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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장미의 추억 (1부)

    안동어뱅이 / / Hit : 4679 본문+댓글추천 : 0


    1부
    까까머리 소년은 학비를 벌기 위하여 토끼를 길렀습니다.
    소년은 방과후나 틈나는 대로 강가로 다니며 토끼풀을 뜯었습니다.
    강가로 이어지는 들판의 보리밭둑과 강둑에는 언제나 토끼풀이 많았습니다.
    넓은 들판에는 보리밭이 있고 그 보리밭 가운데 시멘트기와집이 있었고
    그 집은 검은 페인트칠을 한 판자울타리가 있었습니다.
    검은 판자울타리에는 줄장미를 가득히 심어 보리가 익어 가는 5월이 되면
    줄장미는 피를 토하듯 붉게 피었습니다.

    소년은 언제나 장미꽃이 좋아 강가로 갈 때는 그 집 앞을 지나다녔습니다.
    그리고 그 집에는 누가 사는지 열린 대문을 기웃거리며 지나다녔습니다.
    어느 날, 햇빛이 빛나던 날,
    대문을 기웃거리던 소년은 발길이 얼어붙었습니다.
    줄장미 틈새로 열린 대문 안 마루에는 단발머리 소녀가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정신이 없이 바라보던 소년은 책을 읽다 바라보는 소녀와 눈이 마주치자
    죄지은 사람처럼 도망을 쳤습니다.

    그 날 이후,
    소년은 열병을 앓는 사람처럼 그 집 앞을 지나다녔습니다.
    언제나 토끼풀 망태를 어깨에 짊어지고 대문을 기웃거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오후,
    강가에서 머리를 감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하늘에 빛나는 태양이, 흐르는 강물에 반사되어 은물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검은머리를 강물에 감고 있는 소녀의 부라우스가 위로 당겨져 우유 빛 허리가
    태양아래 빛나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그 우유 빛 허리를 가슴 두근거리며 바라보았습니다.

    머리를 감다 인기척을 느낀 소녀는 물이 흐르는 머리칼을 말아 쥐고 뒤돌아 보다
    소년과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습니다.
    얼굴에는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황급히 망태를 들고 밭둑 길로 사라졌습니다.

    소년은 강가에서 소녀의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석양이 강물을 붉게 물들일 때 소녀는 언덕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일부러 소녀가 있는 밭둑 가에서 풀을 뜯었습니다.
    그러나, 가슴만 두근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날 무렵,
    보리가 익어가고 장미가 꽃잎을 떨구던 날
    소녀가 옆에 다가 와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소년은 중학교 3학년, 소녀는 고등학교 3학년이였습니다.



    박중사 03-07-17 12:17
    글의 서두가 완전히 예술입니다.
    다음편이 궁금 해 집니다.
    빨리 올려 주십시오.
    순진한 소년의 감미로운 첫사랑
    이야기가 그려지는 것 같슴니다.

    건강 하세요.
    탈퇴한회원 03-07-17 15:01
    단편소설입니까
    읽을 준비 했습니다
    계속 연재는 해 주실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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