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씨의 낚시여행...찌맛..손맛?? - 충주호 신매리

1987년...여름...

언제나처럼...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떠났습니다...

처음 가보는곳...

언제나 출조지는 강원 춘천권을 다녔지만...

그날 가본곳은 충청도...

 

옥색물결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그곳...

다름아닌 충주호였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생미끼낚시에 빠져...전국 소류지를 찾아 다니지만...

아직도 가끔은...드넓은 호수가 생각나...

충주호를 향하곤 합니다...

 

지금쯤...호수 골짜기마다....

물빠진 땅위에는 육초들이 자라고....

곳곳에 보이는 야생화들로...화려하게 변신해있을....

아름다운 곳....충주호...

 

지인의 전화한통에....서둘러 짐을 꾸려 떠났습니다...

 

물가에서 한참을 떨어진...집....

골이 깊어...힘찬붕어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

 

쌍팔년도 어깨에 힘깨나 주었던 곳...

충주시 살미면 신매리....

 

벌판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가....

푸르디 푸른 물보다...C씨를 먼저 반깁니다....

 

마치 영화속에서나 볼수있는 풍경...

물빠진 충주호의 초여름의 풍경입니다...^^

 

시작이...반이라는...

낚시를 시작하기도 전에...멋진 풍경을 만났으니...

벌써...살림망을 채운셈....

 

호쾌한 덩크슛을 하듯....멋진 챔질로 붕어를 제압하는..망상에 빠져봅니다...

 

열흘후면 장마기...

200mm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진다면...

저기 보이는 고사목이 물에 잠기고....

 

육초밭에서 먹이감을 찾는...꽤 큰 붕어들이....

상류로..상류로...몰려들것입니다...

 

그때...낫하나 들고...뒤로 후퇴하며 자리를 닦는...고행의 낚시...

그래도 조과가 풍족하니...전투낚시도 재미있을 겁니다...^^

 

맘 같아서는...오늘이라도...큰비가...왔으면...

가방속의 낫을 만지작...만지작...

 

하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이...사라지는건...

너무도 아쉽습니다...

 

계속된 배수의 영향으로...

앙상한 모습의 물가로 변해 버렸지만....

 

그 위를 덮는 새로운 생명들로...다른 모습으로...변신합니다...

 

배터가 일급 포인트라는....낭설...정설...속설...

 

아무리 조건이 안되어도...붕어가 나온다지만...

물가에 찍힌 산짐승의 발자국은....무서움이 들더군요...

겁쟁이...C씨....^^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속으로 들어가자면....

멀리...더 멀리....물가로 나가야 할듯 합니다...

 

연초록 허리띠를 두른...작은 골을 찾아서 말이죠...

 

답사...........

 

배를 타고 좌대로 들어가도 되지만....

육로를 따라...발품을 팔아...찾아가보는 포인트...

 

그 나름대로의 흥미진지함은...해본 사람만이 누리는 기쁨...

 

<이쯤이 좋을까???>

<아마도 산에서 이어지는 물속지형이...여기쯤이 좋을것 같아..>

 

두런두런...궁시렁.....

 

가다보면....이런 멋진 골짜기도 만나고....

그냥 노지에서...하루밤을 보내고 싶은...유혹에도 빠지고...

 

여기쯤이면 ... 옛날...노지 포인트???라는 추억에도 빠지고...

 

층층이...물이 빠진 흔적에서....

물 흐르듯...시간의 흐름도 느껴봅니다...

 

그래도...오늘밤은....근사한 수상가옥(?)에서....

등심 두조각...이가 시릴 카쑤맥주 한잔과....

털털한 세상 사는 이야기로...

행복감을 느끼는것이...목적....

 

저만치...멀리 떨어진....조용한 곳으로....

배를 타고 떠나야겠습니다...

 

맘에 맞는 번호를 찍으세요....아무 번호나 괜찮습니다...

 

그대가 고른 번호가...오늘의 명당....

닝기리...골라..골라...골라 잡아........^^

 

아싸.....번호가.....

 

오늘 신매리골의 장원은 C씨....

항상 기분 좋은 번호...1번....

 

화장실도...파라솔 꽂이도 없지만....

걍...번호가 좋아서 올라탑니다...^^

 

지난 몇일간의 호조황때문일런지....

계속 들어가는 조사님들....

 

모두들 부푼 꿈을 안고...멋진 월척을 꿈꾸며....

오늘의 손맛..찌맛을 기대합니다...

 

마실나간 배위에서....반가운 분도 만나고...

<황금붕어 회장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여기 저기 조황 확인도 해봅니다....

 

물속 깊이 숨겨둔 살림망안에는...튼실한 월척이....

사진 촬영조차 피하시는 소중한 보물들이 득시글합니다...^^

 

아...나도......손맛...찌맛.......보고잡다...

 

아무리...소풍낚시라지만....낚시꾼의 자존심은...

이렇게.. 대를.. 펴게... 만들더군요....

 

아까 본 그 대물붕어....

마치..오늘 만날수 있다는...착각에 빠져....^^

 

아싸........다......주거쓰...................!!!

 

오늘의 장원은 나야.................!!!

오매불망....착각의 늪에 빠진...불쌍한 C씨.....!!!

 

그렇게 부푼 가슴으로...밤을 맞이 합니다....

 

두런두런...소근소근.....

간만에 맞이한 조우와의 이바구들....

 

뭐가 그리 행복한지....밤새...낄낄..쿡쿡...킥킥킥...

 

따스한 한잔 커피로....새벽 공기를 이겨내며....

그렇게 행복하고...소중한 하루밤을 보냈습니다....^^

 

아......해떴다......띠블.....

 

밤새...모두들...안녕하셨는지.....^^

간만에 많이 본 캐미불빛들...

 

골짜기 전체를 수놓은듯....아름다운 불빛들은...좀체...움직일줄..모르고..

그저...산새소리와...구슬픈 고라니 울음소리에...애만 탔을 밤....

 

이렇게 월척한수에 여유로움을 가지는 조사님....

 

자연으로 돌려보내고...살림망을 말리시는..당신이야말로...으뜸 조사님...^^

아침에 벅찬 기쁨으로..한모금...담배는 꿀맛이었겠습니다...^^

 

C씨의 살림망....뭐가 있긴 한데........

 

간밤에 보여준 황홀한 찌맛.....손맛의.. 주인공....멍짜 누치.....

꼭 붕어입질처럼 올라가는 캐미에...얼마나..가슴을 졸였는지...

우당탕...수심 4m에서 뿜어져 나오는 손맛이란....크....

 

결국엔 붕어가 아니라...잡고기조사의 멍에를 둘러썼지만...

뭐...그래도...C씨가 마릿수 장원이라네요...^^

 

훈훈한 情이 있는 밤이었고....

오르가즘을 느끼는 찌맛에...

쌈팍한 손맛까지 즐겼으니....

 

이젠 철수를 준비해야 합니다...^^

 

물이 차오르면...꼭 한번이라도...다시..들르겠다고....

 

아쉬움이 묻어나는 시선으로...뒷모습을 한번더 바라봅니다...

고마웠다...충주호........

땡큐....

 

행복한 동행이었던 하루밤....

 

밀생한 마름밭은 아니어도...

빽빽한 부들밭에 찌를 세우지 못해도...

아기자기한 포인트에 감동받지 못해도....

 

가끔은 이렇게...호쾌한 맛을..느끼는것도...짱...^^

조우와 더불어...행복했으니...기쁨도 두배...

 

얼마남지않은 C씨의 낚시여행길이...바빠지지만...

많은곳을 가보고 싶습니다...

 

그래야...후회남지않는 시간이 될것같습니다...

 

길.........내가 나아가야할 길..........

함께...가실래요?...^^