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강의/초봄 첫 물낚시 절대 꽝 치지 않는 법
출조 택일 정확하면 대형급과 찰떡궁합
봄이 벌써 저만치에서 달려오고 있다. 양지바른 둔덕 아래에 받침대를 꽂으려다 쑥이며 냉이를
발견하고는 절로 흥에 겨워 휘파람이라도 휘익 불고 싶다.
하지만 봄낚시 만큼 낚시하기 애매 모호한 시즌이 또 있을까?
분명 어제 친구 녀석이 이 자리에서 때글때글한 붕어 여러 마리로 실컷 재미를 봤는데….
그래서 오늘 이렇게 어렵사리 이 자리에 앉았는데, 어제와는 달리 단 하루만에 찌는 말뚝이 돼 버린다.
확실히 초봄낚시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 가지고는 이해가 되지 안는 부분이 많다.
이론을 실제 낚시터 현장에 적용시키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는 시기이다.
자, 그러면 봄낚시 첫 출조의 올바른 접근 방식은 무엇일까?
첫 봄낚시의 출발점은, 무욕이다. 물가에 앉아 '찌를 세웠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줄 알아야' 한다. 들뜬 마음을 재우고, 무심으로 물을 대했을 때, 어쩌다 낚인 작은 붕어에도 즐겁기 마련이다.
언제 갈까?(시기 결정)
2월 중순에서 3월 중순 사이의 한달 간은, 이 때의 첫 봄낚시 출조는 '어디로 가느냐?' 하는 출조지 선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가느냐'하는 시기 결정이 조과의 열쇠다. 그 만큼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작년 봄 한달 동안 증도에서 있었던 우전리 조행을 실례로 들어본다.
작년 2월 10일 증도 4짜 폭발
일주일 뒤에는 완전 말뚝 찌
2002년 2월 10일.
필자의 훈수를 따라 안산의 김성수씨와 안세복씨가 증도로 향했다. 그리고 점심 무렵. 드디어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4호 원줄을 터뜨리는 대형붕어들의 폭발적인 입질 끝에 4짜 한 마리와 다섯 마리의 대형 붕어를 걸어냈단다.
2002년 2월 17일.
필자와 분당의 조 선생이 설 명절이 끝나기 무섭게 부푼 꿈을 안고 증도를 찾았다.
바람이 약간 차가웠을 뿐 햇볕은 좋은 날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4짜가 나온 수로뿐 아니라 주변 대여섯 개의 둠벙을 죽어라 쑤셔보았지만 낚은 붕어라고는 고작 손바닥만한 놈으로 두세 마리가 전부였다.
월척은 커녕 여태껏 다녔던 섬붕어 출조 중 최악의 성적을 안고 뭍으로 나가는 막배를 타야했다.
2002년 3월 3일.
이번에는 필자와 친한 광주꾼 임동욱씨가 같은 장소에서 낚시를 했다.
이날 임동욱씨는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원 없는 손맛을 봤는데, 월척 세 마리와 준척급 씨알로 마릿수 찌올림을 즐겼다. 산란전 특수 상황을 만났던 것이다.
그런데 보름 후인 3월 18일, 다시 이곳을 찾은 임동욱씨 일행은 잔챙이와 참붕어, 그리고 피라미 입질에 시달렸다고 한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비슷한 여건에서도 어떤 날은 4짜급의 대형붕어가 속출하는 날이 있고, 또 어떤 날은 완전 '꽝'일 정도의 몰황을 기록하는 날도 있다.
즉, 이 시기 물낚시는 둘 중 하나다. 산란 전 무더기 입질을 받거나, 아니면 잔챙이 입질에 종일 시달리거나…. 복불복(福不福)인 것이다. 출조 당일의 일진에 따라 기복이 아주 심한 것이 초봄낚시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그렇지만 초봄 낚시라 해서 모든 것을 운에 맡길 수는 없는 법.
비록 당일의 날씨 등 여러 복합적인 변수로 인해 조황의 기복이 매우 심하고 자리 차에 따른 조과의 편차도 있겠지만 대형붕어들이 산란 장소를 기웃거리는 초봄이니 만큼 기초적인 몇 가지 상식은 짚어 보고 출조를 하자.
우선 초봄 붕어의 생리를 살펴본 후, '언제 갈 것인가' 하는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살얼음이 녹는 첫 봄
굵은 씨알부터 산란
월척급 씨알들은 다녀간 자기 영역을 왕래하면서 살아오는 동안 다져진 강한 적응력으로, 자신의 영역 안에서의 물속 변화를 빨리 감지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알고 주위 여건이 좋다고 생각되면 그 즉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이바로 이 대형붕어들이다.
월척급 이상 대형 붕어들은 겨우내 굶주렸던 배를 채울 겸 최상의 산란장을 선점키 위해 수심 얕은 곳까지 올라온다. 해빙기 낚시에서는 산란 전 체내의 영양 비축을 위한 붕어의 먹성이 드세어진다는 것을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반면 잔챙이들은 추위에 더 민감한데다 아직 계절의 변화를 감지 해내는 경험이 부족해 겨울 보금자리에 웅크린 채 좀처럼 바깥 나들이를 나서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낚시는 마릿수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낚이면 굵다.
꽃망울 흐드러지는 봄
잔챙이와 잡어 잔치만
수온이 한껏 올라가면 이제껏 보이지 않던 피라미들이 등장한다.
월척들은 이미 1차 산란을 끝마친 후 골자리 휴식처를 찾아 들어가고, 대신 잔챙이 붕어와 참붕어 떼들이 낚시꾼이 던져주는 미끼를 따먹기 위해 끈덕지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그런가하면 잔챙이들이 설치는 이 기간 중 며칠간은, 폭발적인 산란기 붕어 입질이 쏟아지기도 한다. 25cm급 중형 붕어들의 산란과 월척들의 2차 산란이 맞물리면서 이 산란 전 특수는 며칠 동안 계속된다.
이와 같이, 어떤 날은 살얼음이 녹으며 월척 입질이 비치고, 어떤 날은 입질 한번 없다가도
화끈한 입질이 줄줄이 이어진다. 결국 눈 깜작할 사이에 1차 산란은 지나가 버린다. 이것이 초봄 물낚시의 특징이다.
아직은 불규칙한 기압골과 한랭전선의 여파로 꽃샘 추위가 두세 번 반복되고, 물 속의 붕어들도 매일매일 움직임을 달리 한다.
자, 그러면 어떻게 이처럼 알 듯 말 듯한 '언제 갈 것인가'의 타이밍을 적절하게 맞출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단 하나 뿐이다. 잦은 출조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안방에 누워 남들이 전해주는 '카더라' 소문에 뛰쳐 나가봐야 뒷북치기 십상이다.
물론 날씨가 며칠 째 안정적으로 푸근하거나 봄 조황이 확실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겠다. 그러나 날씨가 비교적 좋지 않더라도 잦은 출조를 통해 날씨변화에 따른 지리적 특성과 수온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붕어의 움직임이나 수초발달, 물색변화 등을 자기 데이터화하고 이를 수년간 축적해 두는 부지런한 낚시꾼만이 감각적인 타이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어디로 갈까?(낚시터 선정)
봄이 오면 겨우내 깊은 수심에 웅크리고 있던 붕어들은 산란 준비를 위해 얕은 수심의 수초대로 서서히 이동한다.
해안수로·늪지가 우선
얼음낚시 호황지도 기대
따라서 수온 상승이 빠르고, 수초가 많은 평지형 소류지는 봄낚시 시즌이 일찍 열린다. 특히 온난다습한 해양성 바람을 받는 해안가 수로, 둠벙, 늪지, 소류지들은 초봄낚시에서 가장 먼저 쑤셔야 할 곳이다.
넓은 수면을 가지고 있는 본수로보다 작은 샛수로의 조황이 월등한 것도 초봄낚시의 특징이다.
2칸대 정도 길이의 낚싯대가 건너편 기슭에 닿을 정도의, 폭이 좁은 샛수로도 이 시기에는 우습게 볼 수 없는 곳이다. 그리고 지난 겨울 얼음낚시에 호황을 보였던 곳도 초봄낚시 호황의 보증수표다.
실제로 그해 겨울 유난히 얼음낚시가 잘 된 곳들은 이상할 정도로 초봄낚시에 몰황을 보이지 않는다.
백석포·운남수로 노릴만
정곡수로·매곡늪도 확실
대표적인 낚시터들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해안가 라인으로는 강화권의 수로들, 화성의 석포리수로, 아산의 백석포수로, 태안의 모항각지와 파도리수로, 서해안 방조제를 끼고 있는 남양호와 대호, 무안의 운남수로와 양곡지, 신안군 섬들의 수로와 둠벙, 해남의 개초지·연호지·문내수로·백포지, 진도 내연동지·소포수로 닭섬 앞·앵무리수로와 자라섬 앞 샛수로, 장흥의 지정지·회진수로·우산리수로, 고흥의 해창만, 특히 고흥호가 올해 주목되는 곳이다.
내륙에 있는 낚시터로는 예당지, 부여 반산지, 금강 하구언과 강경의 반조원수로·석송수로, 서산 풍전지, 서천 축동지, 함평 목교지, 음성 모란지, 문경 우본지, 의성 효천지, 영천 대승지, 진주 장재실못, 그리고 낙동강변의 늪지형 저수지들, 창녕 우포늪과 번개늪, 의령 정곡수로·지정수로, 함안 매곡늪 등이 초봄에 필자가 즐겨 찾는 곳이다.
어디에 자리할까?(포인트)
물색부터 살펴본 후 그 자리에 앉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아무리 수초발달이 좋고 그럴싸한 그림을 보이는 곳이라도 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은 곳은 십 중 팔구 꽝이다.
물색 탁한 곳이 우선이다
물버들 잠긴 곳은 명당
초봄에는 상류권 수초대 주변이 다른 포인트에 비해 물색이 탁하다. 수초대는 수온상승과 산소공급이 빨르기 때문에 플랑크톤과 같은 물 속 생명체들이 일찍 움직인다.
저수지 내에서도 물색이 좀 더 흐린 곳을 찾되,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을 덜 타는 중상류의 후미진 곳이면 씨알과 마릿수를 동시에 걸어낼 확률이 높다.
부들, 말풀, 줄풀과 같은 수초대가 있는 곳이면서 물색이 약간이라도 흐린 곳, 준계곡형 저수지와 같이 수초가 별로 없는 곳이라면 물버들이 잠긴 곳 주변이나 야산에서 무너져 내린 썩은 나뭇가지 등걸이 잠긴 곳, 그리고 바늘에 검불이 묻어 나오는 바닥 등이 포인트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반복 하지만, 초봄낚시의 성공과 실패는 뿌연 물색을 찾느냐 못 찾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풍임양(背風臨陽)
바람 등지고, 햇볕은 안고
수면에 늘어지는 그림자에 붕어는 경계심을 가진다. 햇볕을 안을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반면에 바람은 꼭 등지도록 한다.
봄 붕어는 바람이 잔잔할 때는 얕은 수초대에서 맴돌지만 바람이 불고 물결이 일기 시작하면 붕어는 바람을 덜 타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여름 낚시라면 맞바람이 부는 곳이 좋다. 맞바람은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초봄 붕어의 활성도를 높이지만 봄에 부는 맞바람은 오히려 수온을 떨어뜨리는 악재다.
'꽃샘 바람에 소 부랄 떨어진다'는 옛말처럼 초봄 바람은 사람 몸에도 아주 해롭다.
채비와 미끼는?
초봄낚시는 낚싯대 한두 대로 충분하다.
부챗살처럼 펼치는 다대편성은 능률적이지 못할 때가 많다. 적어도 초봄에는 그렇다.
예민함이 기본 정석
고리봉돌 외바늘 채비
그리고 이 때는 기다리는 낚시보다는 찾아가는 낚시가 필요할 때다. 아직은 붕어의 회유범위가 작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봄낚시는 '예민한 채비'가 정석이다.
다만, 수초를 끼고 채비를 내리는 경우가 이시기 낚시기법의 전형이므로, 수초 사이에 바늘을 쉽게 내릴 수 있으려면 부력이 다소 큰 찌를 사용하는게 유리하다. 찌맞춤은 약간 무거운 듯 하게, 그러면서도 예민함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원줄은 3호 정도 굵기는 되어야 두루두루 여러 조건에 쓰임새가 많다. 수초에 엉키거나 꼬임 현상을 보지 않으려면 목줄은 합사보다 나일론 줄을 선택하는 게 편하며, 고리봉돌에 외바늘 채비가 보편적이다.
새우는 무리…지렁이는 필수
떡밥은 집어용으로만 활용
살얼음이 막 녹기 시작하는 초봄에는 떡밥미끼는 아직 무리다. 새우를 미끼로 굵은 씨알을 낚아내는 확률 또한 작다. 겨울처럼 이 시기에도 지렁이가 만능 미끼다.
붕어 입질이 약을 때는 지렁이 한 마리를 걸쳐 꿰고, 붕어 입질이 확실하거나 낚이는 씨알이 굵을 때는 서너 마리 이상 양껏 꿴다.
한쪽 바늘엔 지렁이 다른 쪽 바늘엔 떡밥식의 짝밥채비도 휴효하지만 떡밥을 물고 올라오는 붕어는 드물다. 이 시기의 떡밥은 낚기 위한 미끼라기보다는 집어를 위한 보조용이다.
점차 수온이 올라 수초의 새싹이 돋을 즈음 붕어가 산란 준비를 하면, 떡밥과 새우가 미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이 즈음이면 살림망 가득 완연한 봄이 오는 것이다.
봄 첫 물낚시가 시작되는 시기
3월초에 출조?…당신은 이미 한 발 늦었습니다
물낚시가 시작되는 시기는 당연히 지역 별로 차이가 있다. 1월 말, 혹은 2월 초면 붕어 산란이 시작된다는 지역도 있지만 대체로 2월 중·하순을 기점으로 3월 초까지가 시즌 팡파레다.
특히 월척급 이상 대형 붕어를 노리고 있다면 3월 초까지 기다려서는 가망이 없다. 전남 신안군 소속의 섬붕어낚시터부터 서서히 위로 올라오면서 탐색하듯 훑어본 초봄 첫 물낚시 시즌 개막일은 아래 표와 같다.
<2003년 물낚시 개막일>
전남 신안군 일대의 섬 붕어낚시터 2월 중하순
전남 해남·진도·장흥·고흥 2월 하순
경남의 늪지형 저수지 2월 하순
전남의 내륙 저수지 3월 초순
충청·전북·경상도 3월 초순
중부 이북권 3월 하순
계곡형 저수지 각 지방 보름에서 한달 정도 늦게 시작
자신의 월척 기록어를 노릴 작정이라면 살얼음이 녹은 직후 15일(약 보름)전이, 마릿수 붕어를 노리겠다면 얼음이 완전히 녹은 지 보름 쯤 뒤부터, 즉 물에 냉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10 ~15도 정도의 수온을 유지하면서 붕어의 산란 기미가 엿보일 때다.
"3월 첫째 주면 쪼깨 늦었다는 생각이 몇 번 들었제라~. 장흥의 도청지, 목단지에 월척 대박을 터뜨린 기억을 해봐도 이월 마지막 주가 제일 좋았제요 잉~."
장흥이 고향인 구멍의 달인 위순량씨가 필자에게 자주 들려주던 경험담인데, 지금 그 말이 새삼 생각난다.
사진설명
1. 가야할 타이밍이 중요하다. 시기 선택만 확실하면 굵은 씨알로 아이스 박스 하나 가득 채우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2. 지난해 2월 증도 우전리수로에서 낚아낸 4짜를 들어 보이는 김성수씨.
3. 꽃망울이 흐드러지는 3월 중순~4월은 많은 꾼들의 출조가 활발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조황을 거두지는 못한다.
4. 물이 풀리기 시작하면 우선 해안가 수로나 늪지를 먼저 고려한다.
5. 해남 개초지는 지난해 2월 11일 굵은 붕어의 마릿수 입질이 활발했다.
6. 물빛 탁한 곳이 우선이다. 물이 흐린 곳을 노려야 굵은 붕어를 걸어낼 수 있다.
7. 낚싯대는 한두 대면 족하다 여러 대를 부챗살처럼 펼치는 것은 이 시기에 비능률적이다.
[질문/답변] 초봄 첫 물낚시 절대 꽝 치지 않는 법 (퍼온글)
강붕어 / / Hit : 14798 본문+댓글추천 : 0
좋은 정보 잘 읽어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또 있거든 많이 마니 오려주시구려....
하온데 님은 어디 사시는지요?
너무 너무 넓은 지역을 섧렵 하신것 같아
여쭈어 봅니다
그럼 다음에 뵐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