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낚시를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때 였습니다.
신문지에 대나무 낚시대 2칸반짜리 한대 둘둘 말고, 쌕에 완전정복만한 도시락에 마요네즈 김치병을 넣고, 아부지가 타고 다니시던 짐자전거에 꽁꽁 잡아매고는 망우리고개를 넘어 55번 버스 종점을 지나 왕숙교 상류쪽에 있는 다리 부서진 곳에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찌를 쳐다보다 지겨워서 낚시대 빼서 잠자리도 잡고 가끔씩 3치짜리 붕어와 피래미가 지렁이를 물고 나오는데 그게 참으로 신기하고 재미있었죠.
그때 나의 낚시장비 전체가 신문지에 돌돌 말아쥔 두칸반짜리 대나무 낚시대가 전부였습니다.
근래에 들어 낚시 한번 가려면 꺼내도 꺼내도 또 나오는 짐들을 보면서
이게 과연 나를 위한 낚시인지 아니면 짐나르는 운동을 하러 온건지 헷갈릴때가 종종 있습니다.
5단짜리 낚시가방에 꽉꽉 들어찬 장비들을 시작해서
텐트, 낚시의자, 파라솔, 부식가방, 미끼가방, 가다가 낚시점에서 산 비닐봉지, 등등
다대편성 하시는 분들은 여기에 또
좌대, 받침틀, 발판...... 쩜쩜쩜...
그래서 좋은 포인트가 있다해도 짐들고 조금만 걸어 들어가야 한다면
우선 갈까 말까 고민좀 해봐야겠죠
(저 많은 짐들을 들고 언제 들어가나.. 나올땐 또 얼마나 ㅈㅃㅈㄲ .....)
그런 포인트 들어가자 그러면 한숨부터 나오지요 ㅋㅋㅋ
월님들 대부분 그런 한숨은 다 쉬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군요 ㅎㅎㅎ
날 위해 힐링하는 낚시를 하러 떠났는데, 힐링은 커녕 중노가다를 면치 못해야 하는 현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쉽고 편하게 짐을 날라볼까 하는 생각에
1. 캐리어 - 이 자체도 짐이다 패스~~
2. 차 뒤쪽에 텐트치고 낚시장비만 달랑 들고 가서 낚시한다 - 차에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더 많다 패스~~
3. 새로나온 알미늄 지게 - 캐리어나 지게나 그게 그거다 패스~~
혹시 다른 더 좋은 방법을 아시는 분이 계신가요? ㅎㅎㅎ 아마 없을듯
그래서 제가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낚시용 의자는 알미늄으로 제작되어 있고 가볍고 강합니다.
이 좋은 낚시의자를 지게와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금 바꿔봤습니다.
낚시의자의 윗부분에 양쪽에 어깨끈을 부착시키고 중간 다리쯤에도 끈을 고정시켜서 등짐을 질수 있는 지게로 쓸수 있도록 해봤더니
꽤 많은 짐들을 나를 수 있겠더군요. 일부러 지게를 사지 않아도 되고, 낚시의자야 어차피 포인트에 가서 써야 하니까 당연히 가져가야죠
간단히 낚시의자를 지게로 쓸수 있도록 끈을 부착해봤고
실험해보니 상당히 편하게 낚시가방이며 텐트며 파라솔이며
한번에 많은 양의 짐을 나를수 있겠더군요
짐이 쏟아질것을 대비해서 고무바를 하나 가져가서 묶어서 들면
짐도 쏟아지지 않을 것이고 보다 편하게 한번에 거의 모든 짐을 나를수 있을겁니다
자작 알미늄 지게겸용 낚시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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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우리세대의 추억이네요
현장 사용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결과 알려주세요
저도 해봐야겠네요..
지금 시도 들어갑니다.왠지 저와 잘 맞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듭니다.
추천 드립니다.^^=b
의자지게라~^^
무게을 버텨준다면 저도 따라쟁이 할께요~^^
좋은 아이디어인것 같습니다....
짐바로 묶지 않으려면 앞쪽으로 허리를 굽혀야 짐이 쏟아지지 않습니다.
지게의 기구학적 구조상으로는 등받이대와 짐받이대가 90도보다 작은 예각이여야 짐이 뒤로 쏟아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낚시의자는 거의 90도여서 이 각을 예각으로 만들어줄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현재 이 대안으로 멈춤고리를 구상중이며 업그레이드 버전이 완성되는대로 사진과 함께 올려드릴께요
보시고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ㅠ^
의자를 지게로 사용할 생각을 하셨다는게 참....으로 재미납니다.
낚시꾼들은 정말 남들이 보기엔 웃음 밖엔 안 나오는 사람들 일겁니다.
살살하이소~
낚시용품은왜 커지고많아지는지...
그전에는메고.들고 버스타고가서도
2~3박씩했는데 요즘은하루만 해도
2번이상옴겨야하니 이게상노가다죠
현재 업그레이드버전은 의자뒷다리에 구멍을 내서 앞다리와 걸수 있는 빗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앞뒷다리 위치를 고정시켜주면 훌륭한 지게가 될수 있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