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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과의 밤 짬낚.

    붕어우리1 / / Hit : 1743 본문+댓글추천 : 0

    토요일 네시경 약속이 끝나구 집에 갈려는데
    중1 아들녀석이 전화가 와서 아빠하고 밤낚시를 하고 싶답니다.

    그래서 집으로 들어가기전 도시근교 들판에 있는 조그만 둠벙이
    생각나 그곳으로 가보았습니다.

    전체수면이 마름으로 덥힌 곳인데 누군가 낚시대 네대정도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 놨습니다.

    미리 세팅해 놓고 외래종등 탐색을 해볼 요량으로 낚시대를 제꺼 두대
    아들꺼 두대 세팅하고 지렁이를 끼웠더니
    던지자 마자 이쁜 6치 붕어가 올라와 줍니다.

    그때 논에서 일하시던 어르신이 제 곁으로 다가 옵니다.
    사유지니 나가라고 할까봐 긴장하고 있는데
    웃는 얼굴로 붕어가 나오네요. 하고 말을 건넵니다.

    그 뒤 잠깐 사이에 그만그만한놈 두수가 더 나옵니다.
    살림망을 차에 둔 탓에 잡히는 데로 물에 던져 주었더니
    어르신이 그거 무우넣고 끓여 먹으면 진짜 맛있는데
    찬바람 불고 먹는 붕어는 별민데 하시며 아쉬어 하십니다.

    "어르신 집이 근처세요." 했더니 근처라구 합니다.
    "어르신 제가 오늘 아들데리고 잠깐 밤낚시를 할건데, 많이 잡아 놓을테니
    아홉시쯤 오셔요." 하고 말했습니다.

    집으루가 아들을 태우고 여섯시쯤 들어와
    아들녀석과 밤낚시를 하는데 다섯치, 여섯치가
    잘 나옵니다.

    아들녀석도 늘 대물터만 따라와서 심심한 낚시를 하다가
    계속 나와주니 신이 났습니다.

    그렇게 삼십수쯤 잡고 있으니 어르신이 오십니다.
    고기를 담아가지고 갈 통을 들구 오셨습니다.
    통에 붕어를 넣어 드리니 많다구
    친구들 오라구 해서 맛있게 먹겠노라구 하시면서
    사가지고 오신 두유를 주십니다.
    극구 사양해도 기어이 주고 가시는데
    따뜻하게 뎁혀진 두유 여섯개가 비닐봉지 않에 들어 있습니다.

    따뜻하게 덥혀진 두유를 아들과 마시며
    아들에게 말 했습니다.

    "아들아, 저 어르신의 모습이 연륜이란다.
    세상에 꽁으루 얻을수 있는건 없단다.
    꽁짜를 탐해서두 않돼고,
    설혹 꽁으루 얻을 것이 있더라도 꼭 그 답례는 해야 한다.
    그게 세상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란다."

    다음날 새벽까지 낚시를 하기로 하고 간 낚시지만
    열시쯤되어 낚시를 개어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잠깐의 낚시였지만,
    아들에게 어제의 밤짬낚과 거기서 들은 이야기가 가슴에 오래 남았음
    좋겠습니다.

    비맞은대나무2 12-09-23 18:40
    아마 그런추억은 오랬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겁니다

    좋은추억 만드셨내요^^

    아들이 부러운 1인 ᆢㅎ
    석천공 12-09-23 19:19
    멋있는 모범아빠가 되셨네요^^
    바닥에 무우 굵게 깔고
    붕어 4~5치 깔고 양념 덮고
    위에 파,양파,감자에다 씨레기 얹고
    푹 고우면 뼈까지 녹아버리고
    제일 맛있지요^^
    붕어우리님 멋쨍이 !!
    잠깐자는악동 12-09-23 19:38
    잘보고 갑니다.

    어르신이 인정이 있으시네요..

    전부 다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월척서열1위 12-09-23 19:45
    아빠와아들...
    아버지도 부럽고 아들도부럽고ㅋ
    무조건 부럽습니다ㅎ
    손톱깎이 12-09-23 19:52
    좋은 가르침이네요^^
    늦둥이한테 가르쳐야 겠네요. 건강하시죠
    붕어와춤을 12-09-23 20:27
    요즘은 아들이 안따라 댕깁니더.

    베스터만 델꼬 댕겼네요 ㅎㅎ
    하얀부르스 12-09-23 21:34
    좋은 아빠시네여...
    아부지와함께 12-09-23 23:23
    붕어우리님
    아드님이 이후에 사오십대가 되면 기억이 날 겁니다.
    철이 빨리 들면 삼십대에 아버지의 심중을 읽을 것이고요.

    저도 아들과 낚시 가면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낙시하던 얘기를 들려 줍니다.
    저는 아부지 돌아 가시고야 아부지가 웃으셨던 의미를 깨닫고 있습니다.
    릴라 12-09-23 23:44
    아들놈도 낚시하고 싶어 하는데

    한달에 한번밖에 같이 갈수 있는 시간이 없네여

    빨리 커야 할켄데...
    스치면싼다 12-09-23 23:47
    저희 아들놈도 얼른 커가지고 같이 낚시다니고싶군요 ㅠ.ㅠ 부럽습니다...
    제시켜알바 12-09-24 08:27
    아빠도..
    아들도...
    촌로도....

    모두 부럽네요.

    전 아들녀석이 안따라옵니다...ㅠㅠㅠ
    얼음천사 12-09-24 11:00
    제 아들 두 놈도 밤낚시 좀 데려가달라는데 아직 어려서 얼른 크기만을 기다립니다

    미래의 제 모습 보는것 같아 좋습니다ᆢ^^
    소요 12-09-24 11:11
    그렇습니다

    좋은경험 아드님께 해주신것 같습니다

    항상 안출하십시요~~
    둔자네떡집 12-09-24 12:44
    아들과의 낚시
    생각만 해도 설레입니다
    아들녀석 수능 끝나면 캠핑겸해서 꼭 한번 가 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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