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낮에는 따가운 햇살에 반팔이 어울리지만,, 해만 지면 금새 쌀쌀해 지네요..
요즘.. 재밌는 글이 별로 없어,, 여름도 지났지만 경험담 한번 올려봅니다.
초등학교 다닐 시절입니다.
작은 아버지께서 낚시를 좋아하셔서 항상 따라다니며 심부름도 하고,, 한대 주신 낚시대로 잔챙이좀
잡던,, 재밌는 낚시를 하던 시절입니다.
낚시하는 곳은 거의 대부분 집 뒤에 산을 넘으면 조그마한 소류지,, 동네 저수지였습니다.
밤낚시를 하다보면 항상 뭘 가져오라는 작은아버지.. 겁많은 초등학생이라 용기가 없었지만,,, 왠지
작은아버지 심부름은 거역할 수 없는 명령과도 같았지요..
집과의 거리는 고작 300미터 정도?? 후레쉬 하나 들고 걸어가다,, 작은아버지가 안보일정도 되면
노래부르고,, 점점 더 멀어지면,, 그때부턴 뛰어서 집에 갔었죠,,
집에 도착하면,, 다시 돌아가는게 너무 끔찍했었습니다.^^
그날도 역시 작은아버지와 밤낚시를 하고있었습니다.
11시쯤 되었을까요??
피래미 입질이 끊기고 참한 붕애들이 거푸 올라와줍니다.
떡밥이 집어가 잘 되었는지 정신이 없습니다.
옆에선 들쥐도 돌아댕기고 개구리도 뛰지만 10메다쯤 옆에 계신 작은아버지가 있어서
놀래지도 않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재밌게 붕어타작을 하는데.. 이상합니다.
뭔가가 이상합니다... 옆에 꼭 누군가가 있는듯 싶습니다.
순간 옆을 처다봅니다.
짧은 내 낚시대 거리만큼 거리에 누군가가 서있습니다.
하얀 소복을 입고 있고 머리는 잔뜩 풀어헤친 사람이 서있습니다.
정말,, 스쳐지나가는 형상도 아닌,, 딱 그자리에 또렷히 보입니다.
심장이 벌렁벌렁 .. 금방이라도 터질것만 같습니다.
물로 뛰어들어야하나? 어떡하지?? 아.............................
정신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나도 모르게.. "누구....세요.".........
라는 말이 새어나옵니다....
가만히 서있습니다.
그렇게.. 몇초의 시간이 흘러... 웃습니다.... 어이없습니다.
귀신이 웃습니다.
아니.. 어머니가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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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입니다....
아버지랑 작정을 하시고 오셔서 후레쉬도 안키시고 아버지는 저수지 입구에
숨어 계시고 어머니 혼자서 살금살금 다가오셨습니다.
어머니 아들.. 그날밤에 물귀신 될뻔했습니다. ㅠㅜ
이제.. 완연한 가을이 오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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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하얀옷을 입은 여인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다음에 출조하실땐 꼭 어머님과 동출하십시요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제생각인데 이참에 어머님을 전설의고향에 캐스팅한번 추천드립니다
벌교님 어머님과의 그런추억 부럽습니다
언제나 안출하시고 즐낚하십시요
아마도 어머님 께서 몹슬 취미막으시려고 하신것 같네요..
한참 웃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