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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천사들.........

    까까요 / / Hit : 2071 본문+댓글추천 : 0

    추석을 일주일 남겨두고 분주한 오후시간을 보냅니다....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여보세요! 성인 컷트 요금이 얼마인가요?"

    "네! 고객님...18.000원 입니다.."

    " 30명정도 컷트를 하여야 하는데..혹시 DC 좀 해주실수 있으신가요?"

    "죄송합니다.고객님!...저희샾에서는 특별한 할인기간외에는 DC 가 곤란하겠습니다.."

    " 그래요.... 휴~알겠습니다.." 힘없이 내뿜는 한숨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려 옵니다....

    무슨일이지? 30명이 한꺼번에 커트를 해야한다....무언가 사정이 있는듯 합니다...

    안타깝지만.....규칙은 지키라고 만들어 놓은게 아니겠습니까?...순간의 욕심에 어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사정이 있는듯하여 .....전화를 끊지 않고 정중히 여쭈어 봅니다...

    "30명 정도의 커트라....혹 어느 단체에서 오시려 하는건가요?'

    "네! 여기는 "***" 입니다...저희 원생들의 머리를 컷트 하려 합니다.."

    "***" 이라......알겠습니다...제가 10분후에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해봅니다.....

    '***" ... 정신지체 장애인 ..무연고 장애인들의 쉼터 이더군요.....

    아마도 추석전에 이분들의 머리를 깔끔히 다듬어 주시려고 복지사분이 전화를 한듯 합니다...

    길게 생각 할것도 없습니다...

    이분들이 언제 ******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브랜드샾에서 컷트를 해보겠습니까.....

    아마도 이분들 살아 생전에는 기회가 없으리라 보여집니다....

    바로 수화기 집어 듭니다...

    "여보세요..****** 영천점 원장 입니다..."

    "네...어떻게 결정은 하셨나요?"

    "네...그분들께서 이곳까지 오시기에는 거리상 무리가 따르실듯하니....저희가 오늘저녁 9시쯤에 방문 하겠습니다..."

    "아~이구! 그렇게 해주시면 저희는 그저 감사할 따름 입니다. 근데 . 커트 요금은 어떻게 드리면 되겠습니까?"

    " 아닙니다...제가 아무리 사는게 힘이들어도.....이분들에게까지 요금 받아서 부자 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컷트요금은 주시지 않으셔두 괜찮습니다...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듭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하십니다.......

    휴~ 제가 먼저 찿아가야하거늘....이분들게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들으니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커트요금........아마도 이분들께는 큰 부담이었을 겁니다.....

    마트 점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조금 일찍 마감해야되겠다 양해를 구합니다...흔쾌히 승낙하시네요...


    가만....그렇다고 빈손으로 갈수야 없지요.

    뭐라도 하나사들고 가야 할텐데 무얼 가지고가면 좋아들 하실까.....

    카트기 하나 밀고 마트 구석구석 돌아다녀 봅니다....

    베이커리코너 여사님께서 아는체를 합니다...

    그래! 빵...그저 배고픈이들에겐 먹는것만한것이 없지....나도 예전에 그러하지 않았던가.......


    "여사님! 빵좀주세요....70명쯤 먹을건데...어떤게 좋을까요?"

    "어디가세요? 무슨빵을 그리 많이 사실려구요?"

    여차저차....이런곳에 가려하니 맛있는걸로 주세요 .....하니...

    " 좋은일 하시는데...저희도 조금 동참 하겠습니다....이것도 가져가세요.."

    고마운 사람들........아직도 세상은 살만한 세상.......맞지요?..

    빵 100개...요구르트 100개....준비해 서둘러 출발합니다...


    위치 검색을 해보니 매장에서 30분거리에 위치해 있네요....

    마음이 급해집니다...직원 둘 ...어루고 달래서...그분들 계시는곳으로 달려갑니다...

    "*** " 입구를 마~악 들어서는데...그런데 건물들 유리창이 전부 창살로 가려져 있습니다....

    예전 고아원 봉사할때와는 사믓다른 풍경에 조금은 위화감이 듭니다....


    그래도 명색이 원장이란넘이 직원들 앞에서 불안한 기색을 보이면 안되겠지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출입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먼길 오시느라 애쓰셨습니다...어서오세요..!"

    책임자 인듯 하신분이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 별거 아닙니다...나중에 원생분들과 나누어 드십시요!"

    " 아~이구! 뭐할려구 이런거까지 사오십니까! 이렇게 와주신것만도 고마운데...아무튼 감사히 잘먹겠습니다.."

    조그만 성의에 이리도 기뻐하시니...제마음도 기쁨이 가득입니다...

    2층에 준비가 되어있다 하시며 복지사분께서 저희일행들을 안내 합니다..

    "아~ 2층에 발을 디딘순간....감짝 놀랐습니다..."

    복도 제일 갓쪽에 조그만 미니어쳐같은 미용실을 이쁘게 꾸며 놓으셨네요..

    그리고 여자 원생분들이 줄지어 서계십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니....모두가 쑥스러운듯...고개를 떨구십니다....

    의자 세개가 준비되어있는 미니어쳐샾....서둘러 작업준비를 합니다..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도 있지않습니다..

    " 한치의 소홀함없이 최선을 다해라! 이분들이 어떤 돌발행동을 하여도 놀라는 표정은 지어서는 안된다.."

    "이제 시작 할까요! 한분씩 안으로 들어 오세요.."


    같이간 직원들의 두려움을 해소해주고자 제가먼저 컷트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기우와는 달리...이분들 모두 너무 순한양들이십니다...

    작업하는내내 조금의 이탈도 없으십니다..

    그중 조금은 온전한분께서는 한마디씩 농담도 건네시네요...


    그렇게 무탈히 작업의 종착역이 보일때즈음....

    저희 남자직원이 마지막 60대중반의 할머니 원생의 컷트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넘이 주춤 거리며 나즈막히 저를 부릅니다......


    "응! 뭐때문에 그러냐? "

    근데 이넘이 말은 하지않고.......눈으로 원생분의 머리를 가리킵니다...... ...

    두피가 아주 엉망입니다...얼마나 상처의 딱지가 쌓여있는지.....맨살이라고는 찿을수가 없습니다...

    두피가 들고 일어나....진물도 흐르고....도저히 사람의 피부라 느껴지지가 않을 정도 입니다...


    25년이나 사람 머리를 만져 보았지만.....이런 경우는 처음인듯합니다....

    휴~ 안타깝습니다...조금만 누군가 신경 써주었다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터인데.....

    괜시리 멀쩡한 제자신이 한없이 미워집니다....


    "커트 이쁘게 잘해드려라!" 보고있자니 가슴이 에려 ..... 직원한테 한마디 던지고 얼른 돌아섭니다...

    근데..이넘이 제 소매끈을 슬며시 잡아 당깁니다..


    " 원장님께서 커트 해주시면 안될까요? 저는 자신없습니다.." 하는표정....

    아~~이자식이거! ..콰~악 쥑이뿌까!

    내가 오기전에 그렇게 일러 두었건만...휴~~이넘에게 아직은 무리인듯 합니다...

    하는수 없지요...제가 해드려야겠습니다...

    빗질을 하고 첫 가위를 밀어넣는순간....

    "스포츠처럼 아~주 잛게 까까주세요!"

    소리나는곳으로 고개를 돌리니....이곳에 근무중인듯한 50대의 아주머니 한분이 ..무슨 명령조로 말을 하십니다...

    기분이 살짝 상할려구 합니다....그래도 참아야지요....원생분들도 보고 계시는데......흠!


    " 왜그러시죠? 이분은 여자분 아니십니까! 무엇때문에 스포츠로 잘르라 하시는지요?"

    " 이사람들 머리도 감기기 힘들고 머리에 덕지덕지 비듬도많고 ...하여튼 스포츠로 짤라주세요.!"


    이건 아닙니다! 이 여성분이 지금 저한테 왜이러는걸까요?

    자기 부하직원 다루듯...무슨 착각을 하시는듯 합니다...그리고 저희가 언제 누구의 명령을 받으며 작업을 하였던가요...

    저희가 누구입니까? 헤어디자이너....예술가 들입니다... 갑자기 짜증이 화~악 밀려듭니다...

    그래 ! 암것두 모르는 이 아줌마의 잘못된 상식부터 깨우쳐주자.


    "이것보세요..아주머니! 지금 저희가 돈을 벌려고 밤늦은 시간 이곳에 왔습니까? 아니죠?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는데 이래라저래라....이 무슨 경우없는 행동이십니까!

    여기 ***는 봉사오시는분들께 이리들 대하십니까?

    목청을 조금 높혔습니다....아마도 그분들 저같은 사람 처음 보았을 것입니다...


    매번 학원생들이나 와서 그네들 기술 늘이려 대충대충 하는것만 보아왔으니...

    이양반 오늘 제대로 실수 하신겁니다..따끔히 한마디하니 그분들 슬며시 자리를 피하십니다...


    마지막 원생 할머니 ... 놀란 토끼눈을 하고 않아 계시네요...

    어깨를 토닥여 조금 진정시켜드리고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스포츠로 까까드렸냐구요? ...허허 ..택도 없십니다..스포츠는 무신 스포츠....."

    최고로 유행하는 세련된 스타일로 ...화~악 체인지 시켜 드렸습니다.....속이다 시원 합니다....


    이제는 돌아갈시간.....그분들과 마지막 기념촬영을 합니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이분들 그세 마음의 문을 연듯 합니다...

    옆자리에 않아 제 팔짱을 끼네요....

    "원장 아저씨! 다음에 꼭 다시오세요.."

    " 그래요...내 이다음에 꼭 다시오리다.."

    그렇게 원생분들의 배웅을 받으며 돌아섭니다....


    돌아오는 차안....많은 생각이 교차 합니다....

    '그래! 오늘 정말 잘온거여.. ..왜 이제서야 왔냐...이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속 커다란 행복인것을 그동안 왜몰랐었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에 꼭 다시 와야 한다.....알았는가......이민수..........약속은 꼭 지켜져야한다.......


    그분들과 약속을 한지 1년반이라는 시간이 흘러 버렸습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게로 한번도 가지 못하였습니다...

    억지로라도 시간을 낼려면 낼수도 있었을터인데...제가 아주 게으런 베짱이 같은 인사인가 봅니다...

    하지만 잊지 않고 있습니다..언젠가 조금의 시간이 허락할때즈음 ...꼭 다시 찿아 가리라고...


    그때까지.....항상 그자리에 변함없이 있어주오....***의 천사들이여........




    * 복지시설 이름은 밝히기 그러해서 ***로 표했음을 양해바랍니다..****

    風流 12-05-27 19:48
    세상은

    그래서

    아직은 아름답습니다

    까까요님 감사합니다 ^^&
    빼빼로 12-05-27 19:52
    역쉬~까까요님이십니다~

    대단합니다~

    님이 천사입니다요~ㅎㅎ

    까까요님 무궁한 발전을기원합니다~
    쌍마™ 12-05-27 19:53
    성님***시설에 천사는 성님이셨습니다^^~

    오랜만에 주신글 미소띠며 읽고가네요

    오늘도 바쁘셨쥬ㅎㅎㅎ
    정근 12-05-27 20:25
    저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붕어와춤을 12-05-27 20:51
    역시 까까요님!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ㅎㅎ
    샬망 12-05-27 20:52
    종은 글과 마음에 다가오는 따뜻한 정을 보게 됩니다.^^

    모두 행복한 저녁 되시길...^^
    야월백수 12-05-27 21:11
    부끄릅네요

    항상마음만 앞서지만

    실천을하지못하였기에

    까까요님

    복많이받으세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째즈 12-05-27 21:33
    감동 먹었습니다..^^

    오늘 스트레스 받을 일이 있었는데

    님땜시 미소를 머금고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雪來淋 12-05-27 21:47
    좋은일 많이 하십니다

    말들은 잘하지만 실천은 힘든일인데

    복받으세요.
    여유롭게 12-05-27 22:18
    좋은 일하심에 고개 숙여집니다

    좋은분들과,,남몰래 봉사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기에 행복한

    세상입니다


    복 받으실겁니다
    끝이없는낚시 12-05-27 22:26
    이민수 라는 성함 머리에 자리잡네요!
    일하다 글읽으면서 일뒷전이고 이글 다 읽고 댓글달고 일합니다!ㅎ
    채바바 12-05-27 22:46
    좋은일 하는 당신이 봉사하는 당신이 ...

    묵묵히 베푸시는 님이 바로 챔피언~!!
    송애 12-05-28 07:59
    자기가 가지고있는 기술을 나누는것 참 좋은 일입니다.^^*
    2년 전까지만해도 3달에 한번씩은 갔으는데...
    지금은 주변 여건이 되질않아 가지않고 있습니다.^^*
    그분들 우리 오기를 손곱아 기다립닌다.^^*
    늘~행복 하십시요.^^*
    묵호사랑 12-05-28 08:50
    멋지신분.... 항상 좋은일에 힘써주시고....^^
    뵙지는 못했지만... 좋은분같습니다....
    담에 또 가시면... 글 올려주세요~~~ 추천이 있으면..막 누루고 싶네요~~
    뽀대나는붕어 12-05-28 09:53
    멎지십니다 선배님같은 분이계서서
    아직은 살만한세상 .......제가 감사를 드립니다요 ㅎㅎ
    노벰버레인 12-05-28 10:59
    늙었나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핑 ....

    감사합니다
    엉터리꾼 12-05-28 19:40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비익조 12-05-28 19:41
    까까오님 항상 행복 하시길 바람니다.................
    비니루봉다리 12-05-28 21:30
    존경합니다 까까요님! 저는 이글을 읽기 전까지 까까요님의 닉네임이 깍아요가 아니라 찌올라 오는데 깔까요? 인줄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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