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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옥포랜드... ( 옹박이를 아시나요.)

    낚고지비 / 2013-08-26 20:26 / Hit : 2887 본문+댓글추천 : 0

    지난 토요일, 어제 일요일, 그리고 오늘 월요일까지 연 사흘을 옥포랜드를 찾았습니다.

    7, 8월 두딜 가까이 낚시를 하지 못하였던 갈증을 한꺼번에 씻어 버리기나 할 듯, 어제는 밤 늦게까지 낚시를 했었습니다.
    덕분에 밤새 끙끙 앓았지요.
    '오늘은 쉬자.' 라고 마음은 먹었지만, 아침에 눈을 뜨고는 별 수 없이 흐릿한 눈을 부비며, 흔들리는 다리를 억지로 가누어 주차장을 향합니다. 결국은 옥포랜드로......

    아홉시쯤 도착을 하였더니 수차만 혼자서 씩씩하게 돌고 있고 물가엔 아무도 없습니다.
    수달 사장님 몰래 수차 끄고, (사실 저도 물 흐름이 너무 강하면 낚시를 하기 힘이 듭니다. )
    떡밥그릇 하나, 수건 한장 챙겨들고 늘상 앉던 자리에 가서 주변을 정돈 합니다.

    우선 어분 100cc 녹이고...
    앗, 오랫만에 옹박이가 근처에 와서 애교를 떱니다.
    지난 이틀간은 내가 낚시를 나온 것을 몰랐던지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던 가시내가 오늘따라 유난히 정겹게 양양 거립니다.
    사실 옹박이는 저의 오전 낚시 동안 말동무겸, 보디가드 입니다.
    오전 낚시를 시작 할 무렵 제 옆에서 어분 두어줌 얻어 먹고는 한걸음 떨어져 늘어지게 한잠씩 자고 가는 게으름뱅이죠.
    7월 초순까지는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여서 무거운 배를 안고 뒤뚱거리며 다녔는데,
    제가 물가에 가지 못하는 동안 몸을 풀고 날씬해져 있더군요.
    (사실은 새끼들을 키운다고 너무나 비쩍 말라 심하게 안타깝게만 보였습니다.)

    오랫만에 옹박이가 애교를 떠는 모습을 보니 차마 어분을 아낄 수 없습니다.
    탈탈 털어보니 약 250cc 정도 되는 군요.
    까짓거 하는 마음에 다 녹여 버립니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숙성을 시키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어분이 충분히 숙성 될 동안 채비를 준비 합니다.
    오늘따라 찌맞춤도 더디고, 수심측정도 어설프고,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한 30여분이 후딱 지나 갑니다.
    그동안 배고픈 옹박이는 빨리 밥 달라고 칭얼거리다, 제 무릎에 뺨 비비며 아양 떨다, 토라진 척 두어걸음 물러섯다...
    하옇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저를 압박 하는 군요.

    드디어, 낚시 준비도 끝나고, 흐르던 물도 조금씩 흐름이 줄어들고, 마침 어분도 쓰기 좋게 숙성이 되고...

    떡밥그릇 뚜껑에 (저는 작은 밀폐용기를 제 어분 그릇으로 씁니다.) 옹박이 아침 식사로 두어줌을 먼저 덜어 준 뒤,
    바늘에 미끼를 달아 수면으로 날려 봅니다.
    착한 짓을 해서 복을 받았는 지, 세번 투척 후 부터 적당한 사이즈의 잉어들이 따박따박 물어 줍니다.
    한 열마리쯤 건졌을 때, 첫 그릇을 속시원히 비운 옹박이가 못내 아쉽다는 듯 다시 양양 거리기 시작 합니다.
    또 한두줌 더 집어 준 뒤, 비쩍 마른 옹박이가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물끄럼히 내려다 봅니다.
    '그래, 너라도 많이 먹어라, 그래야 힘을 차려서 새끼들 튼튼하게 건사를 하지.'

    오늘따라 옹박이가 무척이나 귀엽고 기특해 보입니다.
    옥포랜드에서의 아침 낚시동안 내 유일한 친구인 옹박이가 예전처럼 빨리 토실토실 이쁜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내일도 별 일이 없다면 아마 옥포로 향할 것입니다. 여전히 옹박이는 제 모습을 보고 양양거리며 다가 오겠지요? 벌써 내일 저를 반길 옹박이가 보고 싶습니다.

    (다음엔 임신 중이던 뚱뚱이 옹박이 모습과, 출산 후 비쩍 말라버린 가녀린 옹박이 모습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조행기가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가끔씩은 신변잡기 같은 이런 글을 올리는 것도 썩 재미 없지는 않겠다 싶어서 올려 보았습니다.)

    대명동 13-08-28 05:20
    재미있읍니다
    마음씀이고맙고요
    옥포랜드올라가서뵙게되면
    커피한잔데접하죠.ㅎㅎ
    금양 13-08-29 20:53
    옹박이 ㅎㅎ

    자식들 줄려고 고기 낚아채고 유유히 지나가는 옹박이 ㅠㅠ
    정리(靜里) 13-08-30 12:24
    박선생님 고요한입니다. 언제 한번 뵈야 하는데... 너무 반가워서 댓글로 인사드립니다.
    낚고지비 13-08-31 02:52
    정리님 정말 노랫만이네요. 낚시터의 지인들께 가끔씩 소식은 들었습니다. 잘 계시죠? 제 몰골이 요즘 좀 그래서 부끄럽기는 하네요.
    요즘은 옥포에서 쉬고 있으니 언제든 시간 되시면 한번 놀러 오십시오. 차나 한잔 하십시다.
    빈이아빠 13-09-04 02:21
    낚시도 좋지만 선배님 뵙고 싶어서라도 옥포 한번 가야겠네요.
    무태 문 닫은 후론 아버지도 가실 곳이 없어 출조를 안하십니다.
    모시고 한번 가지요.

    정리님도 다시 낚시 시작하셨나봐요.
    얼마 전 붕세에 장비 올리신 거 보고 번호 따놨는데...
    정리님 보니 up 이부장님 생각도 나고...

    어부목사님, 늘초보님, 손부장님도...
    예전 같이 낚시 하시던 분들 언제 물가에서 다시 모여 낚시할 수 있을지...

    옥포로 곧 출조하겠습니다.
    낚고지비 13-09-04 21:54
    빈이아빠아우님 감사하네, 안그래도 무태가 없어져 무척이나 섭섭하고 답답했다네.
    올해 여름은 또 얼마나 무덥던지... 근 달포 이상을 낚시를 못하다가 이제 겨우 조금 기운을 차리고 다시 낚시를 한다네.
    그래도 이젠 작년처럼 하지는 못하고, 낚싯대도 7,8,9척 겨우 쓰고, 오전 여덟시쯤 시작하면, 오후 서너시면 대를 접곤 하네.

    보고 싶으이. 어르신도 뵙고 싶고...

    조만간 한번 보세. 그런데, 자네가 출조 하기엔 조금 거리가 있어서 괜히 초대를 하면서도 미안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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