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방학을 맞아 강가에 아침 일찍 낚시를 하러 가서 점심도 건너뛰고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무덥고 입질이 없어서인지 한팀 한팀 일어납니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로 냇가는 북적입니다.
오후 2-3시 정도 되었나?
날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천둥이 칩니다.
옆에서 낚시하던 사람들이 소나기가 올 것 같다며 걷기 시작합니다.
저는 비오면 맞고서 할 요량으로 계속해서 낚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천둥에 번개까지 치면서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니 폭우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내리는 것이 아니라 퍼붓는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낚시대를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비와 바람을 피해 뛰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지 받침대가 쓰러지고 낚시대가 이탈을 하고 난리가 아닙니다.
저도 낚시대를 버려 둔 채 걸음아 날 살려라 하는 심정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강한 비와 바람과 번개에 낚시터는 이를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고 근처 냇가에 임시 천막을 쳐 놓은 곳으로 비를 피해 들어갔습니다.
천막 안에는 비를 피해 들어 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그야말로 얼마나 바람이 세차게 부는지 한 남자 어른이 바람을 막으려고 천막 기둥을 붙들고 있는데 바람에 딸려 갑니다.
어린 아기는 천둥소리, 세찬 바람소리, 번개 치는 소리에 계속해서 울어 댑니다.
한 30분정도 지났을까?
어느 정도 바람과 비가 멎는 것 같아서 낚시하던 자리로 사람들이 다시금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길에 강가를 둘러 봤는데 그와 중에도 건너편에서 낚시하던 두 사람이 비를 피하지 않고 꿋꿋하게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와 중에도 낚시라는 것이 무엇 이길래?
낚시하던 자리로 돌아오니까 낚시 장비들이 이리저리 뒹굴어 다닙니다.
어떤 것은 물에 잠기고, 어떤 것은 떠내려가고, 어떤 것은 바람에 날려 나무에 휘감겨 있고
그 모습에 긴 한숨만 나옵니다.
여기저기서 놀란 가슴 쓸어 안 듯 조금 전 지나간 갑작스런 소나기 이야기를 하며 정리를 합니다.
낚시터 가서 소나기를 맞이하고는 했지만 그렇게도 살벌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낚시에 대해서(90) - 낚시의 추억(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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