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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대해서(323번째) - 낚시와 추억

중학교때인가 여름방학을 맞아 지금은 돌아가신 큰아버지 댁에 놀러갔습니다하루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는데 큰아버지께서 동네 마실 나가시면서 개울 옆에 집에서 기르던 암소 한 마리를 묶어 놓으시며 혹시 비가 쏟아지면 소를 외양간에 들여 놓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늘을 보니 맑고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아 낚시대를 챙겨서 강가에 나가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낚시를 어느정도 하는데 먹구름이 몰려오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낚시에 재미를 느낀 나머지 비가 쏟아지면 소를 외양간에 들여 놓으라는 큰아버지의 말씀을 잊은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낚시를 계속합니다. 한동안 낚시를 하다가 순간적으로 큰아버지의 말씀이 생각이 나서 낚시대를 챙겨 가지고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소가 비를 맞고 있나 싶어 열심히 달려갔는데 개울 옆에 소는 없고 외양간에 있었습니다. 아마도 비가 쏟아져서 큰아버지께서 마실 나가셨다가 소가 걱정이 되어 들어오셨던 것 같습니다. 큰아버지께서 부탁하신 일을 뒤로 미루고 비가 쏟아지는데도 낚시를 하고 있었던 일로 인해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큰아버지께서 낚시 때문에 말못하는 짐승을 비가 쏟아지는데 바깥에서 비를 맞게 하면 어떻게 하냐고 야단을 치셨습니다. 그일 이후 한동안 낚시 간다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집에서 눈치만 보곤 했네요.

 

그 당시 비가 많이도 내리던 날 큰아버지께서 마실 나가셨다가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다면 아마도 소는 영문도 모르는체 비가 그칠 때까지 쏟아지는 비를 맞고 있었을 것입니다. 벌써 40년이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돌아가신 큰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저 때문에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습니다아마도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소를 키우시는 분들 가운데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이런 경험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도심에 살아서 이와 같은 경험은 없지만, 글을 읽고 있으면 모든 상황을 옆에서 지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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