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척 조행기/영천 구암지
메주콩 먹고 38cm, 옥수수 물고 33.5 cm
이정훈<영천 대림낚시 대표>
어느덧 계절은 늦가을로 접어들고, 가끔은 매서운 가을바람을 맞으면 계절은 벌써 겨울의 문턱까지 훌쩍 와버렸구나 하는 생각에 젖곤 한다. 주말 날씨가 흐려 출조지에 대한 고민, 고충이 많은 10, 11월 달이었다. 평소 낚시점을 운영하면서 주말출조를 하는 나는 경북권 저수지는 내 손바닥에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요즘은 조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출조지를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편안한 밤 분위기
계속적인 주말 안 좋은 날씨로 인해 많은 회원들이 난색을 표하자 지난 11월 9일 주말출조는 대물조우회의 장병화 회원과 황진구 회원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함께 구암지로 밤낚시 출조를 갔다. 그래도 평소에 옥수수 미끼로 마릿수 조과를 보여준 곳이어서 여기를 택했다.
1만평 소규모의 구암지는 현지꾼들 사이에서만 좀 알려진 저수지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구암지에는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용하고 남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벌써 마음은 편안해 진다.
저녁 6시 구암지에 도착한 우리는 수초대가 거의 삭고 있는 상류에 황진구 회원과 장병화 회원이 자리잡고, 제방 우측 중류 민가 앞에 내가 자리를 잡았다.
상류권 수심은 1.5m정도. 약간 깊었다.
내가 채비를 내린 곳은 약 1.2m 딱 좋은 수심이었다.
"4짜다. 4짜를 낚았다"
몇 번 구암지에서 밤낚시를 하면서 생미끼를 사용해 봤는데, 블루길의 성화가 너무 심해 낚시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이날 우리는 삶은 겉보리와 확산성 집어제를 밑밥으로 사용하고, 삶은 메주콩과 옥수수를 미끼로 쓰기로 했다.
채비를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시작된다.
찌를 툭툭치는 게 잔챙이 입질이다. 간간히 20cm급 전후의 씨알이 옥수수를 물고 올라온다.
띄엄띄엄 입질에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새벽 2시경 갑자기 상류 쪽에서 소리가 난다.
"4짜다."
4짜란다. 4짜 회원이 또 나오는구나 생각하며 다가갔다.
언뜻 보기에 정말 40cm을 넘을 것 같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입질을 기다렸다. 나는 월척구경은 못하고, 준척만 낱마리 걸어냈다.
철수 직전 올라온 월척
날이 밝아 회원이 낚은 붕어 체장을 재보았는데…. 아! 아깝다. 38cm였다.
우리 회원이 걸어낸 38cm 대물 붕어여서 그런지 내가 걸어낸 것 마냥 기뻤다. 철수 한 시간 전 장병화씨 찌가 스르르 올라온다.
옆에서 보고 있는 나는 직감적으로 '월척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 33.5cm짜리 붕어가 햇살을 받으면서 이번에는 옥수수를 물고 올라왔다.
역시 메주콩은 대형붕어라는 등식이 맞아떨어지는 이번 출조길이었다.
처음 예상대로 마릿수 조과는 보지 못했다. 그러나 월척 두 마리에 준척급 손맛을 봤으니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밤낚시였다.
문의 : 영천 대림낚시(054-336-4219)
사진설명
1. 구암지에서 걸어낸 월척. 계측자 눈금이 38cm를 가리킨다.
2. 38cm 대형붕어를 걸어낸 대물조우회 회원.
3. 제방에서 본 구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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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척 조행기/영천 구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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