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붕어 독정관리인
봄은 산란과 함께
자기몸을 인수분해하지만
가을은 인수분해했던
몸을 곱셈공식을 적용해 찌우려한다
욕망을 분출하여
개체수를 늘리는 봄과는 달리
모든 것을 받아 들여 살을 찌우는 가을은
부족함이 많은 계절이다
빠져나감이 봄이라면
채워짐은 가을이다.
이 가을
나는 먹노라~~ 그래서 나는 살찌우노라~~
30분을 고민하여 시를 써서리
울딸에게 읽어줬더니
박장대소하네요~~
수의 묶임을 푸는 곱셈공식을 붕어에 몸에 비유해서 웃겼다나 어쨌다나......
뭐~~ 그래도 나름 만족한 시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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