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조행기를 7개월 만에 작성을 해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집에서 가까운 손맛터만 짬낚으로 다니다 보니 조행기를 작성할 일이 없었던 거 같네요. 이번에는 쉼 그 자체를 즐기러 제가 좋아하는 낚시터인 충남 당진 안국지를 다녀온 조행기로 시작합니다.
당진 안국지는 은봉산 자락 해발 150m에 위치한 만평 정도 되는 아담한 청정 계곡지입니다.
순수 토종붕어만 방류하는 토종터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느라 좌대라든지 하는 인공시설물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안국지를 찾는 조사님들은 한결같이 풍경에 반해서 안국지를 찾는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그런 이유로 안국지를 찾게 되는 거 같습니다.
개인 사유지여서 배수기에도 물은 거의 만수입니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계곡수의 유입으로 늘 수량이 풍부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안국지는 마치 하트 모양을 띄고 있습니다.
관리소 앞 주차장은 아주 넓습니다. 저수지 포인트 곳곳에도 주차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주차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주차장 한 켠에는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름에도 샤워실은 온수가 나오는데 저는 늘 철수 때 이곳에서 샤워를 하고 개운한 기분으로 집에 갑니다.
오늘 평일이고 아침에 와서 그런지 조사님들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안국지는 무엇보다 캠낚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사진에서 보듯 곳곳에 배전함이 있어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봄, 가을에는 전기장판을 사용하곤 하는데 전기히터라던지 하는 전기 소모량이 많은 것은 사용이 불가합니다.
안국지 출조하면 제가 늘 자리하는 제방 맞은 편에 아직 아무도 없기에 자리를 잡습니다.
안국지의 마스코트인 쿠키가 저를 알아보고 따라오더니 제 자리에 벌렁 누웠네요. 레브라도 리트리버 종인데 무척 순하고 사람들을 잘 따라서 특히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3.2칸부터 4.4칸 까지 총 6대를 편성하고 나니 벌써 점심시간입니다. 점심은 안국지 식당에서 하려고 합니다.
안국지 식당인 은봉산장 앞에 설치되어 있는 정자에서는 본인이 준비해온 음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관리소 겸 식당인 은봉산장입니다. 음식 솜씨가 좋기로 소문이 나서 점심 때는 낚시인들 보다 외부에서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이 더 많습니다.
식당 뒤에는 민박형 방이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출조한다면 민박에서 쉬면서 낚시를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야외 테이블이 있고 소정의 대여료를 지불하면 숯불 바비큐도 빌려줍니다.
쿠키가 식당 문 앞에서 상념에 잠겨 있네요. 쿠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아침 식사는 안 되고 화요일은 쉽니다.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한정식 집 같은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로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따로 룸처럼 독립된 공간도 있고요.
외부 손님이 많은 것은 음식 맛도 좋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창밖에 펼쳐진 안국지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커피숍도 따로 운영을 하고 있기에 식사 후 커피 한잔하는 여유를 함께 느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은봉산장의 메뉴입니다. 저는 특히 식사 외에 해물파전을 강추합니다. 파전을 좋아하는데 정말 푸짐하면서도 맛이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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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1인 식판에 각자 나오기에 정갈하면서도 먹기 편합니다. 저는 더덕구이를 주문했습니다. 밑반찬도 맛있지만 소고기 무국도 진한 맛이 좋네요. 더덕의 향이 입맛을 돗굽니다.
하나도 남김없이 반찬까지 싹 비웠습니다.
식사 후 제 자리에 와서 본부석도 설치하고 숙박할 텐트도 쳤습니다.
제 자리 옆의 나무 상단이 잘려져 있는데
본래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액자의 프레임처럼 나무 두 그루가 서로 마주보며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주었는데 나무에 낚싯대가 걸린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나무 상단을 잘랐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너무 아쉽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요.
소화도 시킬 겸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안국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곶부리 포인트에는 오늘도 조사님이 자리를 하고 있네요.
역시 텐트를 치고 부부가 함께 캠낚을 즐기는 분이십니다.
남편은 찌를 바라보고 있고 아내는 돗자리를 깔고 마늘을 까고 있는 풍경이 정겹습니다.
두 분이 옆으로 자리했지만 다음날 아침 조과를 확인해 보니 대박 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관리소 앞 포인트 역시 인기가 많은 곳인데 몇 분의 조사님들이 들어 왔네요.
이 포인트도 캠낚 하기에 아주 좋은 곳으로 두 세명이 함께 출조한다면 편하고 좋은 자리입니다.
오늘은 넓은 자리를 혼자 차지하고 독조를 즐기고 계시네요.
한가로운 오후의 풍경입니다.
안국지는 곳곳에 이런 주차 공간이 있기에 차를 주차하고 바로 아래도 내려가면 포인트이기에 편리합니다.
입질이 없을 때는 저수지 주변을 한 바퀴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는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안국지의 오후 정경을 그냥 편안하게 감상해보시죠.
제방 쪽에도 늘 조사님이 자리하는데 오늘은 더워서 그런지 안 계시네요.
관리소 앞에도 가족분이 함께 출조하셨네요.
제 자리 옆에도 한 분이 어느새 자리 하셨네요.
해가 넘어가면서 멋진 하늘색을 보여줍니다.
그저 이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어둡기 전에 미리 저녁식사를 합니다. 캠낚의 기분을 만끽하고자 제 나름대로 정성스런 식탁을 차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자기를 좋아해서 출조 때도 가능한 일회용품이 아닌 도자기를 사용합니다. 충남 공주 계룡산도예촌의 이소도예 임성호명장의 작품입니다. 철화분청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합니다. 분청만의 소박함이 좋습니다.
한우 등심을 굽습니다. 캠핑은 뭐니뭐니해도 고기이죠. ㅎㅎ
하지만 숯불구이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산불 예방 차원입니다.
그리들에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졌습니다.
소주를 계룡산 청화분청 주병에 담아 반주로 한잔합니다.
물가를 바라보며 술 한잔하니 마치 무릉도원에 앉아 있는 신선이 된 느낌이라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요? 하지만 너무 행복합니다.
맛나게 저녁을 먹고 찌불 밝혔습니다. 이제부터 그님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옥수수 미끼에 올라온 월척 붕어입니다. 안국지는 특히 옥수수 미끼가 잘 먹히는 곳입니다. 그러고는 월척과 준척을 또 만났습니다.
텐트 안에서 편하게 자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계곡지여서 그런지 자는데 좀 쌀쌀한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아침부터 먹으려고 합니다. 햇반을 먼저 데웁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햇반 아래쪽을 십자로 칼집을 내고 비닐이 씌워진 곳은 세군데 일자로 칼집을 내고 뒤집어서 물을 끓이는데 올려놓으면 1분이면 밥이 됩니다. 마치 바로 밥을 지은 것처럼 되는데 시간을 더 오래 두면 밥이 질어지기에 끓는 물에 1분이 적당합니다.
계란프라이도 하고요.
제가 캠낚할 때 아침식사로 먹는 저만의 소박한 식탁입니다. 김치찌개와 계란프라이 그리고 김이면 됩니다.
아침을 먹고 다른 분의 조과를 확인하러 갑니다.
곶부리 포인트에서 낚시하신 분은 대물 붕어를 낚으셨네요.
사짜에 조금 못 미칩니다.
바로 옆에서 낚시하신 조사님은 월척 마릿수 대박 조과를 올리셨네요.
정말 사짜에 조금 모자라네요. 그래도 큰 손맛을 보셨으면 되는 거죠.
캠낚하며 바로 옆에서 낚시하신 조사님도 대박 조과를 거두셨습니다. 새벽 4식까지 계속 입질이 왔다고 하네요.
허리급 두 마리를 들고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
이분도 월척은 만나셨다네요.
월척과 준척인데 아무래도 자리 편차가 있는 거 같습니다.
저의 조과입니다. 저도 월척 두 수와 준척 그리고 좀 어린 붕어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안국지를 출조했는데 멋진 풍경을 낚고 덤으로 월척도 만났으니 이번 낚시여행은 너무 행복한 출조가 되었습니다.
가을색이 완연할 때 다시 안국지를 찾을 것을 기약하며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