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얘기다... 스무살 막내놈이 "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하면서 계속 흥얼거린다..
의아했다... 아이돌그룹 노래만 알고있을 법한 내 아이가 이노래를 알고 있다는 것이....
내가 20살쯤 함중아와초록별이란 3인조 그룹이 부른 30년 이상 된 노래고, 아직도 그 멜로디가 생생하다.
물어봤다.... 너, 그노래 어떻게 알아?
나를 쳐다보는 아들놈 얼굴이 야릇하니 더 골때린다...
"장기하 노래잖아요, 아빠도 이노래를 아세요?"
뭐? 장기하?....... 이게 장기하 노래야?
요즘 노래에 관해 뭘 모르는 애비가 제깐에는 딱하게 보였을 것이다.
설명을 해줬다....이건 아빠가 네 나이때쯤 함중아 라는 가수가 부른건데
장기하가 부르고 있으면 리메이크지 , 오리지널은 아니지.......알것냐?
그때서야 장기하 원곡이 아님을 알고난 아들이....옛날 노래도 괜찮았네?....하는 것이다.
물론 함중아의 "풍문으로 들었소"라는 노래도 C.C.R 의 - I heard it through the grapevine 이란 노래가 원곡 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들어보면 멜로디 자체가 다르다.....(팝의 제목을 의역하면 "풍문으로 들었소"라고 한다나?)
포도넝쿨사이로들었소와 풍문으로들었소는 뭔가를 통해서 들었다는 맥락은 같으니 그냥 그렇게 알자....ㅎ
위의 얘기는 리얼리티가 충만한 100% 실화다.
뚱딴지 같은 노래에 관한 얘기지만 또 한가지를 얘기해 본다.
소풍가서 통기타 반주에 맞춰 이종용의 "너"를 부르며, 친구들과 솔밭에 먼지가 나도록 고고춤을 추면 마냥 즐겁던
고등학교 1학년 가을쯤 큰형이 들어보라며 건네준 카셋테이프에, 상당히 애절한 팝송 한곡과
(Lobo)의 Stony
(John Denver)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
(Olivia Newton John)의 Let me be there 등의 팝송이 들어 있었다.
감수성이 충만했던 당시의 내게 그테입에 들어있는 감미로운 팝송은 이제까지 듣던 가요와는 정말 다른 세계였다...
Johnny Horton의 All for the love of a girl 은 그자리에서 한글로 소리나는대로 적어서 바로 외워 버렸다.....
36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도 확실히 외우고 있는 1호타 팝송이다. ㅎㅎ
카셋트테입에 들어있던 애절한 노래 한곡은 무얼까?
Harry Nilsson - Without You
해리닐슨의 위다웃츄~ .... 정말 좋았다 이노래 ...(당시, 옆집 예쁘장한 애한테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첫사랑? ㅋㅋ)
오리지널에 관한 얘기다.......즉 원곡.....
대개 올드팬은 Without You 라는 팝을 들으면 Harry Nilsson(해리 닐슨) 의 곡이라고 한다.
오래전 얘기지만, 당시 내 여동생은 "머라이어캐리"가 부른것으로 알고 있더군......
어떤 사람들은 "에어서플라이"가 부른 노래로 알고 있는 사람도 꽤 있었다.
대학가 음악다방에서 판돌이를 하려면 팝 가수의 신상에 관해 들먹거리며,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되 멜로디가 상당히 괜찮은
팝송 몇곡쯤 필살기로 품고 있어야 주변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판돌이로 알아줬다.
팝송을 좀 안다고 거들먹 거리던 나였지만 , 어느날 완전히 쪽을 다 팔아버린 한 사건으로 인해 그 좋은 알바를 접었다...
슬픈 얘기다.
원인이 된 노래는 아이러니 하게도 Harry Nilsson- Without You 바로 이곡이다.
믹서를 세팅하고 .. 한참... 해리닐슨 원곡인 위다웃츄......어쩌구....하면서 이빨을 까고 있는데
곱상하고 수수한 차림의 여자애가 조금 수줍어 하며 쪽지를 하나 들이민다 ...신청곡인가? 데이트 신청인가?....ㅋㅋ
음...신청곡이다...살짝 실망하며 쪽지를 보니, 신청곡 밑에 뭐가 한줄 더 써있다......
"죄송한데요.. Without You ,원곡이 배드핑거 아닌가요?"
배드핑거?
그냥 씩~ 웃으면서 태연한척 하려고 했지만 당황스러웠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Badfinger의 노래라고?
일을 마치고 집에와서 열심히 찾아 보았다...... 당시 인터넷이 있나 뭐가 있나.....가지고 있는 팝송책에선 그런 얘기는 아예 없고
친구놈 한테 물어봤더니 모른다고 하고.... 여하튼, 죽어라 하고 찾다가 도무지 알길이 없어
서점으로 달려가 팝송관련 책을 다 뒤져서 읽어 보고서야 알았다........그 계집애 말이 맞다는 것을.....
정말로 나쁜손가락(배드핑거)이다....
알바 3개월 기념으로 사장님이 당시 슈어카트릿지(몇번인지는 기억이..) 2개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것도 포기하고, 몇일후 슬그머니 그 음악다방 판돌이 알바를 접었다.......이것도 100% 실화다.
나름, 자존심이 뭉개졌었다 당시엔.....슬프다....이쯤하자 노래 얘기는.....
불과 십여년전 얘기도 관심있게 공부해서 확실히 알고있지 않으면 그 기원(origin)이 어디서 부턴지 알지 못한다.
관심을 가지고 전문가적 관점에서 연구한다고 해도 순간순간 간과하고 망각하는 일이 비일비재 한데
모든것을 우리가 알까?
낚시는 어떤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정말 수많은 낚시이론이 범람한다. 채비의 창시자가 너무 많다. 왜일까?
간단하다.... " 정답을 아는 물고기들이, 말이 안통하는 인간에게 알려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말못하는 생물을 상대하다보니 별별 독창적 이론을 다 들이밀어도 일정부분 맞아 떨어질 때가 있기 때문에
딱 꼬집어서 맞다 틀리다를 논할수 없다는 맹점이 있는것이다.
항상 우리들은 ..." 낚시는 정답이 없다" 라고 포장하고 은글슬쩍 넘어간다. 아닌가?
먼저 글에서 특정 채비에 관해 글을 썼더니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일부 있었다.
혹시? 이놈 채비 만들어서 장사 하는놈 아닐까? 아니면, 다른 조구사 대표알바?
웃자고 하는 소리다. 괜히 또 말꼬랑지 잡아 혼내려고 할까봐 미리 초를치는 거다....
윗글이 낚시와 관계없는, 풀뜯어먹는 소리로 들리는 분도 계시겠지만
잘 생각해 보자.. 알고 있던 이론과, 누구한테 배운 이론.. 스스로 연구좀 해본 이론...등등
이 모든것이 예전에는 아예 없었던 새로운 이론이라 생각 하는가?
현재 방방뜨고 있는 사람이 정말 혼자 힘으로 만들어서 배포하고 강의하고 있다고 보는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찾아보면 아~하!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이미 우리 선배들이 다 명문화 해놓은 것에
살집을 좀 붙인 응용채비일 뿐이다.
1989년 "붕어낚시연구"라는 책에 최운권씨가 이미 다루었던 분할봉돌(좁쌀봉돌)채비가 변형 발전되어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스위벨채비까지 이르게 된것을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것이다.
실전붕어낚시로 유명한 김태우씨의 방랑자 채비란것도 이미 예전에 널리 알려진 채비로서 초기의 제품은 "에코스페셜"이란 떡밥으로
유명한 에코맨의 강좌에 그림으로 나와있던 채비와 동일한 형태를 그대로 쓰다가 조금 개량해서 방랑자채비로 명명해 내놓은 채비다.
그렇다고 그 채비의 개발자가 에코맨이란 것이 아니다. 낚시계에선 좀 먹어주는 분이지만 그분도 이름모를 누구로부터 배운 채비니까...
전통바닥낚시 코너에 "스위벨채비를 누가 개발했나"란 질문이 또 올라와 있다.
채비 자체를 스위벨이란 부품이름을 붙여 명명한 분이 성제현씨니 이의가 없다... 다만,
양어장 낚시가 붐을 타던 시절 수많은 고수들이 훨씬 이전에 응용하여 사용하던 채비란것도 이의가 없다.
그 채비를 만들어 본인만 그냥 사용하던분과 상용화에 성공한 간단한 차이일뿐이다.
붕어낚시의 원로격인 송소석씨 얘기는 요즘은 아예 뭍혀 버렸다....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격세지감....
눈치 채신 분들은, 낚시와 동떨어진 가요와 팝송 얘기를 뜬금없이 늘어 놓았는지 짐작이 가시리라...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전부가 아니고, 강사들의 채비법이 그들의 독창적인 연구 성과가 아니란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낚시이론 이란것이 복잡한 수학공식 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만 있는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부력과 침력 , 원줄의 부피.....어쩌구하면서 숫자가 쭈~욱 써 있는 낚시 이론을 끝까지 정독해 본적 있는가?
나는 그런글을 보면 머리가 혼미해져........에라...안하고말지.....하는 심정으로 덮어 버린다.
유명강사의 강의를 접하고 탄복하며 그들의 팬으로 따르는것 까지 탓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여타의 낚시인들을 그들보다 못한 낚시인쯤 으로 여기는 것은, 자기 자신의 하찮음을 남에게 들어내 보이는 것과 같다.
닭이 알을 낳고, 알이 부화되어 또 닭이 되듯이 모든것은 돌고돈다....
현재 한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채비법도 십년, 아니 이십년쯤 지나면 또 새로운 기법이 유행하게 되면서
한켠으로 밀려나 추억으로 아련하게 남을수도 있다.
낚시인들 사이에서 명간으로 대접받던 낚시대도 시대를 마감해 가면서 중고시장을 돌고있지 않은가?
체인을 장착한 새로운 채비법이 돌풍의 핵으로 떠 오르는 듯 싶더니 요즘은 잠잠하다...
저변을 확대하지 못한것인지 채비의 단점이 발견된 것인지 써보지 못한 나로선 알수가없다.
자극적 현상에 열광하는 현대인의 단면이다. 물론, 나 또한 다르지 않다.
우리는 방송등을 통해 유명 낚시인들의 붕어낚시 장면을 참 많이 본다.
출연자들의 멘트를 좀 신경써서 들어 본적 있는가?
시쳇말로 "그때 그때 달라요" 다.... 상류와 하류의 포인트 얘기를 할때도 해석이 각자 다르고
수초를 끼고하는 낚시도, 속을 파헤집고 넣은 분과 가장자리에 넣는 분....
미끼와 채비 운용법도 각자의 이론을 내세워 다 다르게 설명한다.
물론 일치하는 점도 많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정말이지 답이 없다...
밤새워, 보기좋게 꽝을 친다음.......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알게 해주는 멋있는 멘트도 잊지 않는 분이 있는가하면
예상과 맞아떨어진 포인트나, 조과를 찢어져라하고 자랑하는 분들도 있다.
조금 삐딱한 시각으로 볼때....과연 그분들은 아무런 정보 없이 출조해서 모든 컨디션을 다 읽어서
각자의 필살기법으로 그 훌륭한 조과를 매번 거두는가? 라는 의심을 해 볼때도 있다. 모르긴 해도 내 의심이 맞으리라...
고수끝장대결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명조사와 독립군조사들을 섞어놓고 리그전 비슷하게 우열을 가려보면
어떨까 라는 다소 건방진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시청하는 우리에겐 그리 중요치 않다.......왜? 편하게 보고있는 우리는 그냥 즐거우면 되니까.....
취미생활을 너무 심각하게 고민해 봤다.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어 머릿속을 뱅뱅도는 문구를 다 끄집어내고 싶은데 한계가 느껴진다....
담배를 한대 피우면, 뭔가가 떠오르다가 키보드앞에 앉으면 백지가 된다.
억지로 때려맞추다 보니 다소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달린다.
뇌의 구조가 그물처럼 촘촘히 엉켜 있지않고, 고속도로처럼 뻥 뚫린 단순구조여서 그렇다고 친구놈들이 항상 갈군다.
그렇다고 남자체면에 갑빠 떨어지게 물러날수는 없다.....어차피 고속도로 구조라고 하니 그냥 달린다...모르겠다...ㅎ
존칭어를 사용치 않은점 양해 바라며 ,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정보·팁] 꼭 써보고 싶었던 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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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박하고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낚시와 채비에 관한 흐름과 잔상들을 시대를 넘나들며 맛깔나게 펼쳐내신 그 초롱초롱하고 비범한 필치들에 감탄하고 공감하면서... 추천 한방 날립니다.
낚시란 무엇인지, 낚시 채비란 무엇인지에 대해 사고의 깊이와 폭을 조금이라도 깊고 넓게 만들어 주는 글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낙수불입님 말씀대로 정답이 없는 게 낚시라는 그 말씀이 정답이라 생각되구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가운데 자신만의 채비로 자신만의 낚시를 즐길 줄 아는 낚시야말로 변함없는 참낚시가 아닐까 하는 외람된 생각도 가져 봅니다. 감사드립니다.
시대를 잃고 바라보는 시각이 정확하고냉철하십니다.
이런글을 누가 휭설수설했다고 하시는지.........
장문의 글이지만 제눈에는 한글한글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낚수불입님의 조력에 고개숙여지는 글이기도 하구요.
추천을 한번밖에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시원한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장문의 글 잘 읽었네요....
이런 글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읽었씁니다~~~
조하님의 말씀도 공감이 됩니다`~
추천을 한 100방 쏘고 싶네요`~^^
100프로 동감 입니다.
사실.. 용두사미격으로 글을 맺게 되어 부끄럽기도 합니다.
뭔가를 꼭 넣어서 쓰고 싶은데 쓰다보면 자꾸 샛길로 새는통에, 여기까지가 한계려니 하고 그냥 썼습니다.
이실직고 하자면... 먼저쓴 글에서 횡설수설 한다고 지적을 받아보고, 찔리는것이 있어
써놓고 글 다듬느라고 머리에 쥐나는줄 알았습니다.... ㅎㅎ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감탄만 하고 갑니다....
우~~ 풍문으로 들었소 저도 흥얼거리면서 추천드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 쓰시는 내공이....
앞으로도 시간 돼시는 대로 좋은글 부탁합니다..
마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보고난 소회같이 말입니다
그시절 소위 빽판을 오백원씩 주고 사듣던 삼십여년전의 시간여행도 즐거웠고
채비에 관한 말씀도 낚시의본질을 응시하는것같아 아주잘 읽고갑니다.
서울의 오학년 이반 엉터리 꾼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참, 제가 낚수불입님과 연배도 비슷할 것 같은데...^^
나이가 은연중에 들어나지요? ㅎㅎ
맞습니다 54세 육공년 쥐띠.......가보(갑빠)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