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몸이 좋지않아 치료를 받고 토요일 결근후 홀로 집에 있었습니다
어떤 치료인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치"료라고도 할수있고 시술이라고도 할수있는 간단한 레이져수술이였습니다
저희 모친은 맨날 낚시"질"만 하니까 그렇다고 잔소리를 하시더군요.
토요일 오후 아무도 없는집에 엎드려 쉬고 있는데 벨이 울립니다.
"누구세요?" "우주친구 은성(가명)인데요 우주 집에 있나요?" 문을 열어보니 우리 아들 친구 은성이(이름 참 좋지요)입니다...
"어~~?우주 오늘 축구교실 갔는데..." 하니까 힘빠진 듯한 표정으로 "네..." 하고 뒤를 돌아 섭니다
근데 이녀석 뒷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가방끈은 아주 늘여 엉덩이를 덮고 있고 바지에는 뭔가에 젖은듯한 자국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냄새가 납니다
"은성아~~ 너 바지 버렸네... " 아니예요... 하고 뒤돌아 가는 녀석을 붙잡습니다
내몸도 몸이 아니거늘...
은성이는~~
이녀석 은성이~~~ 엄마는 베트남인이고 아빠는 봉화깡촌에서 대구로 이사온 시골분입니다
아들친구에 부모인지라 마주칠때마다 가벼운 눈인사 또는 목례를 하는 정도에 저랑은 친하지도 그렇다고 모르지도 않는 사이입니다
울 동네 여느 가정이 그렇듯이 은성이네도 부모가 아침일찍 부터 늦은 시간까지 돈벌이를 하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간혹 은성이 친할머니가 시골에서와서 은성이를 돌보는데 요즘은 시골수확기라 일이 바뻐 대구 손자를 돌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진짜 내몸도 몸이 아니거늘.... 엎드려 며칠을 보내야 하거늘...
직감이 옵니다... 이녀석 똥을 싼것 같습니다
이걸 모른척 하자니 내아들 친구이고 들여서 뒷처리를 해주자니 아이지만 더럽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제가 어떻게 할수 있는 몸이 아닙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욕실에 들려와서 바지를 벋기고 씻어주었습니다.
노팬티체로 우리아들에 체육복을 입혀주고 거실에서 "짱구는 못말려"라는 만화를 틀어놓고 저는 여전히 엎드려 있습니다
울아들이 축구교실이 끝나고 집에 올때까지는 불편한 몸으로 사과도 깍아주고 암튼 돌봐주는 모드였습니다..
은성이는 체구도 작고 말투도 어설픔니다...억양이 조금 이상합니다
이 아이는 좀 닳았습니다... 말하는게 또래에 아이답지 않습니다
듣는 말로는 이제 초등학교1학년 짜리가 친구들에게 화도 잘내고 아직 말도 바로 못하는 어린아이가 욕도 잘하고
싸움도 곧잘 거는 닳아빠진 아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부모에 관심이 떨어지니 목에 열쇠를 걸고 다니는......
혼자서 지내는 아이다 보니 그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딱 일주일후
어제 금요일 딱 일주일 만에 이녀석을 봅니다
전일 야근으로 출근시간이 좀 프리합니다
오랜만에 아들을 태우고 학교에 등교시켜주려 합니다. 길건너 은성이가 혼자 걸어갑니다
"은성아 같이 가자" 울 아들이 은성이를 부릅니다 차에 함께 타고 학교로 갑니다
학교에 다와가자 이녀석 주섬 주섬 가방에서 뭘 꺼냅니다...사탕입니다...
그 작은 손에 가득 몇번이나 꺼내 사탕을 제차 다시방(?)위에 올려놓더니 "아저씨 사탕 드세요" 하더군요
순간 머릿속에는 이녀석 지난주 지 똥씻어줬다고 이렇게 갚는갑네... 생각하고 "고맙다 은성아" 하고 아이들을 내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을 내려주고 평소 사탕은 전혀 먹지 않는 저였지만 하나 까서 입에 넣어보니 쌉싸름 달콤한 개피향에 맛있는 사탕이였습니다
이녀석은 제가 그날 고마웠던 가봅니다...
초등학생에게 흔하디 흔한 학원도 다니지 않고 홀로 매일 집에서만 지내는 이 아이,
혼혈이라는 표나지 않는 시선에 스스로방어를 본능적으로 하고 있는 이 아이 그래서 주변에 시선은 닳아빠졌다는 말을 듣은 이 아이 .........
자기가 가진 그사탕은 그 아이에게 있어서는 전재산이고
적어도 입에넣으면 외움을 달래주는 그아이에게는 소중하고 달콤한 사탕이였을 텐데~~
제 차에 모두 내려다 놓구 갑니다
저는....생각에 잠깁니다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저 역시 지금껏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단 한번도 내 모든것을 주지않고 말로만 고맙다고
제가 받은 도움을 갚을생각은 커녕 그가 뭔가 득이 있기에 나에게 이런 배려를 하는거겠지 라며
삐딱한 생각을 했습니다...
깊은 반성을하게 되더군요ㅠㅜ
저는 여덟살짜리 아들 친구 은성이에게 뭔가를 얻었습니다...
오늘은 우리아들래미랑 오랜만에 문구점에 들려 베드민턴라켓을 사서 집앞 학교운동장에서 오랜시간 운동을 했습니다
낚시가 가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아들이랑 놀면서 아빠노릇이나 해야겠다 싶어 실컷 놀아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너 은성이랑 친하게 지내라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야된다"
"어제 은성이가 아빠차에 사탕놓구 간거 봤지 은성이 참 착하데...사탕도 주고 은성이 참 착하데?"
아들이 대답합니다....
"아!!!! 그사탕요 맵고 맛없데요.. 버릴라고 했데요"
아들친구에 사탕(실화)좀 길어요
쌍마™ / / Hit : 7210 본문+댓글추천 : 0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은성이란아이가 혼자집에있다는것이....
저도 조카두녀석이 저희집에서생활합니다..
막내가 초등1학년인데..
제가 잠을자고있으면 학교랑 학원퇴근후 와서 깨웁니다 ^^
어린아이는 부모나 가족들의 사랑이필요할때죠...
참 아타까운일입니다 .....
그리고요즘 다문화가정만쵸 바라보는시선이 좋아졌스면하는바람입니다..
요즘 부적 부모님께서 베트남이착하고 중국은 싸X지없다며..
은연중에 말씀하싶니다
그럴때마다
여자만은디 내가안가는겨..........엄니....
아부지 물려주실재산만으셔유.??? 왠 장가래유.....ㅋㅋㅋ
아부지 야..쎄뤼야.. 가지마 나중에 니애비 제사도지내지마쨔샤....ㅡ,.ㅡ 종교바꿔..마..
ㅎㅎ
뭐 제가중요한건아니지만 장가는 나중에가고 손주나 한명 안겨 드려야하나걱정입니다...
아~~아이들 얘기중 왜 제얘기가...ㅜㅜ
참..^^ 그시술...ㅋㅋㅋ
엎드려서 받는거죠 ^^
예전엔 간호사한테 저의 ㅠㅠ 흑.... 손꾸락으로..막~~!ㅠㅠ
흑흑....요즘도 가끔 아푸담니다.. 꾼님들의 고질병.....
치...뭐시기죵..ㅋㅋ
처음 쌍마님 보았을때 나는 알아 봤더랬습니다.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란것을..
그런거 있죠? 왠지 정이가는 .. 나는 아우님이 좋습니다..^^
다섯살박이 제 아들이 형같아유~~~~~~~~사랑합시데이~~~^^
평화를 사랑하는 순백의 겨레, 남을 침략하지 않고 침략만 당한 우리민족이 유일하게 빚진 나라가 있다면
그나라가 바로 베트남이고
지금은 여러가지로 빚을 더 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 바탕위에 지금의 경제적 풍요가 있을 것이기에
누군가는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마운 것을 마음에 새겻다가 되 갚으려는 아이의 마음씀이 흐뭇하네요
딱한개만 남겨두세요 나중에 채바도 맛보게요 ^^
적지않은 생각을 줍니다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쌍마님
쾌차하시구요~
저도 버릴려고....
꼬맹이들 이름 조구사 이름을 따도 꽨찮을듯 싶네요
영어로 된 업체는 말고요
제 생각에도 꼬마가 버릴려고 했다는 말은 진심이 아니였을거라 생각합니다.
우리아들도 그나이때 비슷한 행동을 하는거 봐서요^^
요즘은 아들이 더 어른스럽다는게 우리집문제입니다. ㅠㅠ
빨리 쾌차하슈~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쌍마님 수고했습니다..감동은 멀리 있지 않지요
후배..에게 배울것이 많습니다.^^
간만에...웃음짓고 하루를 시작해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