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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재구성 2

    피터™ / / Hit : 3031 본문+댓글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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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은 여름내내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저수지마다 반쯤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낚시꾼에겐 저주의 땅이지요.


    오랜만에 대형지를 찾아가 봅니다.
    역시 수위가 바닥이네요.
    제방권의 골자리로 들어갑니다.
    수심이 꽤 나옵니다.
    누군가 홀로 앉아 릴 여섯 대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36 32 29, 3대만 핍니다.
    수온이 높으면 붕어가 뜨겠지요?
    연주찌를 바늘 쪽으로 조정합니다.
    12시 까지 짬낚 예정입니다.
    초저녁 장은 역시나 꽝입니다.


    코펠을 챙기는데, 엄청 굵은 산지렁이 한 마리가 째려보고 있습니다.
    이런 닝기리~
    나, 피러야 임마!!!
    문득 초봄에 가물치꾼이 건너편 돌무지쪽으로 릴을 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 붕어가 안 되면 가물이라도...


    비상용 릴을 꺼내 외바늘에 산지렁이를 답니다.
    돌무지를 향해 날리며 주문을 겁니다.
    가물이나 장어나. 장인어른을 위해!
    초릿대에 캐미를 전기테이프로 고정하고 라면을 먹습니다.


    릴꾼이 살림망을 보고싶어합니다.
    일곱 치, 고만한 놈으로 세 마리 들었습니다.
    나중에 갈 때, 자기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자고 합니다.


    32 대 캐미가 꼬물댑니다.
    브레이크를 다시 한 번 확인해봅니다.
    찌가 서서히 발기합니다.
    소풍님 말처럼 전립선이 찌르르합니다.
    찌가 정점을 찍고 옆으로 기울면 챌겁니다.
    피러 채비의 챔질타이밍이 그렇습니다.
    자, 키대로 솟아봐라!


    이런 젠장!
    32대 찌가 스물대며 정점을 향하는 순간,
    릴의 초릿대가 활처럼 휘어집니다!
    그래, 붕어는 자동빵하고, 가물이를 잡아보자!
    이건 뭐, 힘이 무지막지합니다.
    릴의 드래그가 역회전을 합니다.
    침착하자 피러야. 자게방 할배들 염장을 질러보자.
    릴꾼이 뜰채를 들고 옵니다.
    장어다!!!
    주인공보다 구경꾼이 더 흥분합니다.
    선생은 오늘 로또 주운겨~
    장인어른 고아드리면 좋겠네요.
    검은 봉다리에 장어를 넣고, 32대를 봅니다.
    찌가 발 앞에 와있습니다.
    자동빵, 8 치 되겠습니다.
    붕어를 가져간 릴꾼이 장어새끼 몇마리를 가져옵니다.
    살아생전 자알하랍니다.


    카톡을 받은 큰처남이 밤새 달려온답니다.
    장인어른.
    딸부잣집 셋째 사위, 가난하여 겨우 이거 밖에 못드립니다.
    오래오래 살아주소서...

    風流 13-08-22 08:35
    ^^#
    晝주茶다夜야娑싸 13-08-22 08:38
    내년 이맘땐 막내처남 생기길 기원드립니다.
    겨울붕어 13-08-22 08:44
    장래의 셋째사위가 피러님처럼 능력자(??)였으면 좋겠네요.ㅎㅎㅎ
    소풍 13-08-22 08:45
    큰 뱀장어를 잡으신 피터님도
    작은 뱀장어를 선뜻 내 주신 릴꾼도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

    밤새 달려 온다는 큰처남이
    조금 불안 하기는 하지만 ...


    어르신의 쾌차를 기원 드립니다.
    두개의달 13-08-22 08:48
    우리끼리 니까,
    솔직히 털어 놔봐여!















    굵은 넘은 따로 빼 놨져?

    ^^;
    날으는밤나무 13-08-22 08:49
    역시 뜻이 있으니 길이 열리네요
    내도 장어 잡고 잡다
    미소짓다™ 13-08-22 08:52
    큰처남분이 걸린단 말야....

    좋은 일입니다^^~
    그림자™ 13-08-22 08:52
    어르신..빠른쾌유를빕니다!
    랩소디s 13-08-22 08:54
    역시
    장어로 주종을 바꿔야하나,,,,,
    감축드리며 화장실가요,,,,,,왜?
    배아프니깐,,
    피터™ 13-08-22 08:57
    헉!!! @@"
    난봉꾼 큰처남... ㅡ,.ㅡ"
    그래도 이제 50인데, 철 들었겠지요?
    붕어와춤을 13-08-22 08:57
    효도하라고 산지렁이가 ㅠㅠ

    장하십니다 피터님
    날으는밤나무 13-08-22 09:09
    철드는거 하곤 나이는 별 관계가 없습니더
    저도 비슷한 처남이 있는데요
    평생 철안들거 같습니다
    해서 시근을 사다가 줄려는 중입니다
    시근이라도 먹고 시근좀 들게요..
    비맞은대나무2 13-08-22 09:11
    어르신의 쾌유를 바라겠습니다

    장어 사는 소류지 낚시가고 싶내요^^
    달구지220 13-08-22 09:15
    지렁이를 계속 장어라고 우기시면
    아니되옵미더 ^^
    그나저나 울집앞 지렁이집은 자연산도 아인데
    마싰던데요.
    자연산 지롱이는 더 좋겠죠? 꿀꺽!!!!!!
    바른생각 13-08-22 09:34
    1년 내내 꽝치는 1인 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실미라고 하네요

    실력 미달.....ㅎㅎ

    저도 울산 사는데 이참에 장어 낚시로 전환 해볼까요....ㅎㅎ

    축하 드립니다.
    두개의달 13-08-22 09:40
    어르신 툴툴 터시고, 일어나시길
    바랍니더!
    이박사™ 13-08-22 09:43
    제가 사는 이곳에도 장어가 잘 무는 저수지가 세군데 있는데요.
    올해는 영 파입니더. ^^
    불금 13-08-22 10:22
    요 밑에 댓글단거 취소합니다.
    장인어른 드리는지 몰랐네요.
    열심히 낚시 다녀서 많이 많이 잡아 드리십시요.
    확실히 몸에 좋은거는 맞습니다.ㅎㅎ
    대구심조사 13-08-22 10:41
    멋쟁이^^
    산골붕어 13-08-22 10:48
    피러님 멋쟁이 입니다
    같은 셋째 사위지만 저는 돌아 가실때도
    잘못 해드린거 밖에 남은게 없네요.

    장인어르신 회춘 기원 드립니다
    좋은생각을 13-08-22 11:38
    음..

    저도 가면은 이번에는 릴대 하나 던져 놔야 겠네요.

    돼지고기 살짝이 토막내어서..


    힘없고 부실하신분 줄을 서시오.................
    유율 13-08-22 13:50
    좋은생각을님 줄섭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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