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을 달래주는 반가운 비가 내렸습니다.
오래전 베어진 그루터기에도 이비를 맞고 이름모를 싹이 피고,
담장 가까이 심어 놓은 설익은 청포도에도 이슬방울이 그렁그렁 맺힙니다.
이렇틋,지쳐가는 농부의 타는 마음을 달래주려는지
하늘에서 달달한 비가 내렸습니다.
커다란 밀짚모자에 무릅까지오는 흰장화를 신고
물골을 어루 만지려는 농부의 손엔 날쌘 삽이 들려 있었습니다.
모내기 막바지에 내린 비는 하늘이 주는 축복입니다.
이번비로 하염없이 내려가던 예당지의 수위도 멈췄습니다.
이 축복을 예당의 붕어들도 즐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