다. 비록 납회는 하였지만 가끔씩은 옥포랜드에 갈 것 같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누고 싶네요.
    꿈의대화 13-11-28 21:16
    항상 반갑게 웃어주시는 낚고지비님의 얼굴이떠오르네요 묵묵히낚시하시는 모습을 많이볼수없어 아쉽네요 ^^ 만나서반가워고요 따스한봄날이 빨리오겠죠
    낚고지비 13-11-29 05:51
    꿈의대화님 고맙습니다. 벌써 물가가 그립습니다. 다행히 주말엔 날씨가 좀 풀릴 듯 하니 혹여 대를 펼칠 수 있을지......
    그래도 물가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바늘을 새로이 묶고 있답니다. 참 철 없는 아저씨지요? 흐흐...
    댜블로 13-11-29 08:48
    한해동안 많은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낚고지비 13-11-29 09:51
    댜블로군, 오랫만이네. 서로 낚시를 하는 시간이 어긋나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군의 낚시 사랑이 각별함은 잘 알고 있다네.
    항상 어복 충만 하시고, 물고기 사랑하시게...
    연봉일억 13-11-29 18:22
    상팔자,,,,연봉일억 입니다,,,,,



    옥포랜드,,,,,본좌역시,,,,추억이 많이 담긴 놀이터라 자부합니다

    물론,,,,일년에,,,기껏,,,서너차례 출조 하지만,,,,,



    여기서,,,내림의 진수를 맛보았고,,,,,,

    전국최강 내림고수 반열에 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믿거나 말거나,,,,

    내림찌가 열두갈래로 깨졌어도,,,,,엄청난 조과를 이루어 냈기에,,,,,

    그 찌는 아직도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답니다


    처음엔,,,,낚시가 좋아,,,,,물가를 찾았고,,,,,,

    세월이 지날수록,,,,, 그 물가에 가면,,,,만나고픈 이가 있어,,,,,

    물가를 찾는듯 합니다,,,,


    추우면,,,,추운데로,,,, 달릴줄 알며,,,,

    더우면,,,,더운데로,,,,달릴줄 알아야 하거늘,,,,,

    일년에,,,,낚시라곤,,,,6~10월 사이에,,,,10회 미만의 출조에 나서다 보니,,,,

    딱히,,,,아는 기술이 없기에,,,,,,,전해드릴 기술도 없고,,,,,,,

    온리,,,,그날 어복에 ,,, 목을 메는 조사입니다,,,,,^^*


    낚고지비님의 내림기법을 보며,,,,,

    많은 감탄과,,,,존경스런 맘까지 ,,, ^^

    내림도,,,,다 같은 내림이 아니란걸,,,,,낚고지비님을 통해 깨우쳤습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낚시기법은 다양했습니다

    저런걸 누가 만들어냈을꼬,,,,,,,

    그머리로 인류를 위해 다른걸 생각했으면,,,,엄청 났을낀데,,,,,라는 생각도,,,,,^^*


    이젠,,,,눈낚시를 하고 있지만,,,,

    어여,,,,따사한 날이 와서,,,,,,본좌도,,,,,빨리 대를 드리우고 싶군요,,,,,


    바람이 이젠 제법 매서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늘,,,,건강 돌보시구요,,,,안출 하세요,,,,,^^*
    낚고지비 13-11-29 21:26
    연봉일억님 감사 합니다.
    요즘은 출조이야기를 올리시지 않기에 무척 궁금했습니다.
    저도 따뜻한 봄날을 학수고대 하고 있답니다.
    물론 겨울 동안에도 날씨만 된다면 가끔씩은 물가에 가겠지만요.
    다시 만나 낚시 이야기, 물고기 이야기, 그리고 사는 이야기 나눌 날을 기다려 봅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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