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하루 지치고 힘드네요.
아버지가 얼마 전부터 걸음이 종종걸음으로 변하고, 방금 전 일도 기억을 못하고, 소변을 실수하거나 앉아있다가도 옆으로 쓰러지시는 증상이 보여 검사 결과 '정상압 수두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뇌에 물이 차서 뇌압이 올라가면서 생기는 문제더라고요.
일차로 척추에서 척수액을 빼서 경과를 확인했습니다.
증상들이 조금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고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일주일 뒤인 지난주 화요일 입원해 금요일 수술을 했는데, 수술 하루 전에는 스스로 걷기 힘들 만큼 급격하게 악화가 됐습니다.
그래도 수술이 잘 됐다고 그래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하루만에 중환자실에서 나와서 빠르게 호전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치매 노인처럼 옛날에 돌아가신 친척이 왜 안오냐는 둥 이상한 말씀을 하시거나 말수가 확연히 줄어 아예 대답조차 안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도 떠 먹여 드려야 하고, 기저귀가 있어도 소변이 넘쳐서 난리가 난 일도 수차례고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몸을 전혀 가누지를 못합니다.
오늘 휠체어에 앉혀 산책 좀 하려는데 몸을 완전히 놓아버리시니 너무 힘들더군요.
병원에 어머니가 보호자로 계셔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는데도, 오늘은 눈물이 쏟아져 버려서 어머니도 우시고...
수술한 의사에게 물어보니, 수술 후 며칠 간 이상한 얘기를 하는 경우는 종종 있고 곧 좋아진답니다.
그런데 몸을 못 가누는 경우는 별로 못 본 모양입니다.
일단 지켜보자는데 정말 답답하네요.
수두증이 비교적 흔한 질병인 듯 하던데 혹시 가족이나 주변 분 중에 이런 일을 겪어보신 분들의 경험담이 듣고 싶네요.
이런 경우를 겪어보신 분도 계실까요?
울 아버지 좋아지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