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경산 연지에서 잡은 블루길을 집에 가져와서 마눌과 생긴 에피소드입니다.
아파트 현관문을 들어서자 대뜸 마눌이 한마디 합니다.
" 오늘은 좀 잡았나보네? "
그때 내손에는 블루길을 담은 검은 봉지가 들려 있었고
아직도 살아서 파닥거리는 블루길로 봉지가 바시락거립니다. 나는
" 욕조에가서 세수대야나 좀 가져와 "
하고는 베란다로 가서
물 담긴 세수대야에 블루길을 풀어 놓습니다.
잡아온 여덟마리중 두마리는 거의 다이하셨고 나머지는 팔팔하게 살아있습니다.
그때 슬그머니 마눌이 와서 고기를 한번 보더니
" 붕어가 아니네? 이건 무슨 고기야? " 하고 묻습니다.
나는 조금 쪽팔리는 듯 웃으면서
" 이게 그 유명한 블루 돔이라는 거다. " 라고 대답하자 대뜸 마눌이 하는말,
" 당신 바다낚시 갔다 왔어? 이제 바다낚시까지 한단 말이지?
장보고 나오셨네..장보고... 저수지가 안되니 이젠 해상으로 진출하시고...
잘한다 잘해...낼 모레가 추석인데 맨날 낚시만 다니고... " 라며 잔소리을 늘어 놓습니다.
제가 낚시를 20여년 다녔지만 사실 블루길을 집에 가져온 건 처음이다 보니
마눌도 블루길이 민물고기인줄 모르고 있습니다.
매운탕을 끓이고 밥상에 혼자 앉아서 밥을 먹으면서 마눌에게
" 당신도 이리와서 매운탕 한 번 먹어봐. 맛있다. "
삐져있던 마눌이 슬그머니 밥 한공기를 들고 옆에 앉아서 젓가락으로 블루길을
깨작거립니다.
"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라, 그래야 맛있지? "
마눌이 못이기는 척, 숟가락으로 국물과 블루길 살점을 떠서 먹어보더니
" 바다고기라서 그런지 맛은 괜찮네? 비린내도 안나고... "
순간 나는 웃음이 터져나오려고 했지만 꾹 참으면서
" 이거 바다고기는 아니고 민물에 사는데.. 아무나 쉽게 잡을 수 있는게 아니다.
아무 저수지에나 다 있는 고기도 아니고 입질이 굉장히 예민해서 낚시 잘하는 사람도
한 두마리 잡을까 말까 하는 아주 귀한거여..많이 먹어.. "
마눌에게 말을 하면서도 속으로 얼마나 우스운지..그만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 당신 이고기 잡아서 오늘 기분 좋은가 보네? 근데 당신은 많이 잡았네?
여덟마리 잡았으면? " 하고 어리석게도 내말을 믿습니다.
" 내가 서너달전 부터 이거 잡으려고 저수지 탐색하고 다녀봤는데,
어제 드디어 이고기가 사는 못을 찾았으니까 앞으론 좀 잡아올 수 있을거야...
요즘 붕어는 너무 흔해서 그만 잡을거다. 냉장고에 소주나 한병 가져와라. "
그날 마눌과 저는 반주로 소주한병을 비웠습니다.
그리고 매운탕끓이고 남은 블루길 세마리는
마눌이 냉동실에 아주 소중히 보관하고 있습니다.
회원님들!!
블루길 아주 귀한 고기 맞죠?? ㅋㅋㅋ
블루길매운탕...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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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귀한녀석입니다
잡는 즉시 즉결심판대로 보내시던지
아니면 고이 가지고 와서 따뜻한 물에 풍덩...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알면서고 속아주시는 어부인님들께
항상 사랑으로 ~~~
나중에 어부인님 다른데가서 자랑하시다가
블루길 실체를 알고나면
낚시 금지당할수도~~~~~~~~~~~~~~~~~~
즐거운 가정 이루세요
전 해상에서 뭍으로 기어올라 왔는데.........
바다에는 망상돔, 저수지엔 블루돔 !
입담이 거의 예술이십니다 블루돔이라 ㅋㅋㅋ
블루돔 만찬 거기에 이슬이한병 캬 ! 쥑입니다
언제나 안출하시고 즐낚하십시요 니제 블루길 다 아작나겠습니다
두분이 정겹고 귀엽고...
재미있습니다
나두 불루돔에 쐬주...
저도 80년대초 바다낚시 입문시에 망상어를 감성돔으로 속여 집에 가져다가
이웃에 집사람이 나눠주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일명 망상돔!
지금도 초보자의 바다낚시에서 연안에서 비교적 잘 잡히는 망상어(체내부화 새끼산란)를 체형이 감성돔과 비슷하여
감성돔인 줄 착각하는 헤프닝이 벌어집니다.
횟감도 매운탕감도 안되지만 손맛은 좋습니다.
입이 작아서 블루길처럼 미끼 도둑넘 입니다.
추억과 낭만님의 오손도손 집안 그림이 연상됩니다.
행복하세요.
대단들 하십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항상 건강하세요
알고도 속아 주실것 같은 부인님의 넉넉함이 몹시 부럽습니다...
다음엔 베스를 한번 소개해 보심이 어떨까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잉?? 추천 버튼이 없네요...ㅎㅎ
추천 날립니다. ^^*
어라??? 추천 버튼이 없네요. ^.^;
근데 못생긴것들이 맛있다니깐요~~
난!! 불루돔" 회로 먹어야쥐~~ㅋㅋ
현지 낚시회 분들이랑 같이 낚시를 했는데.
블루길 열심히 잡으시더라구요.. 조려 먹으면 정말 맛난다고 하시더라구요
배스 잡은건 그자리서 회쳤구요... 먹을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낚시 접고 촴이슬에 회먹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블루돔 함 먹여볼까???
아마 좋아 할것 같습니다.
2000년도인가 밤낚시 간다고 하고 송전지로 낚시를 갔었습니다.
밤새 잡은것이 토종 6치 3마리 배스새깽이 다수, 그외 블루길 아이고 큰일이다 고기 잡아간다고 큰소리 쳤는데 어찌할꼬 하다가 요넘도 묵으면 괴안겠다는 생각에 한망태 잡아가서 잘먹었습니다. 향도 있고 잘끓이니까 토종보다 육질이나 향이 더 낳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고생하셨습니다. 블루돔
이제 붕어는 방생~~ 불루길은 집으로 .....
두분 항상 건강하시기를....
사무실에서 실없이 바보처럼
상황을 그려보니.....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네요
블루길이....블루돔으로......대반전입니다
이름 멋있네요 블루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