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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지기 친구.....

    까까요 / / Hit : 2427 본문+댓글추천 : 0

    쌀쌀한 갯바람이 귓볼을 스치는 겨울의 초입.....

    6년간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스탭 생활을 마감하구 드디어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첫발을 내딪습니다...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아니 아니...용광로처럼 활활 끓어올라 금방이라도 용암을 분출할듯 합니다..

    그래! 이제부터 훨훨 날아보는거야.....넌 , 잘 할수있어..무엇이 두려운 거냐!.....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부산 광복동.....그당시 부산에서는 제일의 번화가 였습니다...

    드디어 디자이너로서의 첫출근....첫 고객을 맞이 합니다...

    동주 여전 2학년 졸업반 이라 합니다.. 참! 곱습니다...아름답습니다....

    야리야리한 몸매에 ..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전형적인 미소녀 입니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고객님! " 네 조금만 다음어 주세요.선생님! " 어쩌면 한마디 한마디 내밷는 말도 요래 이쁠까요....

    혼신을 다해 정성을 기울입니다...그동안 피나는 노력을 하였으니 별 ~ 두려움은 느끼지 못합니다....

    마치 가위손의 한장면을 연상시키듯이 쓱쓱 싹싹 ..덩~실 덩~실 가위가 춤을 춥니다.....

    20여분의 시술시간이 끝이 났습니다.....고객분께 한마디..넌즈시 여쭈어 봅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고객님! ...

    네! 감사합니다.선생님..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잘~되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선생님!

    온몸에 전율이 느껴집니다...마치 짝사랑하는 여인네를 만난듯 ...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아리따운 고객분께 한마디 올립니다...

    고맙습니다..저의 첫 고객이 되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평생 잊지 않으렵니다...

    감사하구 고맙습니다.....배웅하는 내도록 연신 고개를 숙입니다....


    축하하요! 첫 손님 잘~받으셨네....

    누구지? 소리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려봅니다..

    짜리몽땅하구 머리는 반쯤 벗겨진....참~볼품없어 보이는 인간 하나가 멋적은 웃음을 짖고 서있습니다...

    아~예 고맙습니다.....담배 피웁니까?... 네! ... 한대 피우러 갑시다...

    휴게소에 들어서니 담배를 한까치 건넵니다...그리고 이내 불을 붙혀 줍니다....

    나도 여기 디자이너 입니다...올해 몇살입니까? ....예 스물 여섯 입니다...

    내 보다 한살 적네...에~이 기냥 우리 친구 하입시다... 됐제?

    어~허이 참내! 뭐시 이따구가 다있노! 지 혼자 북치구 장구치구 다합니더..

    반 똥가리 만 헌기..... 바리 반말로 퉥 밷어 부리네요.....허허..

    근디. 찬찬이 훝어보이 귀여운 구석도 있네요...

    얼굴도 동글동글허구 해맑은 웃음에 ...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같은 행동....가까이서보니 타조 머리도 나름 귀엽네요...

    까짓거 그래! 친구하자....

    그러고보니 앞만보구 달려온 6년이란 세월동안 변변한 친구 하나 만들지 못하였네요.....



    시간이 조금흐른후 타조머리 친구에 대해서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매장내에서 최고로 손님이 많은 미용사....광복동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기술이좋은 미용사....

    가난하구 형제많은 가족중 장남....성질한번 내지않는 순하디순한 성격 .....그런 친구 였습니다...

    그렇게 둘은 매일매일 붙어 다녔습니다...

    넘들이 보면 무신 동성연애라도 하는줄 착각할 정도로 늘~ 붙어 다녔습니다..

    퇴근후에도 저그 집에는 안가구 내뒤만 쫄쫄 따라옵니다...

    아마 일주일중 5일은 제 자취방에서 더부살이를 한듯 하네요...

    친구는 내보다 단골 손님이 많아 월급을 두배나 많이 받았습니다....

    매일 밥을 밥먹듯이 굶든넘이...친구덕에 우짜다 고기도 한번씩 얻어 묵습니다....

    돈없는넘인줄 잘알고 있는 친구넘은 고기집에서 주문을 할때 꼭 6인분을 시킵니다....

    둘이서 6인분이면 적은양은 아니지요....속깊은 친구가 마음편히 먹으라구 항상 넉넉히 시켜 주었습니다....

    혹여 제가 계산이라도 하려들면...득달같이 카운터로 뛰어 와서는 ...지가 계산을 합니다..

    니보다 내가 쪼매 더 번다 아이가!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그래! 고맙다. 친구야! 니덕에 고기도 묵어보네.....


    지난주에 부산에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2년만에 상가집에서 그친구와 다시 만났네요......근디 이넘! 대뜸 한다는 말이 " 니 2년동안 왜이리 늙었노? 완전 할배네!"

    이런 써글넘! 니도 시골가서 마음고생 쪼매해봐라 안 늙는지......좌우간 억수로 반갑십니다.....

    이친구랑 저랑은 같은브랜드의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친구는 이제 자리가 잡혔구 저는 아직 조금더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이런저런 살아온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야! 친구야 니 부산까지 왔는데 회 한접시 하러가자.....밥도 안묵었제?

    아~ 이짜식이 아직도 밥굶고 댕기는지 아는갑습니더......

    그래 ! 회한접시 하러가자...오늘은 내가 살꺼구만.....

    광안리 바닷가에서 소주 한병에 회 한접시...마음착한 친구가 옆에 있으니 ......모처럼에 행복에 빠져듭니다...

    이런저런햬기를 하다보니 벌써 돌아올 시간입니다.. 내일 영업을 하여야 하니....

    친구가 손을 내밉니다....따뜻하네요.....

    야! 친구 ! 밥굶지말구..... 천천히 가자...우리 한테도 언젠가는 따뜻한 볕 드는날 안오겄나? 그라고 아프지 마라!

    고맙다 친구야! 따듯한날 ....그날 다시 만나 자꾸나.....아프지 말구 건강하시게.....

    붕애성아 11-11-28 16:12
    까까요 님 글은?

    구구절절 삶이 묻은

    애뜻함이 서려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좋은 인연을 두셨군요

    서로 잘 보지는 못해도

    언제고 마주치면 어제도 봤던 것 같은 친구~

    그런 친구를 두셨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라고 아프지 마라!"
    동대문낚시왕 11-11-28 16:15
    맘속까지 따스합니다 ~~ ^^

    참으로 좋으시겠습니다 ~~ 그런 친구분있으니 얼마나 든든하시겠습까 ~~

    그 우정 끝까지 변치 마십쇼잉 ~~ ^^
    제작자 11-11-28 16:45
    참으로 아름다운 우정입니다
    삶의 그날까지 변치 않토록 귀히 여기세요
    소년과 같은 맑고고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두분의 앞날에 언제나 봄날이 머물기를 기원합니다
    신기루 11-11-28 17:24
    아름다운 우정이 보기 좋습니다

    항상 두분의 앞날에 즐거운 일만 가득하십시요

    변치않는 우정이어가십시요
    월붕1 11-11-28 17:38
    좋은글 감사합니다...

    지금 부x 친구에게 전화합니다.....
    우짜노 11-11-28 17:45
    연륜의 글~~~~

    잘 읽었읍니다~~~

    인연 잘 이어 가시길 ~~

    두분다~~

    건강하세요~~
    SORENTO00 11-11-28 18:28
    두 분의 우정이 참 아름답습니다.

    두 분 모두 더 성공하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정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붕어우리 11-11-28 19:40
    참 곱디고운 글을 읽습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그 온기가 가득하네요.
    빼빼로 11-11-28 20:13
    어려운 시절에 아름답고 슬픈 추억이 참많네요~

    그분과에 우정은 평생함께 하시길요~

    편안하게 잘 읽고갑니다.^)^*
    산골붕어 11-11-28 23:56
    참으로 좋은친구가 옆에 있어니

    까까요님이 엄청 행복하겠습니다

    직업병을 피할수있는 운동법도 개발 하시길
    까까요 11-11-29 10:12
    다녀가신 선배님.칭구님.후배님.. 감사합니다...

    미흡한글에..따뜻한 정 주셔서 고맙습니다...^^
    붕어와춤을 11-11-29 10:16
    주위에 좋은 친구 많은분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큼 배풀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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