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터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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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달은 피노키오...

    소인배 / 2010-05-25 03:28 / Hit : 3010 본문+댓글추천 : 0

    오후가 되니 몸이 건질거린다..금요일 합천 죽?지 탐사에서 얻은 몸살기운이 가시지 않았는데,,
    구름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또다시 길을 나서게 만든다...
    아직 미열이 있어 자연지를 찾긴 힘들것 같다. 근처의 손맛터에서 냄새 나는 망태기나 말려야겠다 생각하고 옥포낚시터로 향한다.
    주인장은 없고 탕에는 딸랑 3명만 보인다...연휴의 후유증이리라...

    사무실 앞쪽에 김모팀장님이 보인다...다이?필드스탭인 이양반은 언제 뵈도 점방이 깔끔하다...
    다양한 메이저급 대회에서 수천만원(너무 거창하나?)의 상금경력이 있는 분이지만, 나는 한번도 이사람이 고기를 잘 잡는다고
    생각해 보지않았다...하지만 낚시는 정말 잘하시는 분이다....정열도 대단하고....무엇보다 소탈하다...

    입질 좀 옵니까? 내가 한 말이지만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질문인가? 손맛터에 입질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지....
    하지만 한달에 한두번 찾는 입장에서는 절실한 질문이다...

    이게 첫밥입니다...하며 케스팅을 하신다...옆자리에 점방을 편다...
    선죽12척,,4푼이 좀 넘을것 같은 소세지형찌의 굵은 솔리드, 40에50 정도의 목줄, 곡물이 섞인 어분. 바라사5호 정도의 바늘..
    곁눈으로 슬쩍 훔쳐본 김팀장 채비다....나도12척을 편다...2푼대의 슬림한 바닥용 찌를 고르고, 27에 30으로 0.4호 목줄을 세팅한다...
    김팀장님의 채비는 공격적인 바닥층 채비다..빨리 바닥으로 내리고 바닥층에서 받이치기가 쉽게 되는 채비다...몸짓이나 붕어부상을 일으키기 쉬울것이다.
    하지만 나의 채비는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가지만 짧은 목줄로 인해 받아치기가 덜 나올것이다..대신 저푼이니 예민성에서 유리할 것이다.

    옥포는 중층이 금지되어있다....김팀장님이나 나나 증층이 금지된 곳에서는 되도록 받이치기를 하지 않는다...표층이던 바닥층이건 왠만하면
    하지 않는다... 차라리 중층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올림하시는 분들에게 분명 영향이 간다 생각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예의라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내기를 하자 하신다...이 양반 별명이 불나방이다... 설명이 필요없으리라...
    앉으면 붙는다...하지만 딴 돈을 자기 주머니에 넣는 경우를 나는 아직 본적이 없다....한 그릇 대접하자....
    1시간.. 정흡...마릿수...받아치기금지...암묵적인 우리만의 룰이다...몇마린지는 모른다..김팀장님이 한마리 앞서간다..
    이거 생선들의 힘이 장난이 아니다..제압이 힘들다....목줄을 몇개나 해먹었다..

    이집 주인장이 물갈이 한다고 하더니 정말 물빛이 다르다....물이 좋으면 손맛은 당연히 좋아진다....
    김팀장님이 몸통걸림이 많아진다....그럴줄 알았다...겨우 동점이 된다....
    선죽12척...휨새도 아름답고 손맛도 쥑인다. 그 시절 그 가격에 저만한 대 흔치않다...하지만 초기 제압에 어려움이 있다..
    김팀장...수많은 게임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순간 대를 빼앗낀다..선죽.ㅋㅋㅋ.그리고 원줄이 나간다....
    저녁은 맛이 있을것 같다...

    한세트의 찌...그중에서 아끼는 찌...옥수수가 아니 이빨이 빠진듯 괴로워한다...
    생선은 이 찌를 달고 사라진다.... 문득 천안함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생선의 이동경로가 잠망경처럼 떠오르는 찌톱으로 인해 파악된다....
    상상보다 빠르고 행동반경도 넓다..공교롭게도 낚시하는 세분의 자리 앞에서만 떠오른다....
    찌를 달고도 밥을 찾는구나....손맛터 생선의 식탐은 정말 대단하다....
    김팀장님, 찌를 찾는 지름길은 집어 같습니다. 집어..나의 말을 수긍하는 눈치다...
    일때문에 점방을 접고도 물가에서 수면을 계속 쳐다보신다...집나간 딸자식 기다리는 부모 비슷한 모양새다...
    낚시터를 나서는 그분의 뒷모습이 게운치 만은 않다..

    저녁을 먹고 자리로 돌아오니 내 찌 바로 옆에 그 찌가 서있다..집어의 효과인가..배가 많이 고팠던 모양이다...
    찌 찾아 놓았다는 나의 전화에 기뻐하신다...낚시꾼에게 찌는 남다른 애착이 가는 물건이다..
    낚시하는 동안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애뜻하게 바라보는 것.....그래서 애정도 많고 오해도 많은 모양이다..
    서치를 켜고 밤낚시를 한다....주인장인 수달님이 얼굴이 말이 아니다....거짓말을 많이 해서일까? 피노키오처럼 코가
    주먹만하다...알콜성 넘어짐이 원인이라 하신다...이 양반도 물건이다...탕바닥 뻘 제거한다고 수중펌프를 개 끌듯
    끌고 낚시터를 방황한다...참 스스로 힘들게 사시는 분이라 생각하지만 부지런함 만큼은 배우고 싶다....
    객이 주인을 칭찬하는 것은 어찌보면 거래의 오해가 생길 수 있으나 아니다...이 분의 부지런함 만큼은 칭찬해
    드리고 싶다....물갈이도 했다 하신다.....노력하신 만큼 손맛으로 돌아올겁니다라는 나의 대답이 빈말만은 아니다..

    그만 정리하고 집에 갈까 하는데 입질이 너무 까끔하다.....제작년 개나리 하우스에서 미꾸라지 잡은 이후의 최대 이벤트다..
    뱀이다.....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 졌다..뱀...이다....하니...주인장 왈 뱀장어란다...백마리나 있단다....
    주인장 코가 더 커지리라....촬영을 하려다 물에 빠뜨린다....
    다음에 잡으면 주인장 몰래 고아 먹어야지.....하니 주인장 유쾌하게 웃는다....껄껄껄

    산림꾼 10-05-25 18:05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봄철낚시.. 전잘안되던데...

    담에는 바법좀 전수 해주세영..
    SORENTO00 10-05-25 19:10
    내림낚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이지만

    소인배님의 글을 읽으니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경륜이 묻어나는 좋은 글솜씨의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또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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