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에서 가재 잡고 논으로 밭으로 개구리잡으러 다니던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사주신 용성 은색 글라스 로드 3.0칸을 가지고 시골에 내려가 낚시를 하던 날
그날은 그렇게도 비가 내렸지만 아버지가 사주신 낚시대를 사용하고 싶은 생각에 비에 옷이 젖고 해도 기분은 정말이지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더 좋고 비싼 로얄이나 은성의 글라스 로드대를 낚시점에서 팔았지만 저에게는 그당시 용성의 글라스 로드 3.0칸 은색 낚시대가 최고의 낚시대 였습니다.
꼽기식 대나무 낚시대만을 사용하다가 글라스 로드 낚시대를 사용하는 순간 글라스 로드 낚시대라는 것이 저에게 있어서는 신기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무게는 대나무 낚시대에 비해 왜 이리도 가벼운지 놀랄 따름이었습니다.
지금은 카본 낚시대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골동품이 되어 버렸는데도 말입니다.
한 때 여러대의 글라스 로드 낚시대를 소장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무료 분양하고 하나도 가지고 있지를 않습니다.
어린시절 제가 살던 곳에 마장동터미널이 있어서 주위에 낚시점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대나무 낚시대만을 사용하던 저에게는 낚시점에 걸려 있는 글라스 로드 낚시대를 볼 때마다 '나는 언제 글라스 로드 낚시대 한번 써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가득했고 그래서,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글라스 로드 낚시대를 보고 싶어서 낚시점 주위를 맴돌곤 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글라스 로드 낚시대를 사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부러웠는지 어린 마음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글라스로드 낚시대를 갖고 싶은 생각에 솔직히 끙끙 앓았던 것 같습니다.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글라스로드 낚시대가 대나무 낚시대에 비해서 꽤나 비쌌습니다.
그래서, 비록 1대에 불과 했지만 부모님께 글라스 로드 낚시대 사달라고 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도 아버지를 조르고 조르다 보니까 아버지께서 제 생일날 선물로 글라스로드 낚시대를 사 주셨습니다.
아마도 지금 생산되고 있는 고가의 낚시대를 누군가에게 선물 받았다고 하더라도 어린 시절 글라스 로드 낚시대를 아버지께 선물로 받았던 그때의 감동과 기쁨에 비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낚시 산업의 발전으로 이제는 추억의 낚시대가 되어 버린 글라스 로드 낚시대
글라스 로드 낚시대에 얽힌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사뭇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지금의 현재를 돌아볼때 오히려 정겹고 흐뭇하기만 합니다.
낚시에 대해서(213번째) - 추억을 떠올리며(3) - 글라스 로드 낚시대에 대한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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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은 기억이 새롭습니다,, 칸데라에 그라스 로드,,
어느날,, 일제 카본 낚시대를 어느분이 던지는 것을 보고
마냥 부러움에 오래동안 감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낚시추억을 오래동안 갖고 계시는 군요,,
글라스 로드 대는 감히 살 수가 없었지요
꽂기식 대낚도 마냥 즐거웠지만..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