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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발적 고백

    피터™ / / Hit : 2215 본문+댓글추천 : 0




    제삿날입니다.
    제기(祭器)를 닦다가 거실에 걸려있는 엄마 사진을 봅니다.



    아, 아닙니다.
    좀 더 솔직해지고 싶어졌습니다. 자발적 고백입니다.
    제기(祭器)를 닦다가 거실에 걸려있는 엄마 사진을 '얼핏' 봤습니다.



    돌아가신지 오 년.
    저는 아직도 엄마 사진을 마주 보지 않습니다.
    자책인지 원망인지는 설명 안 드립니다.
    기껏 이렇게 갈려고 그렇게 살았어요?
    조그만 항아리에 담긴 엄마를 보며 잠깐 눈시울을 붉힌 게 답니다.
    참 나쁘죠? 잔인하지 않나요?



    많이 울었어요? 친구는 효자니까 많이 울었겠다...
    너무 슬퍼 마요. 누구나 갈 건데, 먼저 가신 것뿐이야.
    라고 효천님께 엊그제 말했었군요. 하, 내 주제에 무슨...



    제기를 닦으며, 마음도 같이 닦다 보니 불현듯 깨달은 하나.
    자신은 용서했다는 놈이 엄마와는 화해하지 않았군요.
    주방에서 준비하는 아내의 뒷모습을 봅니다.
    어쩌면 저 여자, 참 못났다고 내게 힐난하고 있겠다...



    아내와 막내와 함께 엄마 사진 앞에 섭니다.
    엄마 얼굴에 미소가 습자지처럼 엷게 깔렸습니다.
    말 안 해도 다 안다. 그라이 이제 편해져라. 으이?



    아내가 제 손을 꼭 잡아주는군요.
    그래, 이리 사는 거지 뭐...



    freebd_09531782.jpg
    사진 / 일곱 살 꼬마, 화계장터 다리 위에서 엄마와.



    효천 14-01-24 09:58
    이궁.
    아침부터 왜 이런다요?

    꺼이꺼이
    목 놓아 통곡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엄니만 생각하면..
    청주어신 14-01-24 10:01
    순결 피터님
    되돌아보게 해주시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단 생각을 하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낭서생 14-01-24 10:03
    휴~ OTL.....

    먼지날리는 비포장 흙길이 그렇게 좋은줄 저때는 몰랐네요....

    마음이라도, 어딥니까....
    그것도 없는이들이 많아지는 판국이라, 그마음만으로라도 서로가 위안일겝니다요.....


    예전에 모시던사장님이 어느날, 자네 시골집에 일년에 몇번가나? 라며, 나눈대화가 충격으로....
    그후로, 그나마 시골자주다닙니다. 그래봐야 한달에 두번이지만....
    1년에 명절포함, 5번정도갑니다. 라고했더니..... 앞으로 자네 어르신들이 20년을 더사신다고 가정해보세......
    앞으로 자네와 자네어른들은 100번밖에 못보는거네, 관찮을텐가?......
    어?!!!!!!!!!!!!!!!! 하면서, 충격이 왔읍니다.
    이럴수가.......

    부모에효도 나라에충성만이 살길..... OTL.............
    로데오 14-01-24 10:04
    피러 선배님 !
    엊그제 아버지 기일 이었습니다
    당신의 살과 뼈도 주고싶다는 말씀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저는 아버지 라는 단어를 보기만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목이 매여옵니다
    허허!
    황금빛잉어 14-01-24 10:04
    선배님 호칭 버리고 여기서만큼은 형님이라고...

    형님.
    어머니는 몹시 기뻐하실 것 같아요.
    내 아들 이리 꽃과 같이 아름다운 감성을 지녔구나 하시면서요.
    이리 낳아서 참 뿌듯하다 라고요.
    晝주茶다夜야娑싸 14-01-24 10:05
    전 이담에....
    제사도 못챙겨먹을 팔자입니다.

    셀프싸비스로 혼자 해먹어야합니다.
    귀챦으면 햇반이나 전투식량 먹을랍니다.

    아들~~~~~~~~낳을껄!!
    못안에달1 14-01-24 10:19
    잠이오는 아침에...

    큰선물 주시네요....

    어머니 생각에 잠도 달아나버리네요....

    올 내려가면 어머니의 따뜻했던 품을 그리워하게 될것 같습니다....
    소박사 14-01-24 10:20
    ......................
    붕어와춤을 14-01-24 10:23
    어르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ㅠ

    또 설이 다가오네요.
    소풍 14-01-24 10:24
    그냥

    찌릿 합니다.

    ---------------
    뽀대나는붕어 14-01-24 10:31
    이번설에는 울엄마 용돈투둑히

    드리고올렵니더~^^
    도톨 14-01-24 10:36
    모처럼 들어와서

    찡~~~~

    엄마 보러 가야 되겠읍니다.
    오라비밥풀꽃 14-01-24 10:36
    저도 내일이 아버지 기일인데...
    마음이 찡해져 옵니다.
    피터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새벽출조™ 14-01-24 10:43
    한복자태가 참고우신 분이셨네요
    아부지와함께 14-01-24 10:52
    '토닥토닥'
    로데오 14-01-24 11:20
    크~~~!

    아부지~~이~~~!
    합천촌놈 14-01-24 11:44
    짠 하네요

    힘 내고 살아요
    지나가는꾼 14-01-24 11:48
    홀로 되신지 20여년이 넘은 어머니께 오늘은 안부전화 한번 드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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