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터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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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벗이오니 ......

    가야인 / 2004-02-28 02:52 / Hit : 1914 본문+댓글추천 : 0

    늘 그렀듯 대를 드리우면 마음이 한가해진다.
    물가에 앉아 찌를 바라보노라면 세상사에 쫓기던 마음도 조금은 여유를 찾고
    인생의 고해에서 표류하던 지친몸도 아지못할 자연의 정기라도 흡수한양
    가슴가득히 내공이 충만해옴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손맛보다 더깊은 낚시의 또다른 맛이다.

    화웡유원지를 지나 사문진교란 무언가 마음와닿는 이름을 가진
    낙동강 다리를 건너면 고령군 다산면이다.
    다리가 놓이기 전 차도 싣고 소도싣고 사람도 실어나르던 철선이
    힘겹게 낙동강 물살을 가르며 강을 오르내리던 일이
    그리오랜 옛일이 아니언만 이제 떠올리면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렸다.
    이길을 내쳐 달리면 마침내 운무를 머리에인 가야산 아래
    새둥지 같은 나의 오두막이 있다.
    이틀 사흘에 꼭 한번은 농장에 들러 연로하신 부모님을 보살피고
    개도보고 새소리도 듣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다.
    따뜻해지면 농장에 연한 저수지에 대를 드리우기도 한다.
    농장가는 길목에는 야동손맛하우스낚시터가 있다.
    규모가 작은 만큼 입질받기가 수월하며 일만원의 입어료도 만만하다.
    참새방앗간처름 당연히 오며가며 들린다.
    벗도 있고 선후배도 있으나 물가에 앉으면 모두가 釣友이다.

    전일 야동에서 참 반가운 조우들과 조우했다.
    조정의 녹을 받다 낚시한 번 실컷해보겟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중원에나와 가창변방에 **만세란 아리송한이름의 객잔과 어점을 차려두고
    장사보다는 오가는 조우들과 釣酒之交를 즐기는 ㅈ님이
    온갖유혹에도 혹하지않고 오직바닥낚시만을 고집하는 월간**사의 ㅊ기자님과
    함께 앞산넘고 낙동강 건너 어려운 걸음을하신 것이다.
    이모두가 화가의 길을 걷다 붓대신 낙숫대를 잡은 넉넉한 덩치만큼이나
    여유만만한 낚시철학이 좋은 후배 ㅇ의 농간인듯싶다.

    으랏차차 ~
    고기가 물을 만났으니 당연히 일합을 겨룬다.
    모두가 깨질 때 깨지더라도 낙수로는 꿀리기 싫어하는 꾼들이다.
    모두들 비장의 진법을 펴고 정중동의 초식을 펼친다.
    여유롭고 중후한 찌올림을 음미 할 수 있는 전통적 바닥낚시와
    외래기법이나 다이나믹하고 스피디한 내림낚시 .....
    찌불을 응시하는 안광이 불꽃을 튀기고
    챔질의 파공음이 물살을 가르며 승부의 짜릿한 긴장이 하우스를 감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
    팽팽한 승부의 균형이 깨지며 온몸의 털을 세우게하던 순간이 지나자
    물에 어리는 모두의 얼굴에 천진한 미소가 번진다.

    장르가 어떻고 기법이 어떠한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
    누가 고수이며 누가하수인지도 중요하지않다.
    누가 이기고 짐 또한 개의치 않는다.
    그저 물이 있고 벗이 있고 한 잔의 술이 있어
    크게 웃을 수 있음이 즐거울 뿐이다.
    有朋自遠方來 니 不亦樂乎라....
    수천년전 先人들의 흥이 절로 가슴에 되살아나는 유쾌한 출조였다.

    낚시꾼과선녀 04-02-28 14:37
    멋진 조행입니다.
    '그저 물이 있고 벗이 있고 한 잔의 술이 있어 크게 웃을 수 있음이 즐거울 뿐이다'
    참말로 멋진 표현입니다.

    너무나 멋진 조행을 하신 가야인님!
    부러워...부럽습니다.
    머쪄머쪄 04-02-28 16:32
    가야인님 안녕하세요
    머쪄머쪄라고 합니다.

    님의 글 중 맨마지막 들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장르가 어떻고 기법이 어떠한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언제나 옛 선인들의 흥처럼 즐거고 멋진 낚시를 하시길 바랍니다.
    붕사랑 04-02-29 21:51
    간마네 수준높은 조행기를 읽언거같네여
    가야인님은 낚시도 엄청고수이실거가튼데 언지한수배울수 이슬런지요
    훔훔....털을세울 정도의 승부라니대단함돠
    일타이수 04-03-01 21:59
    오랫만에 글올리셧네요
    언제 함모여서 붕어보다 두꺼비 몇마리 잡아야죠 ㅎㅎ
    건강하시길빕니다
    가야인 04-03-10 01:32
    낚선님 늘 월척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시는 님을 지켜보고잇습니다.
    졸문을 크게 평해주시니 송구할뿐입니다.
    머쩌님 야동에 두번 다녀가셧단 말씀들엇습니다.
    좋은말씀 많이남기고 가셨단 애기도 들었습니다,
    뵙지못했음을 아쉽게 생각하며 언제한번 영주가볼까 별르고 있답니다.
    붕사랑님 전하수중에도 아주허접떼기지요.
    그냥 제가겪은 일상을 운영진에서 윗글에서 바라는 바를 나름대로
    조향기에 충실하게 써보느라 이렇게 엉터리글이 되버렸네요
    과찬은 거두어주시고 언제 한번 물가에서 뵐까 합니다.
    정구..못본지가 꽤된듯하이 언제 함모여 한수겨뤄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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