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약속은 취소되고, 한잠 자다 눈을 떠보니 저녁 9시
지난해 채취해 두었던 부들을 끄집어내어 찌를 맹든다.
찌 맹글다 날밤새고 새벽 6시쯤에 잠도 안 오고해서
지난번에 갔었던 굴 못에 다시 출발 옷 대충 챙겨 입고,
마누라 깰라 살금살금 도망치듯 나와 경산 대자연낚시방에 들러
지렁이 한통에 밑밥사서 들뜬 마음으로 추스르며 출발...
상류쪽에 내가 맹근 월선이로 7대 구멍마다 다 잡아 넣고 나니
해가 뜨기 시작한다.
1시간쯤 지났을까? 찌가 잘못 되었는지 영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시 중류 쪽으로 나와 수초가까이에 들어뽕 식으로 짧은 줄로 10군대 담궜다.
밤낚시를 준비해 사온 밑밥을 뿌려 놓고 기다리니, 때르릉~ 때르릉~ 마누라다
코뿔소 : 여보시오
마눌님 : 당신 어디야
코뿔소 : 응. 잠 안와서 저수지 구경하고 있다.
마눌님 : 이 인간이 미쳤나? 빨리 안 들어오나.
코뿔소 : 응 안 그래도 지금 가려고 한다.
이그 분위기상 안되겠다 들어갔다가 밤에 나와야징...
들어가서 잘몬했다 빌고, 2시쯤 다시 그 자리로 갔다.
근데, 훌찌기 꾼들이 3명이 와서 저수지를 숙대밭으로 맹글고 있다.
에고 저님들 가고 나면 해야것다 생각하고, 잠시 떡밥 낚시로 전향
하류 뚝방 쪽에서 우측으로 중층대, 좌측에는 짝밥으로 하는데,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분다 맞바람을 치니 줄이 긴 짝밥은 투여를 못하겠다.
한 대 접고 증층대로만 바람도 불고 물도 일렁이니 도통 입질이 보이지 않는다.
떡밥 갈려고 대들 드니 어!!!
버티네, 모지? 들고 있어도 잘 나오질 안고 옆으로 짼다...
흐흐흐 생각도 못한 중층으로 손맛을 본다...
대를 들고 있으니 얼굴을 내미는데, 으메 씨알이 제법이네...
틀채 없이 억지로 줄잡아 끄집어내니 딱 한뼘 22센티다.
으미 2004년도 첫수다. 그것도 생각도 못한 중층에서 떡으로...
연신 떡밥 투여하고, 찌를 노려봤지만, 울렁이는 물살과 바람에 찌는 계속 내려갔다 올라갔다한다. 입질 파악을 못하겠다.
재수읍는 떡... 우째 나한테 걸리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스워서 몬참겠다.
만들어둔 떡밥을 다 쓰고 나니 훌치기꾼들도 가고해서, 새벽에 밑밥 쳐 놓은 자리로 이동해서 대를 펴려는 데 비가 부슬부슬 온다. 오후 5시쯤일까? 파라솔 피고 왼쪽부터 구멍사이에 다 넣으니 10대가 들어간다.
이제부터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건너편에서 2분이 더 오셨다.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 혹시나 해서 박계장님께 전화했더니, 댁에 계신다. 아직 이르다고 하신다. 작년에 첫 출조 했을때가 3월 중순경이라고 하신다.
비오는데 고생말고 후다닥 들어가라시냉... 그래도 이왕 대를 폈는데... 한번 개겨 봐야지.
컵라면 끓여, 시장에서 사온 김밥을 먹고 나니 슬금슬금 잠이 온다.
난로 피우고, 모포 덥고, 의자 등받이 최대한 뒤로해서 한 골 때리고
눈을 떠보니, 비가 엄청 많이 내린다. 그래도 지난번에 구입한 47인치 파라솔 덕에 비는 맞지 않았다.
저수지를 보니 물안개가 잔득 피어 올라있고, 날은 어두워져 찌가 보이질 않는다.
다시 캐미 꽂고 투척... 낮에 넣어둔 채집망을 끄집어 내보니, 조금 큰 피리 한마리가 있다.
잴 긴 대에 피리로 교환하고 다시 투척... 지루한 기다림은 계속 이어지고 어느 샌가 9시가 훌쩍 넘었다. 비도 계속하고, 영 고기가 와서 물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에고 포기하자 담으로 미루자...
대를 하나하나 닦아 접고 나니 10시, 올해 첫 수로 잡은 떡붕어에 만족하고, 다시 집으로 돌려 보내주고, 나도 후다닥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다. 하지만 잡히든 안 잡히든 대를 펴놓고 연두 빛 캐미를 바라보는 그 기분 낚시인이라면 이해 할 것이다.
그 재미에 나는 또 시간이 허락된다면 달려가리라...
2차 출조(경산 굴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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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오면 집안 청소라도 좀 하시지..ㅎㅎㅎ
'이 인간이 미쳤나 빨리 안들어온나' 제가 보기에 코뿔소님 사모님
절대 이런식으로 얘기 하실 분이 아닌데...ㅋㅋㅋ
바람불고 비 내리는데 하튼 수고했습니다.
가까운 날 물가에서 함 보입시더!
저~도 대자연낚시방에 자주갑니더.
주인아줌마 트키 친절하조^^*(지렁이 아저씨 카믄 저~거던여^^)
전~시지에 산니더!! 운제 시간데믄 가치 함갑시더요(부탁:초보이므로)
나이는 40대중임더~
제가 알기론 굴못엔 떡붕어가 없는걸로 알고있어서요...
확실히 떡붕어였는지요?
조행기 잘읽고 죄송합니다.
그런데 조행기 내용이 너무나 짜임새 있게 잘쓰셨 는데.
내용보니 앵간 하심니더 저도 경산 부근에 있는데 굴못이라면 어디 말하는 겁니까
아무튼 쨈미나는 분같군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예쁜아이들과 사모님께 더욱 잘하셔서
봄맞이에 차질없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이제 슬슬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할 때가 된 것같습니다.
불순한 날씨에 고생 많이하셨구 시조회때 뵙겠습니다.
굴못은 경산 진못지나서 무인속도기지나 좌회전해서 직진하면 야산중간(좌측)에 있는 소류지를 가르킨다고 들었슴다.
요즘 사리지는 안가시나여?
농부의 아들 집 앞으로 그러니까 진못 뒤 사이길로
1키로 정도 가면 있습니다 그곳에서 곧장 가시면
당음지(운말못)도 있고요 요즈음 굴못은 물이 좀 탁하고
당음지는 물빛이 쪼금 맑은데요 조항으로 보면 당음지가 좋은데, 씨알이 잘고
굴못은 훌치기 꾼 과 그물(초크) 치는사람이 있어
밤낚시 하기에는 ,,,,,,,,,,,좀 그러네요 참고하시길
첫수 보심을 축하합니다
이제 슬슬 올라오겠지요?
건강하시고 시조회때 뵈요
제가 쪼깨 보테서 얘기한거구요. 저한테는 그렇게 들렸거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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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민건달님 반갑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인사드리네요.
저보다 한참 연배시네요. 저는 30대 초반입니다.
원래 대자연낚시방 조금지나서 사계절에 가는데, 일찍이 문을 안열었더군요.
대자연 사모님 참 친절하시죠. 저두 지난해때 한번 뵈었는데, 친절히 조항도 잘 알려주시드라구요. 이번에 시간되시면 시조회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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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수님 반갑습니다.
굴못에 정말로 떡붕어가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중에 떡붕어가 새우물고... 여러마리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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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사리님.
지나가다.오다가다님 말씀대로 입니다.
진못 뚝방따라 들어가셔서 뒷길로 가시면 마을 앞에 직사각형의 저수지가 나옵니다.
이름은 모르겠으나 작년에 바닥을 들어 낸적이 있습니다.
거기를 조금더 지나다 보면 굴못 상류 갈대밭이 보입니다.
작년까지는 비가오면 이쪽길로 못 다녔는데, 지금은 시멘트 포장공사가 잘되어 있습니다.
굴못은 뻘이 엄청 깊고 갈대와 땟장및 마름인가? 소문에 5짜가 낚였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초봄이 아니면 저수지 전체를 마름으로 덥고, 늦가을이 되면, 애기연입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전체를 덥고 있어 초봄 산란시기 아니면 공약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지난 7월에 제가 들어뽕식으로해서 대박 터트린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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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붕님 올해는 같이 함 가야죵!!!
그날을 위해 마누라 한테 최대한의 봉사하고 있겠습니다요. ㅋ
시조회때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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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님,오다가다님 반갑습니다.
제가 좀 늦었는데 절 대신해서 답변을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아직까지 그물치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 요즘 훌치기 꾼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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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마이트님 이번 구미출조때 즐거우셨습니까?
저두 가고싶은맴 굴뚝 같았지만, 사정상 여의치 못해 못 뵈었네요.
시조회때 뵙겠습니다.
2차 굴못 탐조 수고 많이 하셨어요. 굴못은 조금 더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3월 중순 정도 아직 산란의 수온이 못미치나봅니다. 오늘도 제법 쌀쌀한
기온을 유지하네요. 조금 더 있으면 대박의 휘날레를 날리겠죠.
2004의 22센치 떡붕어 첫수를 축하합니다. 3차 굴못 조행을 기대합니다.
시조회에서 상면합시다요. 항상 즐낚하세요.
시조회때 인사올리겠습니다.
굴못에 대해 잘하시는 듯한데
시간되시면 3차는 같이 한번 출조하심이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