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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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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울 동네 곱추 아저씨께서 당구장에서 하루에 7연승한 얘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지금은 진작에 없어졌지만, 면소재지에 유일하게 당구장이 하나 있었더랬습니다. 그 당구장을 동네 형님이 인수를 하셨고, 저는 그 형님과 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짬짬이 당구장을 관리+감독하는 위치에 서게 됐겠죠. 그날도 연애 때문에 몸과 마음이 바쁜 형님을 대신해, 아침에 간단한 청소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비가 보슬보슬 오던 날씨라서 그런지 벌써부터 선배님들께서 당구장으로 출근을 하시기 시작하더군요. 1시간 정도 즐겁게 하하하 호호호 떠들며 당구를 즐기고 있었는데, 끼익~ 하는 출입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이상한 바람 한줄기를 몰고 오면서 무슨 개척시대 서부 사나이 처럼 버지니아 슬림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동네 곱추 아저씨께서 입장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남들은 전혀 눈치를 못 챘지만, 저와 제 1년 후배는 그분 등장하는 모습에 마주보며 몰래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곱추 아저씨께서 모자를 쓰셨는데, 그 모자 제목이 하필 <다카바>였거든요. 다카바는 제초제 종륜데 그 어떤 논 잡초라도 다 카바하고 만다는 무시무시한 제초제랍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날 동네 곱추 아저씨는 다카바 모자를 쓰시고 7연승을 했습니다. 개인전 5승 편먹기 2승. 개인전 5승 중에는 라스베거스에서 당구를 16년 동안 익히고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고향으로 온지 20년 된 300 치는 제 1년 후배도 포함됐고요. 편먹기 1승에는 이 지역에서는 감히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제 1년 후배와 제가 연합해서 팀을 먹었었는데, 저희팀은 곱추 아저씨 팀에게 쿠션도 한번 들어가지도 못해보고 40분 만에 두 게임을 내리 지고 말았습니다. 울면서 다시 라스베거스로 가겠다는 후배를 말리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던지요. 저도 괜히 서러워서 눈물이 막 나고... 암튼, 그날은 지역에서 난다하는 중수&고수들이 추풍낙엽처럼 곱추 아저씨게 완패를 당했습니다. 평소에은 그 아저씨께서는 주로 구경을 하시거나 한두 게임 치시고 마시거든요. 여튼, 소주,맥주,통닭,족발,짜장면,탕슉,만두... 를 모두 공짜로 드신 곱추 아저씨께서는 그 이후로도 1주일 정도 <다카바>모자를 쓰시고 당구장에 나타나셔서 무림을 평정하셨더랬습니다. 후배와 저는 그 모자에 어떤 마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짐캐리가 주인공이였던 그 '마스크'란 영화를 상상하면서 말이죠. 결구 제 후배는 당구 500 치는 지역 형님을 이겨보겠노라고 그 <다카바>모자를 빌려서 기어코, 500 치는 형님을 이겨보이기도 했답니다. 참! 그 곱추 아저씨께서는 120을 치십니다. 겨우 40년째.

동네 곱추 아저씨와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며 가끔씩 서로의 일손을 돕곤 합니다.
최근엔 그 김치냉장고 '딤췌'를, 그것도 화물차에서 내려 부엌까지 옮겨드렸습니다. ^&^*
대학 다닐때 해남이 고향인 친구놈과 늘 복식으로 도장깨기 하러 다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사짜팀님/
각 지역 당구장으로요? ^^;
몇해전 돌아가신 장인어른의 모자가 생각납니다.

모자 전면에...."삭술이" 라고 써있었는데...그것도 농약의 일종인듯..

삭술이.....삭스리....싹쓸이.....ㅎ
주다님/
헉... @.,@;
그 모자 조심하세요.
뭔가 주술이 걸려있는지도 모르니까요.
음......
아직까지 우리동네서 당구로
나를 꺽을사람은 없습니다백전 백승~~
30년째 무적의50다마입니다
쿠션없는~~~
나도 전성기때 400까지 쳐봤는데
지금은 250이 딱이더군요 ㅜㅜ

300전성기때 한큐에 기본 스무개 정도나
아도 치던 시절일때
한번도 못이긴 노가다 하던 이름모를 아저씨 한명이 떠오르네요ㅜㅜ

어제는 즉빵쳐서 2만원 땄네요 ^^ㅎ
이박사님!
설마 각지역이었겟습니까!
학교 앞 마당이었겠지요,,,
만일 지역으로 다녔다면 지금쯤 sbs 당구에 나왔겠지요,,,,
분명 숨은고수임에 틀립없습니다.

강호로 나가라하시지요^^~*
그 모자쓰고 백고무신 신고 낚시하면 현지인이라꼬 뭐라 안캅니다. ㅎㅎ
동거니 성님과는 당구 안 쳐야겠어염. -.,-; ㅋ

구강님 포스도 잡기에 상당히 능하실 것 같았습니당.
잘 지내시죠? ^^

사짜팀님, 구강님, 저, 제시켜알바님 이렇게 4총사는 일단 만들어졌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 같이 모여서 70년을 위해 건배도 해야 할 필요성도 느낍니다. ^^

림자님/
이제 다 옛날 얘기지요.
그나저나 그 다카바 모자를 얻었어야 했는데요. 아하!
붕춤님/
맞습니다.
현지에서는 그래도 현지꾼 무시하는 분 별로 없잖겠습니까. ^^*
그래도 클라이막숀?

전술의 제초제

사람도 여럿 잡았다는...
당구장 글읽다보니 문뜩 후배 한사람이 생각나네요
작천(면소재지)이 고향인 박*호 삼사백정도로 기역되는데
충장로 왕* 당구장에서 끼고좀 놀았는데 지금은 어디있는지
궁금하네요
혹시나 아시면 연락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의 외모만 보고
다들 공부만 한 줄 생각 하시겠지만

한때 저도 면단위에서는
좀 먹어주던 쓰리쿠션의 귀재 였지요.^^

오죽하면 지금도 타이순이 저를 보고
당구의 신 , 줄여서 "당신"이라 할까요.

얼음 낚시계의 지존 "빙신"이 있다면
당구계에선 "당신" 이 있습니다.


다카바 모자 구하시면 연락 주삼.
핵교댕기면서 당구장 알바할 때가 생각나는 구만요.

에휴,,,세월이 이케 간나 ㅡ.ㅡ;;;
저를 위해 불러 줬던

타이순의 응원가가 지금도 귓가를 맴돕니다.


당신 사랑하는 내 당신 둘도(셋도넷도) 없는 내 당신

당신 없는 이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붕맨님/
그라목손요?
그 약은 '악마의 물약', 이나 '죽음의 물약' 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극약이지요.
시골에서도 심심찮게...


하리마오님/
저도 작천 삽니다만 선후배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석합니다. ^^;


소풍님/
이제 당구계는 후배들에게 물려주시고 풍 정가를 공원화하시는데 주력하심이 어떠시올지... ㅎㅎ


감사해유님/
월척 낚으시면 사진이나 쫌 올려주세요. ^^
피러 이미지가 하도 지적이라 안 믿으시겠지만,
1000을 쳤습니다.
세 큐에 끝내지 못하면 승패에 상관없이
기꺼이 당구비를 내곤 했지요.
물론 10분에 80원하던 시절입니다만.
정점이라 생각하니 미련 없이 끊어지더군요.
오!
피러님은 고수셨군요.
깨갱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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